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리의 이별 선물 - 아이에게 죽음의 의미를 따뜻하게 전하는 그림책 I LOVE 그림책
수잔 발리 글.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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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소리의 이별 선물, 어떤 이별을 하게 되는 걸까? 오소리가 이사를 가는가? 하고 친구를 이사보낸 경험이 있는 현준이의 반응이다. 그때 아이들은 어떤 선물을 주고 받았던 적은 없지만 현준이가 처음 사귀었던 친구였기에 여전히 현준이에게 깊이 남아 있는 친구가 생각났나보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이사를 가는 그런 이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어린 시절 죽음이라는 게 어떤 것인지 나는 잘 몰랐다. 그저 할아버지가 방안에 꼼짝없이 누워 계시고 그 주변에 식구들이 둘러 앉아 통곡을 하는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할아버지의 사진에 사람들이 찾아와 절을 하고 다시는 할아버지의 따뜻한 손을 만져볼 수 없고 다시는 볼 수 없는 그런 것이라는 걸 경험을 통해서, 자라면서 서서히 알게 되었다.
 

  현준이가 죽음에 대해 묻기 시작한 건, 작은 이모부의 부재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 왜 혜지누나 아빠는 없어?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현준이에게 도통 모를 이야기로 전해졌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 오소리의 이별 선물을 만났다.
 

  누구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나 도와 주던 오소리가 나이가 많아져 늙어 죽게 된다. 죽음에 대해 오소리는 두려워하지 않고 친구들에게도 너무 슬퍼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마음의 준비를 하길 바란다고 한다. 그렇게 오소리는 죽고 동물 친구들은 오소리의 죽음을 슬퍼한다. 눈이 소복히 쌓이지만 친구들의 슬픔까지 덮어주진 못한다. 봄이 가까워지자, 친구들은 때때로 모여서 오소리가 살아 있던 때를 이야기한다. 두더지는 가위질을 좋아한다. 오소리가 접은 종이로 두더지 모양의 사슬을 잘라 내는 방법을 가르쳐 주던 일을 이야기한다. 개구리는 스케이트를 잘 탄다. 오소리가 얼음 위에서 첫걸음 떼는 것을 도와 주던 일을 생각해 낸다. 여우는 넥타이 매는 법을 몰랐고 오소리가 가르쳐준다. 토끼 부인에게는 생강빵 만드는 자신만의 특별한 요리법을 가르쳐 주고, 토끼 모양의 생강빠을 굽도 시범도 보여 주었다. 친구들은 각자 오소리에 대한 특별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이제 오소리가 가르쳐 준 이들을 매우 잘하게 되었고 오소리는 친구들에게 소중한 보물을 이별 선물로 준 것이다. 이 선물은 다른 이에게 전해질 때마다 더욱 특별해졌다. 남아 있던 눈들이 녹듯 동물 친구들의 슬픔도 사라졌고 오소리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누군가 모두를 웃음짓게 하는 이야기를 꺼내게 된다. 따뜻한 봄날 두더지는 오소리를 마지막으로 보았던 언덕을 걸으며 오소리에게 이별 선물을 주어서 고맙다고 말한다. 아마도......오소리는 들었을 거라고......
 

  이 책을 다 읽고 현준이 하는 말이 그럼 이모부는 우리에게 어떤 선물을 주고 갔어? 그런다. 글쎄하며 머뭇거리며 아마도 혜지누나를 주고 갔을 걸 했더니 현준이도 그렇구나 그런다.
 

  이렇게 현준이에게 죽음에 대한 이별을 쉽게 얘기하게 되었다. 물론 아이가 어느정도 받아들이고 이해했는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어렴풋이 알게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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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2-14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선물받았군요. 나도 받았는데 아직 리뷰를 못 썼어요.
현준이가 이해한 이모부와의 이별~~~ 혜지누나를 선물로 주었다는 말이 좋은데요.^^

꿈꾸는섬 2009-02-14 01:10   좋아요 0 | URL
평가단에 선정이 되지 않았다고 위로차 보내준 선물이랍니다.ㅋㅋ
그러게요. 요며칠 현준이가 이모부에 대해 집착했는데 이 책을 받았답니다. 세상이 우연인듯 필연인듯 그렇게 말이에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