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비밀 캠프 맹&앵 동화책 3
정란희 지음, 박재현 그림 / 맹앤앵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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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앤앵에서 나온 세번째 동화책 <우리 가족 비밀 캠프>를 받아들고 비밀 캠프?? 뭘까? 참 궁금했었다. 온 가족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고  알록달록하니 마음까지 포근해지는 표지까지, 얼른 읽어내려갔다. 정말 단숨에 읽고 짧은 세편의 동화를 보고 마음 찡하게 가슴에 울리는 소리를 들었다. 

"엄마"라는 단어는 늘 친숙하고 따뜻하고, 정겹다. 또한 때론 눈물겹기도 하다. 

[우리 가족 비밀 캠프]에 담긴 세편의 짧은 동화들, 소외된 가정의 이야기이지만 정겹고 따뜻한 우리들 사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아이들에게도 큰 감동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가족 비밀 캠프>, 성희와 성근이 남매가 할머니와 함께 엄마를 만나러 간다. 조그만 시골식당을 운영하던 엄마가 도산하여 감옥에 있었던 것, 엄마없이 살았던 서러움에 엄마를 만나러 가는 길이 곱지만은 않은 성희, 하지만 막상 엄마를 만나고나니 엄마에 대한 나쁜 감정들은 사라지고, 수형자 캠프에서 마련한 보물찾기에서 찾은 '엄마와 함께 집으로 가기-사흘 동안'은 온 가족을 행복하게 만든다. 

눈시울이 붉어지게 만들었던 엄마가 할머니께 보낸 편지 

   
 

엄마, 미안해요. 모두 다 미안해요. 

엄마를 정말 좋아하면서도 함부로 대한 것, 엄마 말씀 안 들은 것, 엄마를 힘들게 한 것. 

모두 다 미안해요. 엄마한테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어. 

말도 안 되는 때를 쓰고, 앙탈을 부려도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러면 엄마가 힘들다는 걸 왜 몰랐을까? 

엄마도 나처럼 때로는 아프고 때로는 울고 싶다는 걸 왜 몰랐을까? (34쪽)

 
   

신경숙 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눈물을 줄줄 흘리며 읽었던 기억이 함께 떠올랐었다. 늘 엄마께 마음처럼 잘 해 드리지 못하고 앙탈을 부리고 엄마를 힘들게 했던 내가 투영되어 있어서였을 거다. 진작 이런 글들을 보고 생각을 하며 자랐다면 엄마를 좀 덜 힘들게 했으려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결국 엄마가 되고서야 엄마를 이해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자전거를 타는 엄마>, 엄마와 아빠가 이혼을 하고 엄마와 살게 된 민지의 이야기는 조금 서글프게 들렸다.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못하고 늘 다르게 생각하게 되어 싸우게 되는 일은 부모만이 아니라 아이에게도 큰 상처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는 양쪽을 오가며 행복해지길 원한다. 힘들게 같이 사는 것보다는 차라리 따로 살아가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지만, 때론 그 결정때문에 더 많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하게 했다. 물론 이 책은 민지의 엄마가 타본 적도 없는 자전거를 혼자서 기어이 타게 된다. 그걸 지켜보는 민지의 웃음이 홀로서게 된 엄마를 응원하는 것 같아 마음이 푸근해졌다. 소외되었지만 결코 외롭거나 쓸쓸하지 않고 홀로설 수 있다는 희망을 느끼게 만든다. 

<내기 한 판>, 이 글은 읽으면서 내 아들이 나중에 커서 저러고 다니면 어쩔까 싶었다. 친구와 허튼 내기로 새 실내화를 헌 실내화와 바꿔 신고 오고, 또 내기에 돈을 잃어 삐쭉빼죽 머리를 자르고 온다면, 정말 많이 속상하고 화도 나고 그럴 것 같다. 

<내기 한 판>에서는 외삼촌의 사업고전으로 할머니를 양로원에 모시게 되어 엄마와 함께 외할머니를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할머니와 함께 계시는 마이크 할머니에 대한 안타까움때문에 눈시울이 붉어지긴 했는데, 기다리던 아들 진걸씨가 정말 와주었기에 그 감동이 더 컸던 듯 싶다. 아들과 엄마의 값진 <내기 한 판>이 아니었나 싶다. 

부끄럽게도 엄마가 되고나서야 엄마의 마음을 알게 된 나는, 동화책을 읽으면서도 눈물을 줄줄 흘렸다. 속상하고 화가나서가 아니라 엄마에 대한 사랑과 그 헤아릴 수 없는 깊은 마음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늘 엄마를 사랑하지만 말로 표현하지도 못했고, 늘 일이 잘 안되면 엄마 때문에 잘 안되었다고 했던 것 같다. 엄마는 늘 그런 응석과 앙탈을 받아주시면서도 늘 나를 놓지 않고 꼭 잡아주셨다. 늘 한결같이 우리를 지켜주시던 나이드신 엄마를 볼때마다 더 많이 잘 해드리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이 있다. 그래도 늘 내 자식 입에 들어갈 것을 먼저 챙기는 나를 보면서 엄마의 마음도 이랬겠구나 싶어서 엄마가 또 이해해주겠거니 싶다. 그래서 미안해도 미안하다고 말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도 언젠가는 꼭 말해드리고 싶다. 엄마가 있어서 너무 고마웠고 행복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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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2-05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식을 낳아 키워봐야 부모 마음 안다고, 어른들이 하시던 말씀을 깨달아도 부모님께 그 사랑을 다 갚을 순 없지요. 그래서 내리사랑이란 편리한 사랑이 생겼나 봐요.^^

꿈꾸는섬 2010-02-07 19:5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아이를 낳고나서야 엄마를 비로소 이해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 고마움이 더 커졌구요. 근데도 내 자식 먼저 생각하게 되니 죄송하죠.

후애(厚愛) 2010-02-06 0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것 같아서 신경숙 소설 <엄마를 부탁해> 이 책은 못 읽어 봤어요..

꿈꾸는섬 2010-02-07 19:58   좋아요 0 | URL
정말 많이 울면서 보았어요. 가슴이 너무 아프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