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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
전민식 지음 / 북폴리오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사실 <개를 산책시키는 남자>는 왠지 제목부터 끌려서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올라가 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13월을 읽고, 그 책에 대한 흥미가 사라졌다면........;;
그만큼 좀 읽기가 수월찮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지루하다.
누군가 세상이 조작된듯 하루하루 매시간, 분, 초로 나를 감시한다면 그것만큼 무서울 것도 없을것이다.
그에 따른 시작으로 이야기가 돼 가는건 그야말로 흥미롭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야기의 형태가 왠지 내가 뭔 70~80년대 소설을 읽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지독하게 우울한 삶으로 내몰리는 재황의 삶이 지리멸렬하게도 이어지고
극한으로 몰아간 그들의 삶에서 결국 끝은 뭔가 허무한 느낌? 반복되는 감시자와 감시 당하는자의 삶이 그닥 다름이 없어서 더 그랬던 건지도 모르겠다.
당최, 속도가 나가지 않는 책 읽기.
예전 무슨 영화에서였던가? 범인으로 몰려서 어디 숨어 다녀야 하는데, 현대 사회에서 자신이 숨을 곳이 없었다.
왜?
모든것들이 적나라하게 인공위성으로 감시되고 있었으니까.
어딜가도 휴대전화는 내 위치를 알려줬고, 심지어 공중전화도 금방 추적이 됐으며, 요즘 같은 세상은 CCTV로도 금방 내 위치와 동선이 파악되는 상황이다 보니, 아예 첨부터 이런 감시당하는 자로 태어나 칩까지 주입된 상황이라면 그야말로 사면초가인 형태다.
그가 어디를 가든, 뭐를 하든 굳이 감시자를 붙이지 않아도 감시가 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13월은 그에 더 나아가 감정적으로 변화하는 재황의 모습 또한 더불어 감시하고, 그 감시자인 수인마져 감정적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전체적 맥락으로 따지자면 흥미로울 수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뭔가..... 당최 그 뭔가가 사람을 지루하게 만든다.
어쩌면 재황의 그 나락으로 떨어지는 삶이 예상 되었기에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 지지리궁상적인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게 인간이라는 걸 결국 알고 있단 사실에서 많은 부분들이 예측 됐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근데, 정작 책 읽을땐 아무 생각없더니, 리뷰를 쓸려니 왜 제목이 13월이지? 하는 의문이 이제서야 든다.
이제껏 1년 365일, 1년 12개월 감시 당하다가 그걸 깨부수고 나왔다는 의미인가?
갑자기 그게 좀 궁금하긴 하네.
암튼, 책읽기 슬럼프에 한 몫한.... 13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