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남자 밀리언셀러 클럽 76
리처드 매드슨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킹왕짱 스티븐 킹이 "작가로서 내게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끼친 작가"라고 한 리처드 매드슨의 작품집이다.

리처드 매드슨은 인터뷰를 통해 가장 관심을 가지는 것이 "세상 모든 것들로부터 공격을 당하는 고독하고 소외된 남성"이라고 밝힌 바 있다는데 이 책에 수록된 작품 전체를 대표하는 말이라 생각된다.

줄어드는 남자(1956)는 모든 것은 그대로인데 자신 혼자만 줄어드는 남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평범하던 인생이 순식간에 뒤바뀌고, 목숨을 노리는 적들로부터 자신을 지켜야 하는 긴장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는 모습을 그려낸다.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본능적 성욕을 억제하지 못해 고통을 받고, 대화를 나눌 상대에 집착하며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모습이 오락적인 SF 스릴러에 인간적인 감동을 부여한다. 매일 자신의 몸이 줄어든 다는 설정은 나이를 먹어가며 삶의 의욕이나 자신감이 줄어가는 인생사를 비유한것 같다. 항상 주인공의 주위를 맴돌며 위협하는 거미는 필연적인 죽음을 상징하는것 같고. 그래서 결말에 주인공이 거미를 죽이고 신세계로 들어가는것은 모든 고난을 이겨내고 천국으로 가는것 같은 감상을 준다.
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에 대한 부분도 긴장감을 주고 재미있었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뭉클했던 부분은 작아진 몸때문에 인형의 집에서 살게된 주인공이 여자 인형을 옆에 두고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하다 잠든뒤 문뜩 깨어 비몽사몽인 가운데 옆에 누워 있던 인형을 보고 순간 사람으로 착각했다가 절망하는 부분이었다. 아무와도 소통할수 없는 주인공의 지독한 외로움이 아주 강하게 와 닿았다.

2만 피트 상공의 악몽(1962)은 환상특급 시리즈로 만들어져 티비에서 방영되었다는데 나도 언듯 본 기억이 난다. 이야기는 단순한데 비행기를 고장내려는 그렘린을 신경쇠약에 걸린 남자만 발견해서 주위사람들에게 알려도 그 때마다 그렘린이 숨어버리니 미친놈 소리를 듣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남자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데 그 결과가 재미있다. 모두의 생명이 걸린 문제인데 남들이 내말을 안믿어주니 미칠것 같은 남자의 심리가 아주 잘 묘사되어있다.
 
시험(1954)은 이 작품집에서 가장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 작품인데 한마디로 공포는 없고 감동적인 작품이다. 세상 모든 것들로부터 공격을 당하는 고독하고 소외된 남성이라는 주제는 포함하고 있으니 이 작품집에 포함된것 같다. 2003년 세상은 온갖 사건사고로 어려운 시기이고 그래서 나이들고 능력없는 노인들을 시험을 통해 죽인다. 주인공의 아버지도 시험 대상이라 시험 대비 연습을 하는데. 2007년에 2003년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읽으니 기분이 묘했다. 작품이 쓰여질 당시의 50년후의 모습을 염세적으로 표현했나본데 지금으로부터 50년 후에는 진짜 이런일이 벌어질까? 아버지의 자식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홀리데이 맨(1957)는 앞으로 일어날 사고를 볼수 있는 남자의 이야기다. 그 능력으로 신문사에서 일하지만 그는 일하는걸 무척 싫어한다. 왜 하필 나여야 하는거지? 하긴 나라도 매일 그런 참사를 봐야한다면 끔찍할것 같다. 샐러리맨의 지옥같은 출근길의 심정을 잘 묘사했다.

몽타주(1959)는 소설가가 주인공인데 어느날 영화를 보다가 영화속에서 작가의 10년의 고생이 겨우 2분에 결쳐 짧게 묘사된다는 점에 불만을 품고 현실에서도 그렇게 짧은 시간에 성공할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고 하는데 그게 실현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결국 자신은 영화속의 주인공일 뿐이었다는 이야기. 제대로 이해하질 못했는데 인생은 쓴맛을 넘기고 단맛만 볼수는 없다는 이야기 같다.

배달(1958)은 어느 마을에 이사온 한 남자가 여러가지 술수를 써서 마을 사람들이 서로 미워하게 해서 마을을 망쳐버린다는 이야기. 주인공이 돌아다니면서 부비트랩을 설치하는 분쟁의 씨앗들을 심어놓는 모습이 흥미진진하다.

예약 손님(1970)은 주술로 사람 몸을 아프게 할수 있는 이발사가 그 능력으로 고객들을 농락해 의사와 연결해서 돈을 번다는 이야기. 짧기도 하고 이런류의 이야기는 흔해서 왜 이 작품집에 들어있는건지 모르겠다. 이런 설정을 이 작품이 처음 만든건가? 

버튼, 버튼(1970)은 방문판매처럼 어느날 상자를 들고와 상자안의 버튼을 누르면 전혀 모르는 사람이 죽는 대신 5천달러를 주겠다는 사람이 나타나 이걸 누를지 말지 고민하는 부부 이야기다. 정확히 말하면 아내만 고민한다. 남편은 단호히 말도 않되는 이야기라고 하고. 결말이 인상적이다. 부부라도 서로를 완전히 알수는 없다는 것. 어익후 이럼 결말을 다 말해버린건가.

결투(1971)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로 만들어서 유명하다는데 나는 보지 못했다. 작품만 본다면 또라이 트럭 운전사에 쫓기는 샐러리맨 이야기인데 트럭 운전사가 왜 그렇게 공격적으로 구는지 설명이 없어서 읽고나서 좀 허망한 기분이 들었다. 그냥 쾌락 살인마인건가. 아무튼 사소한 일 때문에 싸움이 커지는 상황이 한국의 교통문화와 닮은 점이 많아 재미있었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트럭 때문에 미쳐가는 주인공의 심리묘사도 흥미진진하고.

파리지옥(1994)은 오멘에서 보았던 파리들이 엄청 몰려와서 사람을 죽이는 그런 초자연 현상에 대한 이야기인줄 알았더니 사무실에서 파리 한마리때문에 지옥이 되어버리는 이야기다. 결말을 보고 좀 아리송 했는데 파리가 실질적인 것이 아니라 주인공의 스트레스를 상징하는 것으로 사용한건지? 결국 이 이야기는 무엇인건지? 내가 생각한 이 작품의 교훈은 사무실에 파리채 하나씩 구비해 둡시다 랄까.

개인적으로 슬럼프라 줄어드는 남자 한편을 읽는데 일주일이 걸렸다. 내용은 재미있는것 같은데 머리에 잘 안들어오고 다음 내용이 궁금해지지 않은것이다. 하지만 줄어드는 남자를 다 읽은후 단편들은 하루만에 읽어버렸다. 잘 읽히고 재미있고 감동있는 작품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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