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들의 섬 밀리언셀러 클럽 3
데니스 루헤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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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만들어지는 소설들을 찾아 읽다가 읽게된 책이다.

소설은 연방 보안관 테디와 처크가 어두운 바다를 건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책 제목이기도 한 shutter island는 예전에 요새로 쓰였으나 현재는 정신병자들을 수용하는 병원이 자리해 있다. 사람을 죽인 위험한 정신병자들을 대상으로 의학실험이 행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전날 밤 병실에서 감쪽같이 사라진 환자를 찾기 위해, 그들은 거친 바다를 건너간다.

주인공 테디는 조사과정에서 병원과 섬 사람들 전부가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캐치한다. 두터운 감시망을 뚫고 맨발로 탈출한 환자는 어디로, 왜 사라졌을까. 때마침 닥쳐온 폭풍우로 섬은 고립되고 보안시설마저 마비된 가운데, 테디와 처크는 진실을 찾기 위해 중증 정신병자들이 수용된 C병동으로 향한다.

살인자와 정신병자들의 섬, 폭풍우에 두절된 통신, 황량하고 싸늘한 공기, 시종일관 비바람이 흩뿌리는듯한 분위기가 지속된다. 커져가는 의혹과 불신, 현재의 틈새를 뚫고 기어 오르는 기억, 무겁게 드리워진 흑막을 헤치며 테디는 자신의 어두운 과거와 마주한다. 스릴러 소설에 빠져서는 안될 충격적 반전 역시 훌륭하게 마련되어 있다.

50년대라는 배경 때문에 모든게 더욱 생경해 보인다. 어두운 병실을 돌아다닐때 성냥불을 사용한다든지, 허리케인이 왔을때 무전기로 연락을 취하다 끊긴다던지, 전쟁을 겪은지 얼마 되지 않은 테디의 심리묘사에서. 또한 테디가 물을 무서워 하는데 외딴섬에 같혀 중증 범죄자들이 치료받고 있는 시설에 함께 한다는 상황이 칙칙하고 무섭고 사람들 외엔 쥐들뿐이라 껄끄러운 느낌이 작품내내 분위기를 어둡게 만든다. 하지만 처크의 사람을 편하게 하는 성격에 대한 묘사가 곁들여지면서 분위기를 띄우기 때문에 끝까지 읽을수 있었다. 그가 없었더라면 진작에 책을 덮었을것이다.

살인자들의 섬이라는 제목과 뒷표지에 요약된 줄거리를 보고 섬에서 환자들이 살육을 저지르는 내용이라 짐작했는데 다른 이야기였다. 작품내내 살인이라고는 일어나지 않고 과거에 일어난 살인 사건 하나만 등장한다. 이 작품에서 제일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묘사였다. 50년대에 있었을 법한 인체실험이야기. 소련에서 들여온 눈을 관통해 전두엽을 잘라낸다는 끔찍한 시술법이 기억에 남았다. 실제로 이루어졌던 것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테디가 겪는 전쟁후의 고통과 이 시술법이 50년대의 야만적인 면을 잘 보여준다. 그리고 지금 정신질환자들의 처지도 그렇게 발전하지는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병원에서 봉사활동하며 수박 겉할기로 느낀것이지만 정신질환자들은 비질환자들이 이해하기 힘들다는 면에서 더 괴로운 질환같다. 외상이나 내상은 눈으로 확인할수 있지만 정신질환자들의 환상은 비질환자들이 볼수도 느끼기도 힘들기 때문에 돕기도 치료하기도 힘들것이다. 이 작품에 등장한 치료법이 실제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환자 한명을 위해 이런 큰일을 벌이는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작품의 긴장감이 끊이지 않는 점이나 흥미로운 반전도 인상적이었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어쩔수 없이 죽여야 했던 그 사람의 슬픈 인생이나 정신질환자들의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책을 덮은 후에도 진하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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