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작에 공부를 열심히 해두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후회를 한다.

사실 이런 후회가 지금와서 뭐 그리 중요하겠냐마는 아마도 죽을 때까지 후회를 곱씹지 않을까 한다.

내가 공부를 좀 더 잘했다면 아마도 다른 어떤 일인가를 하고 있었을텐데 나는 지금 아무 것도 아니다.

매일매일 아이들에게 시달리며 다른 사람들에게 깔아 뭉개지면서 살고 있을 뿐이다.

지금의 일을 접으려고 해도 막상 생활고에 시달릴 것을 생각하면 끔찍해도 그저 참고 있을 뿐이다.

요즘 한참 아이들이 기말시험을 보았다. 많은 아이들의 성적이 내 기분을 좌우한다. 가르친 보람을 전혀 느낄 수 없는 아이들도 간혹 있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 사실 내가 더 상처를 받는다. 내가 만일 학교 선생이었다면 아이가 공부를 못한다고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학교 선생들은 그런단다. 성적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자신은 아이들을 성적으로 차별하지 않는다고......하지만 학부모들은 누구보다 자신의 아이가 공부를 잘 하길 바란다. 공부를 잘 한다는 것은 시험 성적으로 결정이 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러한 나의 입장이 너무도 한심하고 서글프다.

아이들의 성적은 나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서글프다.

내 공부를 좀 더 잘 했다면 이런 선택을 내리지도 않았을텐데......그저 아쉬울 뿐이다.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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