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송병선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대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거장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대표작이다.

2010년 고은선생님과 접전끝에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다.(고은선생님이 받기를 많은 사람들이 간절히 원했지만 쉽지 않았다.)

세계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다른 세계에 대한 이해가 절실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군대가 그렇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잠깐했었다.

군대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이 확고한 나는 군대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나라는 개인은 절대 용납되지 않으며 국가를 위해 몸과 마음을 다바쳐 충성을 맹세하고 상관의 지시와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그들이 무섭다. 자신의 생각과 행동까지도 국가와 상관이 지배하는 그곳은 상상만해도 끔찍한 곳이다.

그래도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는 다소 흥미를 느꼈다. 독특한 구조와 황당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지만 이내 그 호기심은 사라지고, 역시 군대는 너무 싫어, 하고 점차 책 읽는 속도가 떨어졌다.

"난 내 의무를 한 번도 게을리 한 적이 없어. 난 내 이런 팔자를 저주해."(277쪽)

판탈레온 판타하는 성실한 사람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바른생활, 모범생이다. 그런 그에게 군상부에서 아마존 밀림에서 특별봉사대를 비밀리에 조직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아마존 밀림에 상주하는 군인들의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를 없애기 위한 정책으로 특별봉사대를 꾸리기로 한다. 평소 부인과도 한달에 두번정도의 관계를 갖는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 임무였지만, 그는 최선을 다해 그 일을 처리한다. 정력과 관련된 음식을 섭취해보고, 군인의 수에 맞는 적정한 봉사대원은 몇명인지, 어떻게 이동할 것인지, 최적의 봉사대원을 선별하는 등등의 일을 완벽하게 해나간다. 그런 그에 대한 나의 감정은 정말이지,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 열심히 할 필요가 있는거야? 라는 반감이 생겼다. 그가 얼마나 건실한 가장이었는지 기억하는 그의 아내의 입장이 되어 판타하의 행위가 마음에 들지 않기 시작했다. 제발, 어디까지 얼마나 완벽하게 할 것인가, 하고 자꾸만 그가 미웠다. 세상 모든 남자들은 젊고 예쁜 여자를 원한다는 사실에 질투가 났던 것일까? 여하튼 특별봉사대가 꾸려지고 그곳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엄청난 여자들이 많다는 소설의 이야기 또한 유머로 웃으며 받아들이기가 쉽지는 않았다. 난 참 편협한 독자임에 틀림없다.

그래도 틀림없는 건 작가가 얼마나 멋진 소설을 썼는가하고 감탄을 했다.

대화와 대화를 통해 이야기는 전달되고, 그 속에 다른 대화가 겹쳐지며 교차된다. 그리고 공식문서, 보고서, 신문기사, 라디오방송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는데 그게 정말 독특했다.

"빌어먹을, 하찮은 일이 너무 복잡해지고 있어."(297쪽)  

문제의 해결에 대한 도덕적 인식이 부족한만큼 특별봉사대의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그에 대응하는 군의 반응은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 처음부터 군에서 시작한 일인만큼 사회적으로 무리를 일으킨 그들에게 책임을 추궁해야하지만 여전히 그들은 어떻게 빠져나갈까를 궁리한다.

"......판타, 어서 일어나요, 벌써 다섯시예요. 난 왜 당신이 병사들 아침식사를 보러 가야 한다는 건지 모르겠어요. 당신은 일에 너무 집착해요. 너무 이른 시간이잖아요. 추워 죽을 것 같아요. 아이, 이 바보. 또 그 팔찌 때문에 긁혔잖아요. 밤에는 좀 빼놓는 게 어때요? 벌써 다섯시라고 했잖아요. 판타, 어서 일어나요."(371쪽)

판타의 비밀업무가 특별봉사대를 조직한 일이라는 걸 알았던 아내 포치타는 딸과 함께 그를 떠났지만, 그 일이 다 끝난 후엔 다시 함께 사는 것으로 끝난다. 다시 함께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판타에 대해 누구보다 가장 잘 아는 아내였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작가는 이 작품을 쓰면서 문학에서 유머와 장난이 가지는 가능성을 알게 되었고, 진지한 문학에서 해방되는 경험을 맛보았단다. 물론 이 작품을 읽으면서 정말 독특한 소설이다라고 생각했지만 그의 유머와 장난을 즐기지 못했다. 그의 유머와 장난을 신랄한 풍자와 비판을 즐기며 읽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고 생각하니 못내 아쉽다. 다음에 다시 읽을 기회가 된다면 그때는 좀 웃으며 여유롭게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