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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기 때문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에 상처받지 않고 살아가는자.. 그 누구인가?
세상에 아픔이 없는자 과연 있는것인가?
문득 책을 덮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이 세상에 조금이라도 상처받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까..
세상을 향해 뭐든 소리치며 나를 좀 봐달라고, 나의 아픔을 좀 알아달라고 외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 과연
있기나 한것일까 하는 절박함...
일단은 나부터도 세상에 어리광부리듯, 세상에 절규하듯 외치고 싶은 아픔과 일들이 너무 많다.
그런 외침이 아무 의미가 없더라도 일단은 무조건 외쳐 보고싶다. "나 이렇게 아프다.", "나 이렇게 엄청나게
상처받았으니 나를 좀 위로해줘." 라고..
이 책은 그런 나에게 외치듯 세상에 외친다.
세상에 상처받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고. 누구나 마음속에 상처가 가득하지만, 그걸 어떻게 극복하고
어떻게 헤쳐나가느냐에 따라 세상의 앞길이 변한다고 나에게, 이세상 사람들에게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헤쳐 나감에 있어 가장 중요한건 무엇보다 사랑이며, 사랑하기때문에 결국 용서하는것이라는
메세지를 전하고 있다.
잘나가는 정신과 의사 마크..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니콜.. 그러나, 어느 순간 유괴되어 사라져 버린
딸 라일라 때문에 그 모든 것은 와르르 무너지고 가정은 파탄을 맞이한다. 5년이 지나도록 소식조차 없는
라일라를 그만 잊길 바라는 니콜과 그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거리의 부랑자로 전락해버린 마크..
그리고, 어느순간 자신도 모르게 이어지게 되는 백만장자의 딸 앨리슨과 엄마의 죽음앞에 자신을 용서못하는
에비가 엮이게 된다.
세상을 향해 자신을 내던지는 무분별한 앨리슨.. 그녀에겐 도대체 어떤 아픔이 자리하고 있는가..그리고, 에비
역시 왜 엄마의 죽음에서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고 있는것인가....
책을 읽는 내내 인간 저마다의 아픔을 간직한 고통이 함께하지만, 빠른 전개와 속도감으로 추리소설을 연상하게끔
만드는 기욤뮈소만의 필력이 있었다. 한시도 숨을 고르게 하지 못하는 숨가뿜과 궁금증으로 책을 읽는 손을 놓기가
힘들만큼 긴박감이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넘겼을땐... '아, 그렇구나.. 이건 내 얘기일수도 있구나.' 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분명 책속의 내용은 특별한 이야기이고, 큰 사건들 속에서 고통당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그 특별함속의 고통이
일반화되어 내가 느끼는 감정이 그대로 전해지는 것처럼 생각되어 지는 아픔이 있었다. 그리고, 나역시 그런
힘듦은 아니지만, 마음만은 지옥처럼 그런 아픔을 가졌었다는 공감대가 생겨나 읽는 내내 감정이입이 되고 있었다.
세상은 그 누구에게도 쉽지 않음이지만, 그속에서 사랑이 있기에 견뎌낼 수 있고, 그 사랑은 용서와 믿음으로
이겨낼 수 있으며 자기 스스로와의 싸움속에서 스스로 용서하는 마음을 가질때 더 행복하고 더 슬기롭게 헤쳐나갈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기욤뮈소..간단한 진리속에서 깊은 공감을 주는 작가인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