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추리소설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나름 짜임새있는 구성에 재미를 더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다빈치코드> <단테클럽><헤르메스의 기둥>과 같이 역사나 문화, 예술이 담겨 있는 것이 특히 마음에 든다. (20세기 초반의 맨해튼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으며, 그 당시 프로이트가 미국으로 건너와 강연을 한다는 설정이 좋았다.) 프로이트의 저서를 읽었지만 모두 다 이해하지 못했던 나에게는 상당부분 일리있게 받아들여지는 내용들도 있었다. 물론 책의 광고처럼 프로이트가 의문의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그런 내용은 아니지만 어느정도의 비중있는 역할은 해내고 있다. 

여 주인공 노라는 프로이트가 정신분석했던 '도라'를 모델로 하고 있단다. 물론 가상의 인물들과 그 시대의 인물들이 뒤섞여 있긴 하지만 전적으로 그들이 함께 공존했다고 해도 좋을만큼 재미있게 읽었다. 

어떤 사람들은 뒷부분이 너무 후지다고 하기도 하지만 나는 정말 좋았다. 남편으로부터 폭행과 억압을 받아온 한 여인이 남편을 궁지로 몰기위해 살인사건을 조작했다는 설정이 마음에 든다. 그 남편은 자신이 살인죄를 뒤집어 쓸까봐 증거물을 강물 속에 던졌는데 그걸 본 말리를 잠함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오며 압을 이용하여 사람을 죽이는 장면은 정말 끔찍했지만 너무도 과학적이라 감탄하고 말았다. 한 사람을 범인으로 몰고가다가 그가 아니면 도대체 누구지?라는 마음이 들고 책장도 이제 얼마 안 남은 그 시점에서 범인이 밝혀지고 그걸 밝혀내는 신참 형사의 예리한 통찰을 보면서 또 한번 감탄하고 말았다. 

추리소설이 가지고 있는 미덕은 아마도 조마조마하며  살인 사건을 따라가며 누가 범인일까를 고민하는 것이 아닐런지. 난 솔직히 이런 결말을 예상하지 못했지만 요새 케이블에 떠도는 미드의 결말과 비슷한 것이 미국이라는 나라의 야만적이고 비상식적인 행태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던 건 아닐까 생각했다.  

오랜만에 보는 추리소설이라 더 즐겁게 재미있게 손에서 놓지 못하고 밤을 새워가며 읽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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