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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하늘말나리야 (양장) ㅣ 푸른도서관 5
이금이 글, 송진헌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눈시울을 적셔가며 이 책을 읽었다. 푸른책들에서 하는 이벤트에서 받아든 특별판 <너도 하늘말나리야>가 오늘 내 마음을 촉촉하게 적신다. 부모의 이혼으로 상처받은 미르, 엄마를 잃은 슬픔을 간직하고 사는 바우, 부모없이 할머니 손에 자란 소희. 이 세 아이들의 이야기 하나 하나마다 눈물을 주욱 흘렸다. 어쩜 이금이 작가는 사람의 마음을 이리도 후벼파는가 싶었다.
세 아이 모두가 사랑스러웠던 건 자신의 아픔도 다른 친구의 아픔도 이해하며 자라난다는 것이다. 또한 자신들로 인해 친구의 아픔이 치유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커서 화가가 되겠다던 바우는 미르를 보며 미술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심리치료사가 되겠다는 꿈을 키우고, 늘 어른스럽게 행동해 어른들이며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소희는 자신이 늘 어른들이 좋아하는 아이의 틀에 맞춰 자라고 있음을 느끼며 미르의 행동들을 이해하고 부러워한다. 그리고 진정한 친구가 되고, 혼자만의 얼굴을 하고 있는 미르에게 좋은 벗이 되고자 한다. 또한 미르는 엄마를 잃고 실어증을 앓고 있는 바우에게 자신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에게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게 만들겠다고 다짐을 한다.
농촌의 정겨운 모습, 힘든 모습들도 고스란히 느끼게 해주는 아름다운 이 책을 통해서 배우고 또 배우는 것이 사람은 사람 사이에서 자라난다는 것이다. 홀아비가 된 바우아버지도 진료소를 맡게 된 미르 엄마를 통해 삶의 활력을 찾고, 그걸 바라보는 아이들의 오해가 빚은 에피소드 또한 마음을 촉촉하게 만든다.
새벽 2시, 산파로 나서게 되는 엄마를 따라 처음으로 엄마 등뒤에 올라타 오토바이를 타고 은영이네에 가게 되는 미르는 또 다른 사람, 또 다른 여성을 만나게 되고 동시에 훌쩍 자라게 된다. 엄마가 된다는 것이 주는 기쁨과 고통, 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남녀차별의 사회상까지 미르는 점점 엄마를 이해하고 한 여자로 한 인간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아빠와 헤어져 살게 된 것에 대한 보상으로 엄마가 계속 혼자 살길 바란다는 마음이 어느새 바뀔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면서 마음 한구석이 흐뭇해졌다.
달밭마을을 지키고 있는 느티나무에 처음 마음 준 미르, 소희와의 소통이 뒤늦은 것임을 깨닫고 몇달동안 소희를 애태운 것을 후회한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작은댁으로 가는 소희에게 뒤늦게 달려와 그림을 내미는 바우, 하늘말나리를 닮은 소희,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꽃이라고 적어놓은 글이 가슴 뭉클하게 한다.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과 이 책의 제목 너도 하늘말나리야가 어쩜 이리도 멋진가를 생각하게 된다.
아이들에게만이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해주는 이금이 작가의 이야기에 빠져 오늘도 하루종일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