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그랬어 40호 - 2007.2
고래가그랬어 편집부 지음 / 고래가그랬어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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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호 고래토론의 주제는 '우린 사랑하면 안 되나요?'이다. 이번 주제에 관심이 있는 건 아무래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하면서 이야기를 나눌까가 나의 큰 관심사이다.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의 사랑은 어떤 형태일까? 아이들이 특별한 관계를 갖는 사귄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사실 내가 어릴때만해도 남자와 여자가 사귄다는 건 없었다. 그저 호감을 갖고 누군가를 좋아하거나 짝사랑으로 가슴을 태우는 일은 있었던 것 같지만 지금 아이들처럼 당당하게 커플티를 입으며 커플링을 나누는 그런 관계를 가져보지 못해서 낯설기도 하고 그래서 더 호기심이 생긴 게 사실이다. 

토론에 참가한 아이들중 두명은 여전히 교제를 하는 중이고 한명은 헤어졌고 또 한명은 교제신청을 했다가 차였단다. 이 아이들의 이야기는 이렇다. 사귀게 되면 서로 기념일을 챙기고 수업시간에도 쪽지를 주고 받고 휴대폰 문자를 주고받고 준비물을 챙겨주고 가방을 들어주고 맛있는 것을 사 먹는 일을 한단다. 하지만 당당하게 부모들에게 밝히지는 않는단다. 부모들의 잔소리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이성교제가 어른들의 이성교제를 따라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 어른들의 생활에 대한 일종의 동경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 자꾸만 우습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현준이나 현수가 초등학교에 다니면서 누군가를 사귄다고하면 나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당연히 현준이, 현수를 나무랄 것 같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어린 아이들다운 풋풋함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어른들 흉내를 내는 이성교제를 곱게 볼 것 같지가 않다. 누군가에게 특별한 사람이 된다는 건 좋은 일이긴 하지만 모든 게 다 때가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내가 이런데 나보다 더 연배가 많으신 엄마들은 어떻겠는가, 당연히 반대하고 아이들에게 공부나하라고 잔소리를 할 것 같다. 그러니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비밀 이성교제를 하게 될 것이다. 

이 글을 쓰다보니 중학교때 한 친구가 생각난다. 한 학년 위인 선배를 좋아해서 수업 끝나면 늘 그 오빠를 쫓아다녔더랬다. 심지어 교회까지 쫓아다녔다. 그때도 그 친구가 그렇게 좋아보이지 않았는데 내 아이들이 그럴거라고 생각하면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은 좀 된다. 

그래도 아이들이 건전한 이성교제를 하겠다고 부모들에게 당당히 선언을 하고 나선다면 아마도 못 이기는 척 받아줄 것도 같은 마음이 든다. 세상 먼저 조금 살아보았으니 충고하는 것을 아이들은 잘 모른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해도 잘 모르는 것 같아 그저 조금 답답할 뿐이고 그런 아이들을 잘 이끌어 줄 좋은 선생님들이 많이 계셨으면 좋겠단 생각만 간절하다. 

이번호에서는 역사만화 피터 히스토리아, 과학만화 도구의 역사, 옛 이야기로 들려주는 수학, 불한당들의 세계사, 알콩이와 달콩이의 인체 연구실, 세사을 움직이는 사람들, 을식이는 재수 없어 등 여전히 재미있고 유익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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