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음력 12월 5일, 생일이다.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야겠다.
현준이는 입을 맞추며 오늘 하루종일 엄마 마음대로 하란다. 엄마가 하고 싶은 대로해도 된다고 자기가 허락을 하겠단다. 그래서 오전내내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현수도 눈을 뜨자마자 입을 맞춰 왔다. 아이들의 살내음이 향기롭다.
내 인생의 최고의 선물인 현준이와 현수가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
게다가 나는 우울하다는 이유로 미리 생일 선물도 챙겼다.
조정래 선생님의 사인본을 순오기님께서 보내주셨었다. 경제민주화를 위해 노력하자는 글과 함께 왔다. 존경하는 작가의 책을 존경하는 알라딘 지기에게 받는 일만으로도 행복하다.

2010년 알라딘에서 새로 사귄 지기 양철나무꾼님은 들꽃이야기와 진보집권플랜을 보내주셨다. 손수 뜨개질한 파란반짝이 스카프까지 보내주셨는데 이걸 하고 밖을 나서면 사람들이 너무 예쁘다고, 잘 어울린다고 한마디씩 했다. 색감이 정말 좋고, 나와 정말 잘 어울린다. 서로 만나보지도 못했는데 마치 서로 마주한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어제 오후엔 마녀고양이님께서 선물 한보따리 보내신다고 전화를 주셨다. 물론 생일인줄 모르고 보내셨지만 마침 생일이어서 다행이다 싶었다.
오늘 나를 위한 주문을 할까 하다가 2010년 서로 많이 알아가기도 전부터 도움을 주었던 아가씨에게 선물을 보내기로 했다.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은 그녀에게 받기만하고 아직 보답을 못했었다. 그래서 오늘 그녀에게 선물을 보낸다.
이 책을 읽고 1월을 행복하게 열었다. 그녀도 이 책을 읽고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다. 행복에 관한 책들을 읽다보면 결국 자신의 몫이라고 얘기한다. 지리산에 찾아든 그 사람들도 아마 자신들의 행복을 위해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우리도 우리의 행복을 위해 살았으면 좋겠다. 결코 어렵지 않은 일일테니 말이다.
생일 페이퍼를 올리면서 마치 생일이니 선물달라는 글처럼 보일까 걱정은 되었지만 결코 그런 건 아니다. 다만, 축하 인사를 받고 싶다. 좋은 노래와 함께 올려 주시면 그걸로 선물이 될 것도 같은데......많이 축하해주실거죠?
결혼하고 한번도 거른적이 없던 미역국이 오늘은 끓여지지 않았다. 어제 회식한다면 새벽에 들어왔던 남편은 급하게 출근한다고 뛰쳐나갔다. 아무래도 작년 페이퍼에 자랑을 해서 그랬던가 겸손해야할 필요를 느낀다. 아무튼 저녁에 들어와 잘해준다고 했으니 믿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