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물고기
소공 지음 / 황매(푸른바람)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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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물고기가 있다.  아마도 다른나라에서는 없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물고기가 아닌가 싶다.  그 뜨거운 물고기 속에는 내장이 있는게 아니라 까만 팥을 품고 있으며, 물에 살지 않는다.  참고로 차가우면 맛이 없다.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하다보니, 눈에 띄면 무조건 사게된다.  뜨거운 물고기라는 제목에서 보듯 우리가 흔히 길거리에서 보는 "붕어빵"을 말하는 것임을 웬만해선 다 알거 같다.  게다가 표지에도 떡허니 붕어빵이 차지하고 있지않은가 말이다.
평소에도 무척이나 붕어빵을 좋아하는데 책까지 읽게되니, 웬지 붕어빵에 정이간다. 

작가의 엉뚱한 붕어빵에 대한 찰나적인 관찰도 무척이나 맘에 들고, 그 속에 표현된 글들을 하나하나 읽다보면 웃음부터 나온다.  혼자 낄낄거리며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붕어빵에도 형제가 있고, 붕어빵을 낳아준 아빠가 있다.  그 아빠는 다름아닌 밀가루를 뿜어내는 분무기다.  그리고, 형제들은 서로가 서로를 알아보지 못한채 어느순간 금방 팔려나가 버린다.  서로간에 인사할 사이도 없다.  게다가 그들의 삶은 짧은 한순간이다.  마치 하루살이가 하루를 살아가듯이 말이다.  어쩌면 하루살이보다 더 짧은 기구한(?) 삶인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그들은 금방 태어나고 금방 사라진다.  그들의 그런 면면을 작가는 깊이 관찰하고 그들에게 생명력을 불어넣어 살려내고 생명을 탄생시키고 있었다.  같이 공감해 읽으면서 얼마나 웃었던지.  짧고 간단한 책이지만 유쾌한 웃음이 끊이지 않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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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 잃어버린 나를 만나는 이야기
쉬타오 지음, 장연 옮김 / 고려원북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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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선물을 준다기에 제목에 혹해서 "저요"라고 외쳤던거 같다.  표지 또한 천사가 나타난듯한 사랑스런 모습이었다.  물론, 부제는 제대로 보지도 않았지만 말이다.  '잃어버린 나를 만나는 이야기'  그래도 이 부제속에서 특별한걸 찾은건 아니다.  단지 정말 천사이야기가 아니고, 천사처럼 세상을 밝게해주는 이야기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건 나의 실수다.  게다가 미리 책에 대한 사전정보를 알지 못한것도 실수라면 실수다.

처음 리뷰 시작부터 왜 실수 운운하냐면, 솔직히 이책을 읽고 지금 현재 기억에 남는게 제대로 없을 뿐더러 아쉬움이 큰 책이었기 때문이다.  천사이야기가 아닐지라도 따듯한 이야기들이 흐르므로, 그 이야기들이 나의 마음을 적셔주었다면 감동이 깊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따듯한 이야기들이 내 마음을 깊숙히 적시지 못했다.  그래서 인지 기억도 제대로 나지 않는다.  단지, 책을 한권 읽어낸다는 기분으로 이책을 읽은건 아닌가 싶은 엉뚱한 책읽기가 돼 버린거 같아 마음이 아프다.

어린아이들은 누구나가 천사라고 했던가.  그래서, 이책에서도 아이의 모습이 나타난다.  횡단보도에서 만난아이, 어느순간 교통사고를 당한아이.  그러나, 그 아이의 실제는 어디에고 없다.  감동적인 이야기를 써서 인터넷으로 메일을 보내주는 주인공은 그 아이를 만나고 따듯한 이야기들을 아이들에게 선물한다.  사람들은 주인공에게 감사의 답장을 보내기도 하고 만나서는 감동적이었다고 박수를 보내기도 한다.  그러다 바쁜일상에 쫓겨 메일 보내기를 뒤로 미루었을때 아이는 다시 나타난다.  아마도 그 아이가 천사가 아니었나 싶다.  

가슴 따듯한 이야기들이 몇몇편 실려있지만, 웬지 나는 감동이 없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다른곳에서 읽었을때는 무척 감동적이었던거 같은데, 이책은 그다지 감동이 없는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내 마음이 텅 비었기 때문인지, 책이 재미 없기 때문인지 이유는 모르겠다.  어쩌면 두가지 이유 다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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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처럼 나비처럼 1
야설록 지음 / 형설라이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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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내 눈에 들어온 영화광고 한편이 있었다.  지금은 군 복무중인 조승우가 화려한 검을 휘두르고, 단아한 모습을 한 수애가 곱디 고운 한복을 입고 나오는 영화.  제목이 "불꽃처럼, 나비처럼"이라고 했다.  제목도 멋드러질 뿐만 아니라 예고편에서 보여지는 모습도 가히 그에 못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그 영화의 원작을 책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기회가 있길래 앞뒤도 재지않고 책을 읽은거 같다.  원체 기대를 많이 한 책인지라 받는 순간 흥분되었다고 할까?

일단 소개글이 눈에 띈다.  조선왕조 마지막 멜로.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몰랐던 여인 명성황후.  그렇다.  원래 기본적으로 역사에 관심이 많은데다 명성황후에 관해서라면 또다른 호기심이 큰지라 그 어떤 책보다 흥미를 느꼈는지 몰랐다.  물론, 현실에서 일어난 일은 아닌 팩션이라는 점을 감안하지만 그래도 명성황후에 관련됐다니 더더욱 흥미를 끄는 것이다.

1권에서는 우선 무명이라는 무사를 중심으로 얘기를 하고 있다.  그의 어린시절부터 그가 검을 휘두르는 상황.  그리고, 우연찮게 명성황후가 되기전 민자영이던 시절의 둘의 만남.  그 첫만남에서 둘은 운명적인 느낌을 받는다.  어디에서고 기쁨이나 슬픔이란 감정을 뒤로한채 살아온 무명에게 민자영이라는 여자는 자신에게 또다른 삶을 기쁨을 주는 존재가 되어버린것이다.  첫눈에 반했다는 느낌이 이런것일까?  앞뒤 재지도 않고 그녀를 위해 목숨조차 아깝지 않다고 느끼게 되는것이다.  하지만, 민자영은 이미 대원군이 자신의 며느리감으로 찍은 인물.  민자영 자신조차도 왕비가 되기위해 노력하지만 어느날 눈에 들어온 천민이지만 무명이라는 범상치 않은 사내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그런 호감은 서로에게 아무런 덕이 되지 않는것이다.  둘의 낌새를 이상하게 감지한 대원군의 심복 이뇌전은 그런 무명을 죽이고자 한다.  결국 만신창이로 만드는데 성공하지만 숨통을 끊어놓치는 못했다.  그리고, 몇년의 세월이 흘러 민자영은 우리가 아는 명성황후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무명은 종이처럼 너덜해진 몸을 횡보스님에 의해 수련을 하면서 좀더 단련되고 인격수양도 더 깊이 쌓아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난다.  그러나, 그녀에 대한 마음만은 어쩌지 못하고 결국 왕의 주위를 수호하는 근위대로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다시 민자영을 아니, 이미 국모가 되어있는 명성황후를 만나게 되는것이다.

내용적인 면은 어쩌면 간단할지 모른다.  무명이라는 주인공의 삶, 그리고 사랑.  민자영이라는 명성황후의 우리가 모르는 사랑이야기.  하지만, 책으로 읽는순간 그 깊이는 더해진다.  남편과 시아버지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명성황후의 외로움이 사무치듯 그려져 있고, 말할수 없는 아픔을 감추며 살아가는 무명의 인생이 그속에 담겨있다.  게다가 아직 영화를 보진 않았지만, 그 책속의 주인공이 조승우와 수애라는 사실을 알고 부터는 책을 읽으면서도 마치 그들이 연기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듯해 무명과 민자영이라는 인물의 행동하나하나가 연상이 되어진다.  그런데, 1,2권으로 나눈탓일까?  얘기가 좀 늘어지는 면이 있다.  생각보다 좀 지루한 면이 있고, 넣치 않아도 될 얘기들이 군더더기처럼 늘여져 있는 면이 있어서 읽는 내내 속도가 제대로 나가지 않는다.  질질 끄는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생각만큼, 기대했던것 만큼 좀 못미친다.  그만큼 지루한 느낌이 강하다.  아직 1권을 마쳤을 뿐인데, 마치 2권을 다 읽은 느낌이다.  언제 2권을 다 읽나하는 한숨이 나오는걸 보니 그닥 가독성은 없음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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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키모 왕자 - 詩說: 시적인 이야기
윤대녕 지음, 하정민 그림 / 열림원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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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벌레 여자"로 처음 윤대녕이란 작가를 만났을때 특이하다는 생각을 하긴 했었다.  제목도 특이하고 내용도 특이한 이야기.  그 책을 읽고 우리나라 작가에 대한 개념을 달리했었다.  사실, 신선하면서도 뭔가 자극적인 이야기를 찾아 헤매는 나는 우리나라 작가보다는 일본작가에 맛을 들여온 터였다.  그래서, 허무하면서도 사념만 많은 우리나라 작가들의 글은 싫다고 외치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확 바꿔준게 윤대녕이란 작가다.  그뒤부터 그에 대해 호기심은 갖고 있었으나, 그렇다고 쉽게 접해지는 작가는 아닌지라 차일피일 미루어 왔었나보다.  이책 역시도 이름만으로도 사둔지는 꽤 된거 같은데 이제서야 집어들었다.

 

언제부턴가 자신에게 찾아왔다 사라지는 뭔가가 있었다. 그것은 사람도 아니고, 형체도 없지만, 그래도 자신에게 왔다가 며칠간 머무르며 사라진다는 것만은 확실했다.  우연히 만난 여인에게 그런 얘길 했을때 그게 에스키모 왕자라고 이름붙인 사연을 얘기했을때 그녀는 그를 에스키모 왕자라 칭하지 않았다.  단지 털복숭이처럼 느끼듯, 숭숭이라고 했다.  우연히 만난 그녀지만 그가 방황하는 모습을 마치 예전에라도 알고있었던듯, 그가 에스키모 왕자가 찾아오지 않음을 이상하게 여기자 여행을 가라고 권한다.  그리고 특별한 장소까지 칭해준다.  그는 그녀가 말해주는 외국들을 돌며 에스키모 왕자가 자신에게 어느순간 돌아오길 바란다.  아니, 마지막 인사라도 하고 자신에게서 떠나가길 바란다.

 

이야기를 읽다보니, 무슨 SF소설을 읽은 느낌이다.  결코 가볍지 않치만,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닌 이야기.  그녀가 자신과 에스키모 왕자에 대해 다 알고 있는 사실도 이상하지만, 그 에스키모 왕자라는 존재자체도 이해할수 없는 이야기다.  에스키모 왕자를 찾아헤매는 주인공도 역시나 이해하지 못할 인물이다.  사슴벌레 여자에서도 같은 느낌을 받긴 했지만, 그래도 그속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이해되지 않은 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엔 좀 특이하면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야기속의 특이성 때문에 이해보다는 내용파악하는데 급급했다.  윤대녕스러운 글이지만, 또 그만큼 실망스러운 글이다.  다른책에 비해 아쉬움이 좀 남는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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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 요나스
라이너 침닉 지음, 장혜경 옮김 / 큰나무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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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인터넷서점을 들어갔다가 "낚시꾼 요나스"라는 제목을 발견하고 '옳다구나.' 했었다.  장자크샹뻬 아저씨가 써내는 류의 책을 좋아하는지라 웬지 이책도 그런맥락과 상통한 느낌이 있었고, 그림체도 꽤 괜찮은거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웬걸?  주문해서 받은 책은 무슨 낙서마냥 펜으로 그린듯한 그림들이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물론, 우리의 주인공 요나스는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정상적으로 그려져 있었지만 말이다.

요나스의 모습은 대략이러했다.  마치 미국만화 캐릭터에 많이 나오는 아저씨 마냥 다리는 다리와 머리는 홀쭉하고 배와 허리는 풍선처럼 두리둥실한 형태는 불안정하지만 웬지 귀여움을 주는 모습말이다.  게다가 특유의 멜빵바지를 입고 있어서 말하지 않아도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 내지는 어부인 느낌이 들었다.  
프랑스 센강에서 낚시를 즐기는 요나스는 큰 물고기를 잡은 적도 없고 그저 매일 매일 낚시를 하는 재미로 살아간다.  그러나, 큰 물고기를 낚고 싶다는 소원을 빌고 정말 요나스가 큰 물고기를 낚았을때 낚시꾼들 사이에 소문이 퍼지자 사람들은 요나스를 강에서 밀어내려고 한다.  큰 물고기를 잡았기때문에 큰 물고기를 잡기 위해 작은 물고기를 사용한 덕에 센강에 더이상 고기가 말라 자기들이 낚시를 할수 없을꺼라는 억측에서 비롯된 사람들의 질투심은 파리에펠탑에 올라 요나스를 프랑스에서 쫓아내기로 결의까지 하게된다.  물론, 억측이고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이책에선 그런일이 일어난다.  결국 요나스는 프랑스에서 쫓겨나게 되고 그곳에서 낚시를 할수 없게된 요나스는 큰 물고기 낚는 법을 사람들에게 전파시키며 세계일주를 하게된다.  그러면서 많은 부 역시 쌓게 된다.  몇년간의 외국생활에서 오는 기쁨은 요나스를 더이상 행복하게 하지 못하고 단지 자신의 고향인 센강에 가서 낚시를 하고픈 향수만 불러일으킨다.  결국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모든 부와 명예를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로 하고 평범한 낚시꾼 요나스의 모습으로 돌아오는데......

그림이 경쾌하고 날카로운 펜으로 그려진 요나스는 우스꽝 스럽지만 정감있고, 배의 연기나 낚시대들이 마치 낙서처럼 휘갈겨져있지만 못그린 그림이라고 말할수 없는 뭔가가 있다.  그림체는 나쁘지 않으나, 내용은 웬지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는 실망스럽다.  샹뻬아저씨의 글처럼 읽고나면 감동이 밀려오는 그런 글들을 기대했던 나에게 낚시꾼 요나스는 그런 깊이 있는 감동이 없다.  낚시꾼 요나스가 낚시를 하는 즐거움과 여행하는 즐거움 그리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즐거움만 보인다.  쫓겨났을때도 좌절하는 요나스의 모습은 볼수없다.  다시금 마음을 다 잡는 요나스만이 있을뿐이다.  그러나, 그런 모습외에 깊은 감동과 울림은 전해지지 않는다.  과연 요나스로 인해 저자가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그 깊이까지는 전해지지 않는걸 보니, 책 읽기의 가벼움 탓인가 보다.  짧은 글과 삽화들이 곁들인 책을 좋아함에도 그런 책들만이 가진 장점을 살리지 못한거 같아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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