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읽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게 행복하다.


책을 반납하러 도서관에 갔다가 6권의 책을 빌려왔다.

원래는 김호연 작가의 책을 빌려오려고 했는데 2권 다 대출중이라 더 기대가 생겼다.

[불편한 편의점]은 예약까지 걸려 있어서 한참 뒤에나 빌려볼 수 있을 것 같다.

 







소설책이 있는 곳으로 가서 책장을 둘러보고 눈에 들어오는 책들을 골랐다. 

이기호, 이금이, 김이설은 예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작가들의 책이라 반가운 마음에 꺼내들었고,

[붕대감기] 윤이형은 누구지? 하는 마음으로 꺼내 들었다.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를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은데, 내용이 전혀 생각나지 않아 다시 읽어보려고 하고, 어떤 책을 먼저 읽을까 고민하다 [허구의 삶]을 먼저 집어 들었다. 첫장부터 너무 흥미로웠다. 동창 밴드에 익명의 초대장이 올라오고, 초대장은 다름아닌 부고장이다. "마흔아홉은 친구의 부고를 받기에는 너무 이른 나이였다."(p.7)라는 문장이 눈길을 끌었다. 책을 손에 잡자 '허구와 상만'의 삶에 호기심이 일어나며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어디에도 마음 붙일 수 없었던 허구와 상만의 모습이 그려지며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어떤 어른으로 성장하고 있을까? 하고 나를 돌아본다.  


"삶은 어느 한 순간 정지시키고 리셋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기억은 왜곡할 수 있을지 몰라도 삶 자체를 편집할 수는 없는 것이다."(p.275)


결혼에 대해 긍정적이던 나였지만 20여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은 결혼으로 인해 맺어진 관계들에 지칠 때가 있다. 서로가 서운하고 속상할 수 있지만, 고리를 끊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자주 치밀어 오르는 요즘이다. 한없이 요구하고 베풀기를 반복하며 자신들이 한 만큼도 못한다며 책망하는 소리를 듣게 되는 것도 괴롭다.   

그때마다 시를 한편 읽으며 마음을 다독인다.


지금은 지나가는 중


모든 것이 지나가고 있는 것들이다/ 비가 내리는 것 아니라 지나간다/ 불이 켜지는 것 아니라 지나간다/(중략)

눈이 너무 부셔/ 눈물마저도 은빛 지느러미처럼/ 아름다웠던 날들 속으로/ 눈먼 사랑이, 모닥불이 지나간다/(중략)

모두가 온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지금 모두 지나가는 중 


-권대웅 시집 <나는 누가 살다 간 여름일까> 중에서


이 시를 읽으며 위로와 위안을 받는다. '지금 모두 지나가는 중'이니......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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