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은 어디서 추억되고 있는가..

잃어버린 기억의 박물관 1 ㅣ 비룡소 걸작선 49
랄프 이자우 지음, 유혜자 옮김 / 비룡소 / 2007년 11월

일내 기억은 어디로 사라졌으며 어딘가에 살아가고 있을까?  나에게 기억되지 못한 기억들이 또다른 누군가에겐 좋은 기억들로 자리하고 있을까?
환타지 소설을 읽으면서 이런 깊은 생각을 해본적은 정말 처음 인거 같다.
사실 어린아이처럼 새로운 세계를 상상하고 그런 나라를 그려내면서 모험을 하는 이야기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탓에 두꺼운 두권의 책을 접했을까 막막하기까지 했었다.  그런데,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나는 상상이 아닌 정말 새로운 세상이 내앞에서 펼치지는 흥미진진함과 손에 땀을 쥐게하는 모험으로 어느새 책 속에 푹 빠져 두권의  책이 금새 읽혀져 버렸다.  그럼에도 빨리 이책에 대한 얘기를 쓸수 없었던건 너무 새로운 내용이 환타지로 쉽게 넘기기엔 너무 많은 메세지를
주었고, 좀더 머릿속에서 정리를 해야할 정도로 배울게 많았던 탓이다.

어느날 우연히 자신의 아버지가 박물관의 귀중한 유물을 훔쳐갔다는 누명을 쓰고 형사가 들이닥치자, 도저히 아버지에 대한기억이 나지 않는 쌍둥이 제시카와 올리버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더듬다가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한다.
자신의 아버지는 범인이 아니며, 고대의 비밀을 캐내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사라진 아버지를 찾기 위해 다시 박물관을 찾은 그들에게 기다리는건 올리버와 제시카의 이별이었다.
모든기억이 사라지면 사라지는 곳 크바시나라는 새로운 세상.. 그곳으로 떠나게 되는 올리버...
그리고, 올리버가 떠난후 다시 기억을 잃어버리는 제시카.. 그런 그녀를 도와주는 미리암..
그들은 인간들에게 잊혀진 기억들이 사는 크바시나와 현세의 인간세계 모두를 지배하고자 하는 권력욕을 지닌 크세사노에 대항하기위해 제시카는 현세에서 조사를 하고, 올리버는 크바시나에서 이상하고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며 아버지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줄거리로 간추리자면, 이렇게 간단하면서 별일 아닌것처럼 되어버리는 이야기지만 이 책속에는 줄거리 만으로 다하지 못할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인간에게 잊혀지면 아무 존재도 되지 못하는 사람들...추억의 물건들..그리고 꿈속의 이야기들..
그런 사물과 사람들과 부딪히며 올리버는 그동안 자신이 등한시하며 스쳐버린 기억들에 대한 새로움과 잊혀진다는 것에 대해 다시한번 돌이켜 깊이 생각하게 된다.
엄마가 자신을 사랑했었다는 기억.. 과거의 잘못속에서 오늘을 반성하게 되는 기억.. 어떤때는 애지중지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금방 잊혀져 버리는 것들...
과연 우리는 얼마나 많은 기억들을 저버리며 살아가는가?
물론, 아픈 기억들은 빨리 잊을수록 좋다.  그리고, 새로운 기억들로 채워넣음으로서 그 아픈기억을 행복으로 바꾸어 놓는다.  그러나, 그 아픈 기억속에서도 얻는 것들이 있으며 그 하나하나가 모여 우리 인간의 모습이 되는것이다.
모든 기억을 전부 기억하며 살순 없지만, 이 환타지 모험의 책속에서 우리에게 가리치는것은 단순한 모험이 아닌 사라지는 기억, 추억속에서 새로운 우리를 돌아볼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환타지 속에 모험보다 더 깊게 와 닿는 나 자신을 돌아볼수 있는 기회.....
새로운 세상이 내게로 걸어 들어오듯.. 이 책에 대한 새로운 기억이 내 머리속으로 들어와 깊이 각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