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늘 그렇듯 나는 설거지를 하고 남편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준다. 오늘은 스컹크와 관련된 책을 읽었는지 아빠와 현준이의 스컹크 얘기가 등뒤로 내게 전해왔다.
현준 : 아빠, 근데 왜 스컹크가 방귀를 뀌지?
아빠 : 무서운 동물을 만났을때, 위험하다고 느낄때 방귀를 뀌는거지. 그래서 사자가 방귀 냄새를 맡고 쓰러졌잖아.
현준 : 근데, 왜 내가 방귀 뀌는데 아빠는 괜찮아?
아빠 : 응? 무슨 소리야?
현준 : 아빠도 쓰러져야지. 현준이가 방귀 뀌면 사자처럼 쓰러져야지.
아빠 : 사람들 방귀로는 아무도 안 쓰러져. 스컹크 방귀랑은 다른 걸.
현준 : 아니야, 현준이 방귀도 소리가 크고 냄새도 날거야. 그러니까 다음부터는 쓰러져야돼. 알았지?
그렇게 일단락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잠자리에 들었던 현준이가 나에게
현준 : 엄마, 내 방귀도 스컹크 방귀랑 똑같지?
엄마 : 응? 무슨 말이지?
현준 : 내가 방귀 뀌면 엄마도 쓰러질거야, 그러니까 조심해.
며칠 나를 힘들게 하던 녀석이 오늘 저녁 우리 부부를 즐겁게 만들었답니다. 이래서 자식 키우는 맛이 있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