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는 '찾아가는 문화나들이'라는 게 있다.

공연을 보기 위해서 늘 멀리 다녀야하는 게 부담스러웠는데 우리 동네에 '남양주 연예인'이라는 단체가 생겨났고, 그들을 통해 착한 가격으로 가까운 곳에서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알찬 겨울 방학을 보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겨서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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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핫도그>라는 장단놀이뮤지컬을 보고 배우들과 기념사진도 찍었다.

 

 

 <구공탄 눈사람> 연극을 보고 배우들과 기념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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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시 문화관광부에서 후원하고 있기 때문에 입장권은 정말 착한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조카들과 친정엄마까지 모두 11장을 사는데 3만3천원이 들었으니 말이다.

아이들 데리고 굳이 먼 곳까지 가지 않아도 가까운 곳으로 찾아오는 문화나들이는 정말 신날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방학이다 보니 나의 문화생활은 쉽지 않다.

방학하기 전에 <26년> <나의 ps파트너> 를 봤다.

<레미제라블>은 언제나 볼 수 있을까?

애들 개학전에 동네 개봉관은 내릴 것 같아 얼마나 불안해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어젯밤 드디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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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는 혼자 가서 봐도 아무렇지 않은데, 심야영화는 혼자 가는 게 너무 싫었다. 그래서 방학전 함께 열심히 영화 본 친구 엄마를 꼬셨다. <레미제라블>은 포기야. 하고 있었단다. 덕분에 나도 외롭지 않게, 그녀도 즐겁게 영화를 보았다.

영화가 끝이나고, 우리 둘은 어찌나 흥분했던지, 영화의 그 감동을 잊을 수 없어서 집으로 오는 동안 말이 참 많았다.

문고판으로만 읽었던 작품이라 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다시 읽고 싶다.

민음사와 펭귄클래식에서 나온 것 중 어떤 것을 선택하면 좋을지 앞서 읽은 사람들의 조언이 필요할 것 같다.

 

'tomorrow'는 희망을 담고 있는 말이 아닌가 생각했다. 오늘은 비록 처참한 최후를 맞이했을지 모르지만, 내일은 더 나은 날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말이다.

 

  휴 잭맨의 장발장 연기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당연히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앤 해서웨이의 빛나는 외모는 머리카락을 다 잘라냈는데도 아름다웠다. 젊은 코제트도 눈부시게 아름다웠고, 난 사실 마리우스의 중저음이 좋았다. 배우들이 연기하며 부른 노래를 라이브로 녹음하였다는 얘기를 듣고 정말 멋지단 생각을 했다. 노래를 부르는 소리를 녹음하기 위해 주변에서는 작은 움직임조차 소리나지 않게 노력했다는데 그래서 더 생생하게 전달된 것 같다. 배우들의 멋진 연기만큼이나 좋았던 노래들, 아직도 머리 속에서 아련하게 들려오는 것 같다.

 

시간이 흐르고 흘려도 감동의 대서사시는 영원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프랑스 혁명 이후의 프랑스, 여전히 굶주리고 핍박 받는 시민들, 그러나 일어나 싸울 용기 있는 자들은 처절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고, 장발장에 의해 살아난 마리우스는 처참하게 죽은 동지들에겐 미안하겠지만 그가 있기에 혁명의 노래는 계속 이어질 수 있었던 게 아니었겠는가. 세상을 바꾸는 혁명가에게도 사랑은 찾아오고,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만큼, 그를 살려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장발장, 바리케이트 안으로 들어가 마리우스를 살려내고, 늙고 병든 자신의 저주스런 과거로 코제트에게 해가 될까 떠난 장발장, 그래도 그를 찾아가 그의 마지막을 함께 하는 코제트와 마리우스,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것 없이 꽉  짜여진 틀을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대형 스크린으로 웅장한 사운드를 들으며 보낸 시간이 행복 그 자체였다. 감동 그 자체였다. 내게도 더 나은 내일이 올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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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1-18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자체는 지역민들이 멀리 가지 않고 자기 마을에서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많을 노력을 해야지요.
그래서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면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도 커지니까요.
어젯밤에 독서회 엄마들과 '마이 리틀 히어로' 보고 왔는데. 레미제라블은 한번 더 보고 싶어요.^^

꿈꾸는섬 2013-01-21 14:33   좋아요 0 | URL
문화적 혜택을 많이 누릴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아요.^^
저도 레미제라블 다시 또 보고 싶어요.^^

후애(厚愛) 2013-01-26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레미제라블 보고싶네요.^^
주말 잘 보내셔요.*^^*

꿈꾸는섬 2013-01-27 22:17   좋아요 0 | URL
후애님 옆지기님과 함께 꼭 보셔요.
넘 좋아요. 못 보시면 후회하실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