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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베개 ㅣ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3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3년 9월
평점 :

나쓰메소세키 시리즈를 읽고 요즘 그의 매력에 푹 빠지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뭐랄까....... <풀베개> 요건 아, 뭔가 어렵구나. 싶다. 읽어도 뭔가 아직 제대로 이해를 못하고 있는, 그래서 책을 덮고 난 후도 도대체 뭔가 제대로 책 읽기를 못한거 같아서 이 책은 곱씹으며 다시 재독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글은 읽고 있으되, 소세키옹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 파악이 힘들어 버벅거린다.
사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와 <도련님>을 읽으면서는 그의 익살스런 유머에 책을 읽으며 킥킥거려야 했다. 그리고, 현실을 반영한 그의 깊은 통찰력에 감탄사를 연발했었다. 그런데, 이 책 <풀베개>는 전혀 틀리다. 내가 읽은 이제껏의 유머는 전혀 나타나지 않으며 그가 언제나 고민해오던 바의 일본식 이야기를 풀어내는 새로운 방식의 글이라 적잖이 당황했다. 하지만, 소세키의 글은 그 작품 하나하나마다 전혀 새로움을 나타낸다 하니 그의 머리속에서 넘쳐나는 이야기의 끝은 어딜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그러나, 역시 어렵긴 어렵다. 그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 못해 버벅거리고 있다.
화공이 우연히 들른 시골에서 그림한장은 그리지 못한채, 그 곳 사람들을 만나고, 풍경에 심취하고 하이쿠를 지으며 한량(?)의 세월을 보내는 이야기지만, 단순하게 또 그렇게 줄거리를 요약하고 끝나기에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본적인 향을 풍기며, 서양과 일본문화 사이에서 갈등하는 소세키 스스로의 내면을 그대로 드러내는가 하면, 결혼후 이혼하고 다시 친정으로 돌아와 사는 나미와의 만남과 그녀의 엉뚱한 행각들은 화공을 당황스럽게 한다. 그런데, 어째 또한 그런 모습을 즐기는 (?) 듯한 그의 한량스런 모습이 세월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무한의 흐름을 선사한다.
그러나, 역시 이런 시골의 이야기와 세월속에서도 러.일전쟁이라는 시대상황과 일본의 상황이 그대로 펼쳐진다. 전쟁으로 참전하는 규이치라는 나미의 조카부터, 돈을 벌기위해 떠나는 나미의 전 남편의 관계에서 연민을 품은 나미의 모습이 화공이 찾고자 하는 이야기와 그림이 나타난다. 하지만, 진정 그가 찾는게 그런것인가? 그가 찾아 헤맨게 그런것이련가?
일본풍의 글을 쓰기위해 노력했다는데, 일본의 전형적이 흘러넘치는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그 전형성에서 가볍지 않은 깊이가 느껴진다. 비록, 뭔가 콕 집어내 이야기를 할 수 없어 힘든점이 있었지만.......
솔직히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나 <도련님>과 같은 글이 더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우면서 와 닿는다. 만약, 이 책을 먼저 읽었다면 소세키옹의 작품에 완전 빠져들기엔 힘들었을 것 같다. 그래도 어쨌거나 그를 애정하는 독자로서 그의 새로움들이 나타나는 글을 만난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다음 작품이 <태풍>이 또 기다린다. 과연 그 책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으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