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거나 저러거나 나는 선량한 사람이고 착하기까지는 아니더래도 나름 평범한 시민으로서 차별을 막 대놓고 하진 않는다라는 생각이 있었다. 아, 솔직히 말하면 그 생각은 있다. 남녀평등을 부르짓는 사람은 아니라는 거다. 남자와 여자의 신체적 특성은 어차피 다르고 그에 따른 특성에 맞게 차별이 존재할 수 밖에 없음을 엄청나게 인정하는 사람이라는 거다. 아주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나는 그런 전제를 깔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물론 똑같이 할 수 있는 일임에도 보수가 차이나거나 차별을 받는건 받아들일 수 없다. 하지만 일에 있어 업무의 양이나 하는일이 다르다면 차별은 어디서나 존재 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현재 내가 하는 일도 그렇고.... (꼭 여자가 해야하는 일은 아니지만... 그러고보니 나도 승진에 있어 차별을 받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이제 막 하고 있다. 그러나 그걸 항의조차 할 생각없이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나는 선량한 사람인건가 아닌건가?)
어쨌거나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인종, 성별, 국가, 종교, 연애관 등등 모든것에 있어서 우리는 스스로도 모르게 차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먼저 말하고 있었다. 나? 원래 뭐 차별은 존재하고 있었던 사람이긴 한데 그러고보니 내가 첫 전제를 깔았던 말과 나의 차별은 모순점이 있구나. 처음부터 글러먹었다. 그러니 이런 책을 읽으면 정리가 안된다는 거다. 선량하다고 생각해서 차별하지 않는다는 것부터 삐그덕한다.
게다가 나는 남녀차별을 하고 있었고 종교, 인종에 있어서 차별을 하고 있었고, 국가, 연애관 등등 아주 무수한 차별을 마음속에서 이미 하고 있었다. 선량하지만 나는 차별주의자 였던 거다. 인정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대놓고 생각해보니 대박으로 뭔가 못된 사람인거 같은 느낌이 든다. 차별주의자=나쁜사람의 내 마음의 와르르 무너지면서 선량한 차별주의자라는 제목에 고개를 이제서야 끄덕인다.
이 책속에서 특히나 제주 난민 사건을 얘기하고 있는데 나도 그때 대놓고 말하진 않았지만 안전상의 문제로 반대를 했었던거 같다. 그러나, 그들이 실제 그런 많은 문제를 야기했었나? 딱히 뉴스에서 그리 본거 같진 않다. 하지만 우리는 일어나지도 않는일을 들어 먼저 그들을 차별하고 문을 닫아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