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준이가 아파서 포기하려고 했던 경주 여행을 결국은 다녀왔다. 현준이의 열이 내렸고 다시 열은 오르지 않았지만 약간의 후두염기가 있긴 했지만 여행을 다녀와도 무리없을 거란 의사의 말을 믿고 2박 3일 경주를 다녀왔다. 아이들의 건강이 문제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몸이 안 좋았던 건 나였다. 여행을 가려는 날부터 시작한 눈병이 경주에서는 몸살로까지 이어졌지만 무리없이 좋은 여행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물론 집에 와서 드러누워 모두의 걱정을 한 몸에 받긴했지만 모두에게 특별한 여행이 되었을거라고 생각한다.
2박 3일 경주, 남편과 나, 작은언니와 혜지, 그리고 수민이(큰언니네 대표), 현준이, 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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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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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남대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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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릉원 대나무숲
경주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대릉원 근처의 쌈밥집에서 점심을 먹고 대릉원으로 들어갔다. 대릉원은 숲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그늘도 지고 조금은 쌀쌀했다. 모자에 목도리 완전 무장을 하고도 우리는 조금 추워했지만 천마총에 들어가서 천마도와 무덤 양식, 금관 등을 보며 추웠던 몸도 녹이고 우리의 눈도 즐거웠다. 미추왕릉에 얽힌 대나무 병사 이야기에 재미있어했고 황남대총의 거대한 무덤은 낙타등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현준이에겐 짱구 엉덩이 같았단다. 대릉원을 보고 나오면서 현준이는 아빠 품에서 잠이 들었고 길 건너편의 첨성대로 나갈때는 언니와 나, 혜지와 수민이만 이동하고 남편과 우리 아이들은 차로 이동해서 안압지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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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성대
첨성대를 보고 27대 선덕여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별자리 관측을 어떻게 했을까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옛날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걸 만들었을까? 네모난 돌로 둥근 모양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낸 것도 신기하다는 혜지, 마치 드레스가 옷걸이에 걸려있는 것 같다는 수민이, 첨성대를 만든 열두달과 24절기, 27대 선덕여왕, 28 별자리수, 음력 한달수 29, 1년 361.5개의 돌의 원리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반쪽짜리 돌 찾기도 하며 첨성대를 한바퀴 돌아보았다. 첨성대를 둘러보고 계림을 지나며 김알지 신화 이야기를 하고 반월성에 올라 석탈해이야기를 나누었다.
반월성에서 볼 수 있는 조선시대의 석빙고도 함께 둘러 보았다. 영조 때에 경주로 부임해 온 부윤 조명겸이 쌓은 것이다. 보물 제 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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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빙고
석빙고는 요즘의 냉장고와 비슷하다는 얘기에 수민이, 그런데 왜 이렇게 커? 석빙고 이용하려면 너무 힘들겠다. 집에서는 바로바로 이용하잖아.ㅎㅎ 우리 모두 수민이의 반응에 유쾌하게 웃었다. 석빙고는 개인을 위해서 만든게 아니라는 말과 함께 나라에 바쳐야할 물건들을 보관하기 위한 창고와 같은 것이라고 했더니 그럼 옛날사람들은 참 많이 불편했겠다는 말을 하며 옛날에 태어나지 않은 걸 다행이라는 말도 함께 남겼다. 해마다 백성들이 빙고를 지어야하는 불편을 없애기 위해 화강암으로 만들었고 남아있는 것 중 가장 원형이 잘 남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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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압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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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해전지
반월성에서 십분거리에 있는 안압지는 조선 선비들이 연못가에 오리와 기러기들이 날아다는 것을 보고 붙인 이름이란다. 신라는 삼국을 통일하고 연못과 화려한 궁궐을 만들고 규모가 큰 동궁을 새로 만들었다. 안압지와 주변의 건축지들은 당시 궁전의 모습을 보여준다. 임해전의 모습은 안압지와 경주박물과 안압지관에 가면 모형으로 만나볼 수 있다. 안압지에 나온 유물들도 함께 볼 수 있다. 요즘 우리가 가지고 노는 주사위와 비슷한 주령구의 설명을 보고 한바탕 웃었다. 술을 마시며 주령구를 던지고 놀았을 선비들의 벌칙에 이런 게 있다. 얼굴을 간지러도 웃지 않기.ㅎㅎㅎ
첫날은 이렇게 경주 시내 구경을 했다. 숙소로 가기 전에 분황사에 들러 입구에 있는 모전석탑만 보고 너무 추운 관계로 황룡사터도 차에서 대충 당간지주만 보고 말았다. 그리고 선재미술관에 들렀는데 1월 1일은 휴관이란다. 그래서 그 입구에서 사진만 한장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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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