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도쿄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서른다섯의 나, 나의 스무살은 어떻게 지나왔을까? 나는 어떤 길로 지금의 자리로 걸어온걸까? 하며 나를 되돌아보게 하는 소설이다.

나의 스무살은 우울했다. 남들처럼 아니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도 다른 길을 가고 있었으니까.

아버지의 사업실패와 어려운 가정환경에 형제들은 모두 대학을 포기했었다. 각자 이기적으로 아르바이트라도해서 근근히 버텼다면 좋았을텐데 엄마의 고된 노동에 오빠와 언니들은 일자리를 찾았었다. 그때 나는 아무것도 모르던 중학생, 나도 결국은 언니나 오빠처럼 되겠지 싶었다. 그래서 처음부터 대학에 갈 생각은 하지 않다. 인문고를 가라던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상고를 지원하고 졸업하면 마치 번듯한 직장에 들어갈 수 있을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이도 저도 아무것도 아닌게 되었었다. 스무살 사회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늘 불만이 많았고 늘 무엇가 손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결국 입시를 준비하고 나의 이십대 중반은 대학생활로 보냈다.(다들 결혼해야지 무슨 대학을 가냐고 펄쩍 뛰었었다) 지금 생각하면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는 없지만 우리는 그렇게 우리의 인생을 선택하며 살아간다. 물론 탁월한 선택도 있지만 가끔은 후회를 하는 선택도 있었을거다. 하지만 어쩌겠는가란 생각을 하면 또 그냥 그렇지 하고 만다.

스무살, 누군가는 사회로 바로 나오고 누군가는 대학교로 누군가는 재수학원으로 가게 된다. 그렇게 스무살은 우리에게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굴지만 이십대 후반이 되면 나는 그 어떤 무언가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 다무라 히사오에게는 스무살은 서른으로 가는 아니 우리 인생의 목적지로 가는 하나의 통로이다. 그의 유쾌한 젊은 날을 가벼운 마음로 쉽게 읽어 내려갔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우리들의 젊은 날이다.

오쿠다 히데오의 저력을 엿볼 수 있는 책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 건 가벼운 일상에 일본의 사회를 담았다는 것, 록을 좋아하는 주인공의 성격에 맞춘 구체적이고 꼼꼼한 음악들, 인물들의 섬세한 심리를 담고 있다는 것 등을 들 수 있겠다.

<남쪽으로 튀어>에 이은 꽤 괜찮은 성장소설의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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