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에서 오페라를 즐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못해봤다.

하지만 4월 한달동안 베르디의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문애인 교실이 오픈한다는 문자를 받았다.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 카페에 들어와보니 베르디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베르디를 알면 오페라가 보인다'는 강좌가 있는 게 아닌가. 너무도 기쁘게 바로 강좌를 예매했다.

그리고 3월내내 4월을 기다렸다. 내가 살고 있는, 가까운 곳에서, 베르디의 오페라를 만날 수 있다니...... 

당연히 기대감에 부풀어서 평내도서관을 찾았다.

많은 사람들이 예약했겠지 했는데, 내 생각과는 달리 객석은 한산했다. 그래도 오페라를 감상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였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1주, 라 트라비아타 공연을 감상했다. 장베드로 교수님의 해설이 곁들여져서 조금 쉽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봐 오던 공연과는 사뭇 다른 라 트라비아타였다.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연이라는데, 사실 그래서 더 낯설게 느껴졌다. 테너와 소프라노의 아리아는 정말 훌륭했다. 아름다운 선율에 고운 목소리는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라 트라비아타, 장베드로 교수님 말씀대로 옛날의 사랑이나 현대의 사랑이나, 동양의 사랑이나 서양의 사랑이나 변함이 없는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유희, 사랑의 감정, 이별에 대처하는 남자와 여자의 모습, 요새 흔한 막장 드라마의 요소가 이미 그 옛날 오페라 속에 살아 있었던 건 아닌지. 창부와의 사랑, 돈많은 아버지와의 갈등, 사랑해서 떠나지만 결국 그 사랑은 감출 수가 없는 것, 그리고 여주인공의 가슴 아픈 죽음. 사랑과 죽음이라는 소재는 시대를 초월하는 것이 아닐지.

 

시간에 쫓겨 라 트라비아타 전체를 관람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주요 장면들 위주로 보고 설명을 듣는 것도 좋긴 했지만 어쩄든 극의 흐름에 대한 감정이 끊어져 버리는 아쉬움이 컸다.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이탈리아의 가극을, 그것도 남양주라는 지역에서 즐길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영광이다. 다시 학생이 된 기분도 들고, 여전히 어렵기만 한 오페라를 조금은 친숙하게, 친밀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정말 기쁘다.

 

2주에는 리골레또, 3주에는 아이다, 4주에는 갈라콘서트. 한 주 한 주 기대감이 생겨서 좋다.

 

사실, 장베드로 교수님과 따로 기념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용기가 없어서 그만두었다. 하지만 단체 기념사진을 찍었으니 그거라도 만족한다. 담당자분께 사진 전송 부탁드렸는데, 꼭 전송해주셨으면 좋겠다.(사진 전송해주시면 주변사람들에게 보여주게 되니 나름 홍보가 되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이번 한달만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다음번에도 계속해서 강좌가 이어졌으면 좋겠다.

다음에 푸치니, 로시니, 모차르트 등 다양한 주제로 오페라 공연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그에따라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감상하러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한다.

 

자, 그럼 다음주 리골레또를 기다리며 한 주를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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