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할 것처럼 번성하였지만 하루아침에 물속으로 가라앉아버린 도시들....... 터키 케코바 반도의 시메나......지진으로 도시 전체가 지중해로 가라앉아버린 도시. 시메나는 물속에 그 흔적이 여전히 고스란히 남아 있다. 성벽, 돌담, 거리, 계단......물속에 가라앉은 도시의 거리는, 물결의 일렁거림에 따라 일그러져 보인다. 시메나의 시민들이 살았을 집들은 물고기들의 서식처가 되었다.
그리고 일만오천 년에서 팔천 년 전에 대륙 빙하가 녹아내리는 바람에 수면이 백이십 미터나 상승해 물속에 가라앉은 도시도 있다. 천년 전 물속에 가라앉은 메노우티스와 헤라클레이온.
그리고 1.5미터에 달하는 검은 이시스의 여신상.
물속에서 채 허물어지지 않고 서 있는 고대 도시의 벽......버뮤다의 수중 피라미드와 바하마제도의 해저 건축물들....... 일본 요나구니 섬 해저에서 발견된 상형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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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을 숭배했던 무 대륙. 문학과 예술과 공예기술과 기계술이 번성했던 무 대륙은 너무도 갑작스럽게, 그리고 너무도 순식간에 물속으로 가라앉고 말았다. 오만년 전에 존재했던 무 대륙은 일곱 개의 대도시로 나뉘어 있었으며, 육천사백만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대리석으로 포장된 도로들이 격자 모양으로 짜여 도시와 마을을 원활하게 잇고 있었다. 무 대륙 사람들은 진취적이어서 배로 세계를 돌아다니며 식민지를 건설했다. 항구마다 식민지에서 탈취한 진귀한 물건을 실은 수십 척의 배가 들어왔다. 물의 심판이 있기 전에 무 대륙은 파도처럼 소용돌이쳤다. 사람들은 태양에 기도하며 두려움을 떨쳐내려고 했다. 그러나 용암이 사람들의 기도 소리에 뜨겁게 녹여버리며 하늘로 치솟았다. 무 대륙은 조각조각으로 갈라지며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물은 무 대륙을 멸망에 들게 하며 치솟던 용암을 순식간에 잠재워버렸다. 육천사백만 명의 사람들과 격자무늬의 도로들, 문학과 예술과 공예기술과 기계술은 그렇게 물속으로 사라졌다.-273-27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