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마냐 > 펌)양조위-나는 현실이 싫다..그래서 연기가 즐겁다





 양조위를 처음 만났을 때, `그가 보이지 않았다'는 기억이 난다. `무간도3' 아시아권 시사회 참석을 위해 북경을 찾았을 때였다. 무대 위의 그는, 재치있는 말솜씨로 분위기를 휘어잡던 유덕화와 특유의 부드러운 웃음을 만면에 띤 여명 사이에 마치 자리를 잘못 찾아온 불청객처럼 어정쩡하게 서 있었다. 170cm가 넘지 않을 듯한 아담한 키에, 좁은 어깨, 작고 까무잡잡한 얼굴의 그는 길을 걸을 때도 자신을 둘러싼 매니저와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 쉽사리 묻혀버렸다.







 이번 만남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청바지에 지극히 평범한 티셔츠 차림으로 들어선 그는 `스타답지 않은' 조용조용한 몸짓으로 스튜디오를 서성댔다. 낮은 목소리와 조근조근한 말투, 긴 질문이 던져지면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기는 모습도 여전했다.

   서울에서 `서울공략'을 촬영중이지만 아직 `2046'의 차우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했다. "연기했던 배역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해 항상 힘들다. 아직도 하루에 많은 시간을 차우와 그의 사랑을 생각하며 보낸다." 그래서인지 사람 좋아보이는 표정 사이사이 차우의 공허하고 차가운 미소가 슬쩍 스쳐간다.

 대답을 할 때 또렷이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는 것은 그의 오랜 버릇. 마치 "내 이야기가 제대로 이해됐나요?" 라고 묻는 것 같다. "한국에서 인기가 많다"고 인사를 건네니, 시니컬하지만 솔직하게 답한다. "연기하면서 한번도 인기를 신경써본 적이 없다"고.

   "나에게 인기는 그저 인간 양조위의 자유를 빼앗는 그런 것일 뿐이다. 연기만 생각하는 배우만이 나날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당신에게 연기란 무엇이냐"를 물었을 땐 그의 눈빛이 순간 반짝였다. "나는 현실을 싫어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연기가 즐겁다. 아주 어릴적부터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몰랐다. 연기를 통해서 울고, 웃고, 소리치면서 나는 조금씩 어른이 된 것 같다."

 짧고 단조로왔던 인터뷰와는 달리, 카메라 앞의 그는 퍽 유연했다. 방금 전의 어색함을 어느새 툴툴 털어버린 듯, 그의 선하디 선한 눈빛은 순간순간 낯선 표정으로 바뀐다. 때로는 영화 `무간도'에서 신분을 감추고 조직에 잠입했던 불안한 경찰의 눈빛이, 때로는 무표정하게 칼을 휘두르던 `영웅'의 냉정한 무사가 겹쳐진다.

 문득 `2046'에 여러번 등장하는 대사가 떠올랐다. `옛날 사람들은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을 때 나무에 구멍을 파고 비밀을 속삭였다'는 그 대사. 어쩌면 양조위는 영화라는 `자신의 구멍' 속에 오랫동안 마음 깊은 곳에 꼭꼭 숨겨놓았던 비밀들을 하나 둘 털어놓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영희 기자
misquick@munhwa.co.kr







 "마치 14년간 한편의 영화를 찍은 느낌입니다. 제가 이 `긴 영화'를 찍으면서 느꼈던 안타까움과 감동이 관객들에게도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AM7과 시네코아가 주최한 제 1회 종로영화제를 기념해 세계적인 배우 양조위가 AM7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왕가위 감독의 사랑 3부작인 `아비정전'(1990년) `화양연화'(2000년) `2046'(2004년)의 심야연속상영 및 `아비정전' 무삭제판 특별상영이 마련돼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랑 3부작'의 주인공인 양조위는 "한국의 종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세 작품을 연속상영한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퍼즐같은 세 영화를 세심히 끼워맞추다보면 등장인물 하나하나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 편의 영화 모두 기억에 남는 작업이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영화는 1990년작 `아비정전'이란다. 사실 이 영화에서 그는 주인공 아비의 형 역할로 마지막에 잠시 등장할 뿐이다. "제 비중은 적었지만, 동료이자 가장 친한 친구였던 장국영의 연기에 감탄을 많이 했습니다. 유약한 듯 하면서도 강한 그의 매력이 정말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화양연화'와 `2046'에서는 같은 인물이지만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해야 했다. 그는 "두 작품을 연결선상에 두면서도 다른 영화로 보이게 하는 것우은 대단히 힘들고, 그러나 매력적인 숙제였다"고 말했다.

 왕가위 감독과 수많은 영화를 함께 하면서 "본능대로 연기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됐다"는 그는 "대본도 없고, 그날그날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는 왕가위 감독의 스타일은 배우들을 당황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킨다"고 설명했다. 현재 마초성 감독의 액션영화 `서울공략' 촬영을 위해 서울에 머물고 있는 그는 오는 12월 중순쯤 홍콩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영희 기자 misqu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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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박상훈씨가 매주 작업해주는 '스타갤러리' 이번엔 양조위가 주인공이었다. 정말, 가편집 상태에서 봐도 숨이 턱 막히는게....엄청시리 멋있었다...흐흐.
안타깝게두.....영희는 양조위에게 그리 꽂히지 않은 편이라 인터뷰 정리가 힘들었단다. 차라리 날 보내주지~~~  라고 생각해보니.....한마디도 질문 못하는 바보가 됐을게다...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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