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편지함 힘찬문고 38
남찬숙 지음, 황보순희 그림 / 우리교육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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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뜻하지 않게 거짓말을 하게 될 때가 있다. 이 책의 주인공 순남이도 뜻하지 않게 거짓말을 하게 된다. 자기가 읽은 동화책의 작가에게 이메일을 보내게 되는데 작가에게 생각지 않던 답장을 받는다. 컴퓨터 수업 시간 마다 이메일을 보낼 친구가 없어 걱정하다가 작가에게 보냈는데 그것이 인연이 되어 순남이는 작가와 이메일을 주고 받는다. 선생님이 이름을 묻는 편지에 자신의 이름이 왠지 촌스럽고 별로라고 생각한 순남이는 평소 부러워하던 혜민이라는 이름으로 편지를 쓴다. 그렇게 시작된 거짓말은 혜민이의 일상을 자신의 일상으로 작가에게 편지를 보내고 간간이 자신의 이야기를 친구 이야기처럼 꾸며 편지를 쓴다. 선생님과 편지를 주고 받다보니 순남이의 생활이 활기차지고 재미있어진다. 심지어 혜민이가 순남이에게 말을 걸어로기 시작한다. 학급문고를 맡고 있는 혜민이는 그동안 학급문고를 열심히 읽은 순남이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고 학급문고를 다 읽은 후 다시 빌린 책을 빌리는 것을 보고는 자신의 책을 빌려주기 시작한다. 그리고 혜민이네 집에도 데리고 가고 순남이 집에도 놀러 간다. 순남이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부끄럽게만 생각하는데, 오히려 혜민이는 엄마도 없이 떡볶이도 맛있게 만드는 순남이가 의젓하니 어른스럽다고 생각한다. 혜민이가 자신을 이상한 아이라고 생각할줄 알았는데 오히려 순남이를 어른스럽다고 칭찬하니 기분이 너무 좋아 둘은 단짝 친구가 된다. 

어느날 작가는 새 책이 나왔다고 순남이에게 책을 보내주겠다고 편지를 보낸다. 순남이는 자신이 거짓 이름을 말했다는 사실을 숨기고 혜민일 이름으로 주소를 적어 보낸다. 작가는 등기로 책을 보내고 순남이는 그것도 모른채 보내준다는 책을 마냥 기다리기만 한다. 그리고 어느날 학교 선생님은 혜민이에게 이혜숙 선생님이 혜민이를 찾고 있다는 얘기를 전하고, 전혀 모르는 일이라 이혜숙 선생님께 답장을 써서 자신의 이름으로 편지를 보낸 아이를 찾아주겠다고 한다. 그 뒤로 자신의 거짓말이 들통날까봐 걱정을 하던 순남이는 병이 나고, 혜민이에게 용서를 구하려고 한다. 병문안을 온 혜민이는 작가선생님이 끝내 그 아이의 메일주소를 알려주지 않았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자신의 받은편지함을 확인해보니 학교 도서관에 순남이를 위해 책을 보내주었으니 도서관에 가서 빌려보라는 편지를 보낸다. 그리고 그동안 순남이가 보낸 받은편지함을 열어보고 순남이의 마음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한다. 

순남이와 동화작가가 주고 받은 편지함은 순남이와 작가만의 추억이 될 것이다. 엄마가 병으로 돌아가시고 집안 살림에 동생 돌보기까지 사는 게 너무 힘들었을 순남이에게 정신적으로 얼마나 큰 힘이 되어주었을까 생각하니 내 마음이 다 따뜻해진다. 

순남이의 거짓 편지를 이해하고 받아들여준 동화작가의 마음을 알 것 같다. 그 시기의 아이들이 자신이 얼마나 멋지고 예쁜지 잘 알지 못하기에 벌일 수 있는 그저 사소한 거짓말이었을테니까 말이다. 자신의 처지를 바르게 봐주지 못하는 이 사회때문에 더 많이 움츠러들고 부끄러워하는 것일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말해 주고 싶다. "네 마음 알 것 같아, 순남아. 괜찮아!"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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