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현수는 어린이집에 보내놓고 현준이와 무얼할까 얘기를 나누었다.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고, 하늘은 여전히 비가 내릴 것처럼 잔뜩 흐렸다. 그래도 도서관에 가자고 하는 아들을 데리고 오히려 비오는 날 걷는게 낫겠다 싶어 데리고 나갔다.
도서관에 우선 대출했던 책을 반납하고, 안으로 들어가 현준이의 입맛에 맞는 책을 찾아 읽었다.
녀석이 골라온 책은 대출을 하지 않는 팝업북들 위주다. 공룡에 관심이 많은 녀석이라 공룡백과사전도 그림 위주로 살펴보았다. 그리고 내가 골라 읽어준 책은
현준이 수준에 딱 맞는 그림책이었다. 어린시절 개구쟁이였던 김홍도가 어떻게 훌륭한 화가가 될 수 있었는지 이해가 쉽게 되어 있는 책이었다. 김홍도의 그림들을 보며 아이와 이야기도 나눌 수 있었다. 서당에서 혼이나 훌쩍거리던 아이에 대해 얘기하며 주위의 아이들의 세세한 모습까지 살펴볼 수 있었다.
토끼가 커졌어는 우리집에 있지만 이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다 보았었다. 그게 생각났는지 이 책을 찾아달라고 했다. 커다란 사자가 작아진 이야기,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이야기인지 참 좋아한다.
책은 몇권 읽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지겨워졌는지 나가자고 조른다. 그래서 2층 시청각 자료실로 데려가서 DVD라도 보여주려고 했는데 아이들이 바글바글하다. 일찍가지 않으면 자리를 차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결국 30분동안 인터넷을 잠깐 시켜주었다. 다음 키즈짱에서 공룡 만화를 보았다. 물론 재미는 있었다지만 내가 바라던 도서관 놀이는 아니었다.ㅠ.ㅠ 점심은 집에 가서 먹자고 했더니 돈가스를 먹어야 한단다. 우리 집 앞에 있는 오두막이란 음식점에 들러 치즈 돈가스를 먹고 들어왔다.
화요일, 문화센터를 가야하는 날이었다. 현준이를 맡길 곳이 없으니 아이를 데려가기로 했다. 2시간 동안 엄마 옆자리에 앉아 열심히 그림을 그리며 종알종알거리던 녀석, 1시간이 지나기 무섭게 지겨워한다. 밖에 나가 놀다 오라고해도 겁이 많아 나가지도 못하고 지루한 수업을 엄마와 함께 듣고 왔다. 많이 힘들었을 것 같아 맛있는 것 사주겠다고 했더니 짜장면이 먹고 싶단다. 아이를 데리고 나왔더니 내가 너무 피곤해서 집에 가서 짜파게티를 먹으면 안되겠냐고 물었더니 안된단다. 짜장면을 먹으러 갔다. 나는 짬뽕~~
수요일, 몽촌토성을 가려고 했지만 햇빛이 너무 뜨거워 아이와 걷는게 짜증스러울 것 같아 결국 삼성 어린이 박물관으로 갔다. 체험학습장이라 아이는 신이나서 여기저기 기웃기웃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12시쯤 나오자고 했는데 조금만 더 있다가 가자고 조르는 녀석을 위해 30분정도 더 있다가 나왔다.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고 이들의 연령에 따라 다양한 학습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박물관이었다. 즐겁게 돌아다니다가 잠시 쉬었다가 다시 들어가 놀아도 좋았겠지만 우리는 현수를 데리러 가야하기에 즐거움을 뒤로하고 박물관을 나왔다. 점심은 집에서 싸간 유부초밥과 자판기에서 음료수 하나 뽑아 해결했다. 집에 가는 길에 빵을 사가자고해서 빵도 한보따리 사왔다.
잠실역까지 가는 버스가 있어서 편하게 다녀오긴 했는데 집에 돌아갈때 고생을 좀 시켰다. 내리는 자리에서 타는 줄 알고 그곳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다른 곳에서 탑승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왔던 길을 다시 거슬러 올라갔다. 다리가 엄청 아팠을 것 같다. 그래도 현준이는 씩씩하게 태권도장에 다녀왔고, 나는 그동안 현수를 재우고 알라딘 놀이에 또 빠졌다.
내일은 샌드위치를 만들거나 영화를 보러 갈 예정이다. 내일부터 태권도장 휴가란다.ㅠ.ㅠ 태권도장 보내고 잠시 쉬는 기분도 며칠간은 못하게 생겼다. 그래도 즐겁게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