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 꼭 갈래

제주 올레 여행 - 놀멍 쉬멍 걸으멍
서명숙 지음 / 북하우스 / 2008년 9월

2008년 최고의 책이라고 기억한다. 나는 그걸 이제서야 봤다. 이렇게 멋진 책을 이제야 보다니...... 

제주 여행은 두번을 다녀왔다. 한번은 비행기를 타고 단체 패키지 여행으로 정해진 코스를 관광버스로 이동하는 식의 여행이었고, 또 한번은 자동차를 가지고 목포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서 차로 움직이는 여행을 했다. 두번의 여행 다 솔직히 좋았다. 제주는 어떤 식으로 가든 깊고 푸른 바다와 하늘만 바라보아도 설레는 곳이니까. 단체 여행의 단점은 물론 단체가 움직이니까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곳만 둘러보니까 호기심이 가득하거나 모험심이라고는 절대 없다. 그리고 어디로 가는지 생각할 필요도 없다. 기사가 알아서 내려주고 가이드가 신나게 설명하니까 솔직히 준비할 것도 없다. 그래서 편했다. 하지만 그것뿐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차로 움직이는 여행은 어디든 마음대로 갈 수 있다. 제주 지도 활짝 펴 놓고 못 가본 곳이나 가고 싶은 곳 위주로 움직였다. 제주도의 유명한 관광지는 다 가봤다. 차로 달리는 동안엔 만날 수 없던 사람들이 어느새 유명한 장소에 다 모여 있었다. 열심히 찾아다니는 즐거움과 마음대로 돌아다닌다는 장점은 있지만 그래도 2% 부족한 그 뭔가가 있었다. 

그런데 이 책 <놀멍 쉬멍 걸으멍......>을 읽으면서 그 부족했던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과 희망이 생겨났다. 제주의 날 것 그대로를 만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그것이고, 유명 관광지에서 볼 수 있는 식상한 것들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감이 그것이다. 

어느새 제주 올레의 코스도 11개나 된단다. 산티아고 길에서 나만의 길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올레가 정말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나라 가까운 곳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기쁘고 흥분되는 일인가 말이다. 당장 다음달 가족들을 설득해 한코스라도 돌아볼 예정이다. 물론 가족들의 반대가 심하면 나 혼자라도 감행할 작정이다. 제주도의 푸른 바다와 하늘 그리고 여러 섬들, 천천히 천천히 올레를 둘러볼 것이다. 

새로운 여행에 대한 기대감에 자꾸만 설레고 흥분된다. 얼른 가고 싶다. 제주야, 올레야, 내가 꼭 갈거니까 기다려. 알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