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추리작가 10인 단편선 밀리언셀러 클럽 79
엘레나 아르세네바 외 지음, 윤우섭 외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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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러시아 작가의 작품도 읽은것이 거의 없고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 작품조차 최근에 읽은 아크엔젤 정도니 러시아에 대한 지식은 전무하다고 할수 있다. 그래서 배경에 대한 묘사들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작품을 읽어 나가면서 내용들이 대부분 크리스마스와 새해 기념일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일부러 그런건가 했더니 러시아 최고 베스트셀러 작가 타치야나 폴랴코바 등 10인의 러시아 추리 작가들이 겨울(연말, 성탄절, 새해)을 소재로 집필한 단편선이라 한다. 이 즐거운 날들을 보내면서 살인사건들이 일어난다.

전반적인 특징이라면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인물이 형사나 탐정이 아니라 주부, 학생, 가정부, 의사, 이혼녀 등 다양한 일반인들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연쇄 살인 등 강력 범죄 등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북미나 유럽과 달리 유괴나 보복 살인 등 범죄의 유형이 제한된 러시아적 특수 상황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러시아는 사이코패스나 쾌락 살인마가

없나보다. 넓은 나라라 미국 만큼 희안한 범죄가 많을줄 알았는데 의외인 부분이다.

또한 평범한 이들이 사건을 풀어나가다 보니 총격전이 벌어진다거나 대단한 모험을 한다거나 하는것 없이 친구들을 염탐하거나 주변 인간 관계를 파헤치는 형태로 진행되어 현실적인 느낌을 준다. 하지만 자극적인 범죄물에 익숙해져서 인지 조금 심심하고 지루하게 느껴진다. 잔인하고 역겨운 범죄때문에 추리나 범죄소설을 읽기 망설였던 사람들에게 읽기 좋은 작품들이다.

또한 박봉에 힘든 국립병원과 몇 배나 편하고 봉급이 높은 민간 병원, 과거에는 그 의미조차 불분명했지만 이제는 젊은이들 최고의 날이 된 성탄절 등을 비롯하여 러시아 마피아, 환전상, 인기 연예인 등 구소련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현대 러시아의 사회 모습이 흥미롭게 묘사된다. 이 외에도 현대자동차의 차를 사게 되어 기뻐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나와 재미있었다. 차종은 러시아에만 출시되는것인지 처음 보는 것이었다,

러시아는 구소련 시절의 우주 과학에 대한 열망과 작가들의 현실 도피적 글쓰기로 인해 오래 전부터 장르 문학이 주목받아 왔고 매년 러스콘, 아엘리타, 원더러 등 다양한 장르 소설상을 통해 수준 높은 장르 소설을 배출해 왔으며 이를 증명하듯 유로콘(유럽 SF 컨벤션)에서 많은 작가들이 수상작을 내왔다는데 왜 그동안 이걸 몰랐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앞으로 러시아 추리소설이 많이 소개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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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남자 밀리언셀러 클럽 76
리처드 매드슨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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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킹왕짱 스티븐 킹이 "작가로서 내게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끼친 작가"라고 한 리처드 매드슨의 작품집이다.

리처드 매드슨은 인터뷰를 통해 가장 관심을 가지는 것이 "세상 모든 것들로부터 공격을 당하는 고독하고 소외된 남성"이라고 밝힌 바 있다는데 이 책에 수록된 작품 전체를 대표하는 말이라 생각된다.

줄어드는 남자(1956)는 모든 것은 그대로인데 자신 혼자만 줄어드는 남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평범하던 인생이 순식간에 뒤바뀌고, 목숨을 노리는 적들로부터 자신을 지켜야 하는 긴장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모습을 그려낸다.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본능적 성욕을 억제하지 못해 고통을 받고, 대화를 나눌 상대에 집착하며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모습이 오락적인 SF 스릴러에 인간적인 감동을 부여한다. 매일 자신의 몸이 줄어든 다는 설정은 나이를 먹어가며 삶의 의욕이나 자신감이 줄어가는 인생사를 비유한것 같다. 항상 주인공의 주위를 맴돌며 위협하는 거미는 필연적인 죽음을 상징하는것 같고. 그래서 결말에 주인공이 거미를 죽이고 신세계로 들어가는것은 모든 고난을 이겨내고 천국으로 가는것 같은 감상을 준다.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에 대한 부분도 긴장감을 주고 재미있었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뭉클했던 부분은 작아진 몸때문에 인형의 집에서 살게된 주인공이 여자 인형을 옆에 두고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하다 잠든뒤 문뜩 깨어 비몽사몽인 가운데 옆에 누워 있던 인형을 보고 순간 사람으로 착각했다가 절망하는 부분이었다. 아무와도 소통할수 없는 주인공의 지독한 외로움이 아주 강하게 와 닿았다.

2만 피트 상공의 악몽(1962)은 환상특급 시리즈로 만들어져 티비에서 방영되었다는데 나도 언듯 본 기억이 난다. 이야기는 단순한데 비행기를 고장내려는 그렘린을 신경쇠약에 걸린 남자만 발견해서 주위사람들에게 알려도 그 때마다 그렘린이 숨어버리니 미친놈 소리를 듣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남자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데 그 결과가 재미있다. 모두의 생명이 걸린 문제인데 남들이 내말을 안믿어주니 미칠것 같은 남자의 심리가 아주 잘 묘사되어있다.
 
시험(1954)은 이 작품집에서 가장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 작품인데 한마디로 공포는 없고 감동적인 작품이다. 세상 모든 것들로부터 공격을 당하는 고독하고 소외된 남성이라는 주제는 포함하고 있으니 이 작품집에 포함된것 같다. 2003년 세상은 온갖 사건사고로 어려운 시기이고 그래서 나이들고 능력없는 노인들을 시험을 통해 죽인다. 주인공의 아버지도 시험 대상이라 시험 대비 연습을 하는데. 2007년에 2003년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읽으니 기분이 묘했다. 작품이 쓰여질 당시의 50년후의 모습을 염세적으로 표현했나본데 지금으로부터 50년 후에는 진짜 이런일이 벌어질까? 아버지의 자식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홀리데이 맨(1957)는 앞으로 일어날 사고를 볼수 있는 남자의 이야기다. 그 능력으로 신문사에서 일하지만 그는 일하는걸 무척 싫어한다. 왜 하필 나여야 하는거지? 하긴 나라도 매일 그런 참사를 봐야한다면 끔찍할것 같다. 샐러리맨의 지옥같은 출근길의 심정을 잘 묘사했다.

몽타주(1959)는 소설가가 주인공인데 어느날 영화를 보다가 영화속에서 작가의 10년의 고생이 겨우 2분에 결쳐 짧게 묘사된다는 점에 불만을 품고 현실에서도 그렇게 짧은 시간에 성공할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고 하는데 그게 실현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결국 자신은 영화속의 주인공일 뿐이었다는 이야기. 제대로 이해하질 못했는데 인생은 쓴맛을 넘기고 단맛만 볼수는 없다는 이야기 같다.

배달(1958)은 어느 마을에 이사온 한 남자가 여러가지 술수를 써서 마을 사람들이 서로 미워하게 해서 마을을 망쳐버린다는 이야기. 주인공이 돌아다니면서 부비트랩을 설치하는 분쟁의 씨앗들을 심어놓는 모습이 흥미진진하다.

예약 손님(1970)은 주술로 사람 몸을 아프게 할수 있는 이발사가 그 능력으로 고객들을 농락해 의사와 연결해서 돈을 번다는 이야기. 짧기도 하고 이런류의 이야기는 흔해서 왜 이 작품집에 들어있는건지 모르겠다. 이런 설정을 이 작품이 처음 만든건가? 

버튼, 버튼(1970)은 방문판매처럼 어느날 상자를 들고와 상자안의 버튼을 누르면 전혀 모르는 사람이 죽는 대신 5천달러를 주겠다는 사람이 나타나 이걸 누를지 말지 고민하는 부부 이야기다. 정확히 말하면 아내만 고민한다. 남편은 단호히 말도 않되는 이야기라고 하고. 결말이 인상적이다. 부부라도 서로를 완전히 알수는 없다는 것. 어익후 이럼 결말을 다 말해버린건가.

결투(1971)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로 만들어서 유명하다는데 나는 보지 못했다. 작품만 본다면 또라이 트럭 운전사에 쫓기는 샐러리맨 이야기인데 트럭 운전사가 왜 그렇게 공격적으로 구는지 설명이 없어서 읽고나서 좀 허망한 기분이 들었다. 그냥 쾌락 살인마인건가. 아무튼 사소한 일 때문에 싸움이 커지는 상황이 한국의 교통문화와 닮은 점이 많아 재미있었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트럭 때문에 미쳐가는 주인공의 심리묘사도 흥미진진하고.

파리지옥(1994)은 오멘에서 보았던 파리들이 엄청 몰려와서 사람을 죽이는 그런 초자연 현상에 대한 이야기인줄 알았더니 사무실에서 파리 한마리때문에 지옥이 되어버리는 이야기다. 결말을 보고 좀 아리송 했는데 파리가 실질적인 것이 아니라 주인공의 스트레스를 상징하는 것으로 사용한건지? 결국 이 이야기는 무엇인건지? 내가 생각한 이 작품의 교훈은 사무실에 파리채 하나씩 구비해 둡시다 랄까.

개인적으로 슬럼프라 줄어드는 남자 한편을 읽는데 일주일이 걸렸다. 내용은 재미있는것 같은데 머리에 잘 안들어오고 다음 내용이 궁금해지지 않은것이다. 하지만 줄어드는 남자를 다 읽은후 단편들은 하루만에 읽어버렸다. 잘 읽히고 재미있고 감동있는 작품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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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들의 섬 밀리언셀러 클럽 3
데니스 루헤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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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만들어지는 소설들을 찾아 읽다가 읽게된 책이다.

소설은 연방 보안관 테디와 처크가 어두운 바다를 건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책 제목이기도 한 shutter island는 예전에 요새로 쓰였으나 현재는 정신병자들을 수용하는 병원이 자리해 있다. 사람을 죽인 위험한 정신병자들을 대상으로 의학실험이 행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전날 밤 병실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환자를 찾기 위해, 그들은 거친 바다를 건너간다.

주인공 테디는 조사과정에서 병원과 섬 사람들 전부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캐치한다. 두터운 감시망을 뚫고 맨발로 탈출한 환자는 어디로, 왜 사라졌을까. 때마침 닥쳐온 폭풍우로 섬은 고립되고 보안시설마저 마비된 가운데, 테디와 처크는 진실을 찾기 위해 중증 정신병자들이 수용된 C병동으로 향한다.

살인자와 정신병자들의 섬, 폭풍우에 두절된 통신, 황량하고 싸늘한 공기, 시종일관 비바람이 흩뿌리는듯한 분위기가 지속된다. 커져가는 의혹과 불신, 현재의 틈새를 뚫고 기어 오르는 기억, 무겁게 드리워진 흑막을 헤치며 테디는 자신의 어두운 과거와 마주한다. 스릴러 소설에 빠져서는 안될 충격적 반전 역시 훌륭하게 마련되어 있다.

50년대라는 배경 때문에 모든게 더욱 생경해 보인다. 어두운 병실을 돌아다닐때 성냥불을 사용한다든지, 허리케인이 왔을때 무전기로 연락을 취하다 끊긴다던지, 전쟁을 겪은지 얼마 되지 않은 테디의 심리묘사에서. 또한 테디가 물을 무서워 하는데 외딴섬에 같혀 중증 범죄자들이 치료받고 있는 시설에 함께 한다는 상황이 칙칙하고 무섭고 사람들 외엔 쥐들뿐이라 껄끄러운 느낌이 작품내내 분위기를 어둡게 만든다. 하지만 처크의 사람을 편하게 하는 성격에 대한 묘사가 곁들여지면서 분위기를 띄우기 때문에 끝까지 읽을수 있었다. 그가 없었더라면 진작에 책을 덮었을것이다.

살인자들의 섬이라는 제목과 뒷표지에 요약된 줄거리를 보고 섬에서 환자들이 살육을 저지르는 내용이라 짐작했는데 다른 이야기였다. 작품내내 살인이라고는 일어나지 않고 과거에 일어난 살인 사건 하나만 등장한다. 이 작품에서 제일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묘사였다. 50년대에 있었을 법한 인체실험이야기. 소련에서 들여온 눈을 관통해 전두엽을 잘라낸다는 끔찍한 시술법이 기억에 남았다. 실제로 이루어졌던 것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테디가 겪는 전쟁후의 고통과 이 시술법이 50년대의 야만적인 면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지금 정신질환자들의 처지도 그렇게 발전하지는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병원에서 봉사활동하며 수박 겉할기로 느낀것이지만 정신질환자들은 비질환자들이 이해하기 힘들다는 면에서 더 괴로운 질환같다. 외상이나 내상은 눈으로 확인할수 있지만 정신질환자들의 환상은 비질환자들이 볼수도 느끼기도 힘들기 때문에 돕기도 치료하기도 힘들것이다. 이 작품에 등장한 치료법이 실제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환자 한명을 위해 이런 큰일을 벌이는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작품의 긴장감이 끊이지 않는 점이나 흥미로운 반전도 인상적이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어쩔수 없이 죽여야 했던 그 사람의 슬픈 인생이나 정신질환자들의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책을 덮은 후에도 진하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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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 1 - 바이러스 밀리언셀러 클럽 70
스티븐 킹 지음, 조재형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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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바다 사막의 생화학전 연구소에서 치명적인 살상력을 지닌 바이러스가 누출된다. 자동 폐쇠되는 연구소에서 가까스로 도망친 한 군인 가족에 의해 급속도로 퍼져 나간 바이러스는 전국을 지옥을 몰아넣고, 정부는 누출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한다.

1권은 군인인 캠피온의 탈출기-캠피온이 주유소에 도착해 거기 있던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이야기-프래니 라는 여대생의 임신-주유소에 있던 사람중 노먼의 발병-스타키 장군의 등장-래리 라는 떠돌이 가수의 성공과 실패 등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주유소를 거점으로 사람이 사람을 만나면서 빠르게 바이러스가 퍼져나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고 공포스럽다. 감기로 오인될만큼 눈에 띄는 증상이 없어 쉽게 아스피린만 먹다가 죽어나가는 사람들. 요즘 주변에 감기 걸린 사람이 많은데 주변 사람들이 기침을 할 때마다 책의 내용이 생각나서 더 공포스러웠던것 같다.

 

이렇게 바이러스가 퍼져 나가는데 발병하지 않는 세사람이 등장한다. 남자친구와 뜻하지 않게 임신하게된 여대생 프래니, 떠돌이 가수생활을 하다 곡이 대박나지만 돈을 보고 몰려든 사람들 때문에 망해버린 가수 래리, 주유소에 있다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만 혼자만 발병하지 않아 정부에게 잡혀 실험을 당하는 스튜.

 
스튜의 이야기는 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해 흥미진진하지만 프래니나 래리의 이야기가 등장하면 지루했다. 바이러스로 인한 종말이라는 오락적인 이야기에 임신 때문에 부모와 갈등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사랑을 보여주거나 집을 나갔다가 모든걸 잃고 돌아오지만 엄마의 따듯한 배려를 받는다거나 하는 인간미를 더해 감동을 주려고 한것 같으나 그닥 와닿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들이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앞으로의 진행에 주요 인물이 될것이므로 좀더 인물 묘사에 힘쓴다는 점은 이해할만 하다.
 

그리고 1권의 마지막에 악의 화신인 다크맨이 등장해 그가 앞으로 무슨짓으 벌이게 될지 기대감을 잔뜩 심어준다. 


아직 1권만 읽었지만 그동안 읽은 스티븐 킹의 작품중 가장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최근에 읽은 리시 이야기는 스티븐 킹의 문학적인 면이 두드러진 다면 이 작품은 오락적인 면이 강하게 드러나는 것같다. 나는 이런면이 더 좋다. 무엇보다 맛갈나는 인물들의 욕설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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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2 - 두 번째 방문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10
이종호 외 8인 지음 / 황금가지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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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의 몇몇 작품이 영화화 판권이 팔렸다고 해서 관심을 갖고 읽게 되었다.

2권에서는 비현실적인 공간을 무대로 하여 사건과 인간 내면에 잠재된 공포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빈부격차에서 일어난 복수담인 레드 크리스마스와 편견과 차별 때문에 벌어지는 살인을 묘사한 길 위의 여자 같은 현실적인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벽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층간의 소음을 둘러싼 분쟁을 소재로 인간의 이기심과 분노를 억제하지 못하는 근성을 이야기 하다가 아파트의 벽이 물건을 하나씩 삼키다가 결국 인간까지 삼켜버린다는 초현실적인 이야기로 진행된다. 뭔가 은유를 한것 같은데 이해가 되지 않아 결말이 황당했다. 하지만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자질구레한 다툼에 대한 묘사가 실감난다.


캠코더 ---------------------------------캠코더에 혼령이 찍히고 그걸 발견한 아이가 호기심에 혼령을 따라다니다가 오해를 받고 괴롭힘을 당한다는 이야기. 셔터나 디 아이 같은 영화에서 이야기 된 원혼과 그걸 보는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라 식상했지만 병원과 환자에 대한 묘사가 실감난다.


길 위의 여자 ---------------------------차가 고장나서 산길에서 헤매다 간신히 미모의 여자의 차를 얻어탄다. 그러나 여자의 손에선 피가 흐르고 트렁크에선 이상한 소리가 난다. 계속되는 여자의 이상 행동에 의심을 품다가 결국 여자에게 마취주사를 맞고 어두컴컴한 곳에서 눈을 뜨는데 괴물같은 생물체가 덤벼든다. 공포 영화에서 자주 접한 '인적이 드문곳에서 지나가던 사람에게 도움을 받았다가 그 사람에게 죽임을 당한다'는 스토리지만 비장애인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돋보인다.

레드 크리스마스 ------------------------고급 아파트와 낡은 아파트가 같이 있는 동네에서 버릇없이 자란 고급 아파트의 아이들이 낡은 아파트의 아이를 괴롭히고 노인과 강아지 까지 괴롭히는데 결국 노인이 보살피던 강아지를 아이들이 죽이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동안 참았던 노인의 복수가 시작된다. 폐지를 수집해 모은 돈으로 복수를 준비하는 노인이나 복수하는 과정의 묘사가 메마르면서도 잔혹해 반착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것이 연상되었다. 작품의 초반부와 후반부가 이어지는 점도 영화적이다. 단순한 원한에 대한 복수가 아닌 반성의 여지를 주는 결말도 좋다. 박찬욱 감독이 영화로 만들어 주면 좋겠다.

폭설 -----------------------------------폭설로 인해 조난 당한 남자가 우연히 산장을 발견하는데 그곳은 박정희 시절에 있었던 살인사건으로 인해 원혼이 맴도는 곳이다. 원혼은 산장에 오는 사람들을 조종해 모두 죽이기를 바라고 주인공은 필사적으로 원혼의 말을 듣지 않고 살아남으려 발버둥친다. 해설에는 남을 죽여야 살아남는 1등지상주의 세상에 대한 풍자가 보인다고 하는데 나는 그냥 원혼에 조정되는 사람들이 벌이는 슬래셔 무비라는 인상만 받았다. 하지만 고립된 산장과 피튀기는 살해과정의 묘사가 인상적이다

나머지 작품들은 뭔가 쓰다 만것같은 아쉬움을 주는 작품들이었다. 그래도 9작품중에 5작품이 재미있었으니 반타작은 했다고 볼수 있다. 이 작품집에도 장편 영화로 발전 시킬만한 이야기가 보인다. 앞으로 한국 공포영화의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꾸준히 이 작품집이 발간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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