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덥지근하던 날이 계속 되었다.
오늘은 그나마 비가 내리고 있다.
비라도 내리면 마음이 조금은 개운해질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못하다.
사람이 살다보면 마음 먹은대로 되지 않는 일이 참 많다. 나이만 먹어가고 해 놓은 것도 없으며 가진 돈도 없다는 것 만큼 보잘 것 없는 것도 없을 것이다. 내 삶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대로 이루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나는 도대체 무엇을 하며 서른해를 보냈던 것일까?
자괴감에 빠지는 날이다.
지금 내리는 빗속으로 뛰쳐 들어가 마구 날 뛰고 싶다. 하지만 마음 뿐이다. 결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나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비가 내린다. 소리없이
내 삶이 지나간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