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식 만세! 더불어 사는 지구 5
실비 지라르데 지음, 퓌그 로사도 그림, 이효숙 옮김, 강지원 감수 / 초록개구리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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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시민의식이 뭐예요?"
 이 책의 제목을 본 아이가 질문을 해왔다. 사전적인 풀이로 보자면 시민의식은 "시민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태도 또는 마음의 자세"이다. 아이에게는 이런 사전적인 설명보다는 우선은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해 주는 것이 용어에 대한 이해가 더 빠르지 싶어서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 가서 폐를 끼치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 길에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 것 등 공중도덕을 잘 지키는 것도 시민의식에 속하는 거야."라고 말해주었다. 우리 아이들도 더불어 사는 사회의 일원이 되어 살아가는 만큼 꼭 알고 지켜야 할 예의와 규칙이 있다. 「시민의식 만세!」는 파스텔 톤의 부드러운 그림을 곁들인 우화를 통해 자신이 지켜야 할 것과 권리를 주장해야 할 것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은 네 가지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 '협동', '환경보호', '법'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는데, 아이들이 태어나 접하는 첫 번째 사회가 바로 '가족'이다. 가족의 형태는 기본적으로 부모와 자식으로 구성되지만 사정에 따라 편부 편모와 자식으로 구성된 경우도 있으며, 입양을 통해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 가기도 한다. 이 책은 '갓 태어난 병아리를 보려고 모두 모였어요'편에서 알에서 깨어나는 병아리를 보러 오는 여러 닭 가족을 통해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짚어내어 자신의 가족과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가족도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코끼리가 생쥐하고 친구가 되었어요'에서는 서로 반목하던 생쥐와 코끼리가 힘을 합해 공연하고, 협동심을 발휘하여 거미를 도와주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가 가장 재미있게 보았다는 '꿀꺽 괴물로부터 지구를 지켜야 해요'편은 무엇이든 먹어치워 버리고는 독한 냄새를 내뿜는 괴물을 통해 지구 환경을 망치는 행위를 꼬집고 있다. 숲이 사라지고 공기, 그리고 강과 바다가 오염되고, 쓰레기가 아무 곳에나 버려지는 것을 방관하고 방치한다면 결국 우리의 삶의 터전은 환경오염으로 망가져 아무도 살 수 없는 곳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지금이 바로 미래를 생각하며 움직이고 행동해야 할 때인 것이다.

 '장난꾸러기 원숭이들이 규칙을 만들었어요' 편에는 '정부'가 만들어지는 과정-국민이 투표로 나라를 이끌어 갈 '대통령'을 뽑고, 대통령이 나라 일을 할 관리를 뽑는 것-과 정당, 법의 강제성 등을 장난꾸러기 원숭이 나라를 예를 들어 들려주고 있다. 뒤이어 원활한 통치를 위해 나라를 작은 단위로 나누고, 각 지역에 대표를 두는 것, 지역 대표자들이 하는 일도 적고 있으며 어린이 독자들을 위해 "국민', '시민의식', '헌법' 등의 용어를 이해하기 쉽게 따로 설명해 놓았다.

 마지막으로 '세계는 어린이의 권리를 소중히 여기나요'에서는 "세계 인권 헌장"의 몇몇 조항을 통해 인간이라면 누구나 보장받아야 할 권리를 알려주고 있다.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들이 서명한 "어린이 권리 헌장을 통해 어린이들이 어떤 것들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하는지, 어떤 정신 속에서 자라야 하는지 등의 어린이의 권리도 알려준다. 이러한 헌장이 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인권을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예가 많은데 '마주이야기'에서 인간의 권리와 어린이의 권리를 침해당한 사례를 들려주고 있다. 책에 국제 연합이 만든 어린이 권리 헌장이 실려 있어 아이에게 어린이에게 어떤 권리가 있는지를 알려 줄 수 있다.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처럼 자신의 권리를 아는 사람이 자신의 권리를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인권을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어린이를 위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어린이 권리를 위한 단체'의 간략한 소개와 홈페이지 주소가 실려 있다.
20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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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웩, 이가 있어! 우리반 친구들 4
앙토넹 프와레 지음, 아멜리 그로 그림, 이재원 옮김 / 길벗어린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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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 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머리에 기생하며 피를 빠는 해충인 ''머릿니(이)''를 달고 살았으나 DDT라는 약품(살충제)이 공급되면서 점차 자취를 감추었었다. 그러나 산업화와 도시화로 거의 사라진 줄 알았던 머릿니가 요즘 다시 유아들이나 초등학생들에게서 발견되곤 하여 학부모들의 골머리를 앓게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 그림책은 한 아이의 머리에 이가 우글우글 하는 것을 반 아이가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는데, 작가가 프랑스인이라는 점, 그리고 2005년도 작품이라는 점에 좀 놀랐었다. 프랑스라면 그래도 선진국에 속하는데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후진국에서나 발견되는 머릿니를 주제로 한 그림책을 어떻게 쓸 생각을 했을까 싶어서이다. 그런데 머릿니에 대해 검색을 해보니 애완동물 사육과도 관련이 있으며 선진국에서도 널리 퍼져 있는 해충이라고 한다. 특히 아이들은 유치원, 학교 등 집단생활을 하기 때문에 머릿니 같은 해충의 감염률이 높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도 예전에 실제로 머릿니를 옮았던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 그림책을 관심 있게 보았는데, 책에서 이가 우글우글~ 하는 마티유는 콧물도 삐져나와 있고, 얼굴이며 손 등에 얼룩이 묻어 조금 지저분해 보이는 아이이다. 아이들은 책을 보면서 마티유의 머리 위에 뛰노는 이들을 보고는 ''우웩~''하기도 하고 반 친구들이 마티유을 도와주기 위해 생각해 낸 방법들이 우스웠는지 깔깔거리기도 하였다. 마티유의 친구들은 엄마가 약을 발라줄 것을 생각하며 우울해 하는 마티유를 물구나무 세워서 흔들어주는데 이란 녀석들, 머리카락에 딱 달라붙어 어지간해서는 떨어지지 않는다. 마음 같아서는 얼른 참빗을 책 속으로 넣어주고 싶어진다. 그 옛날 빗살이 촘촘한 참빗으로 머리를 빗고 나면 얼마나 시원하고 개운했던가..

  마티유의 친구들이 이를 퇴치할 목적으로 만든 특효약은 역효과만 난다. 그래서 이번에는 별 다섯 짜리~ <이 호텔>을 만들어 큰 효과를 보고-실제로 그런 효과를 볼지는 미지수이만- 나중에 이것을 아주 요긴하게(?) 쓰기도 한다. 4권의 그림책 시리즈에서 늘 쌍둥이들이 친구를 놀리는 밉살스러운 행동을 하던데 이 책에서도 쌍둥이들이 이가 있다고 마티유를 계속 놀려댄다. 그러나 "마지막에 놀리는 사람이 진정한 승리자!"이나니, 친구를 자꾸 놀려서야 되겠는가. 
 - 20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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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올리버 색스 지음, 조석현 옮김 / 이마고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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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기억은 뚜렷하나 현재는 단 5분전의 일도 기억하지 못하는 남자.
젊음이 다시 찾아 온 것처럼 기운이 넘치고 무작정 행복한 88세 생일이 갓 지난 백발의 노부인.
자기 다리를 자신의 신체의 일부로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
자기도 모르게 무심코 '개자식', '젠장할' 같은 욕설이 튀어나오는 틱 장애를 가진 사람

 인식불능증, 틱 장애, 신경매독, 투렛증후군, 자폐증 등의 병력을 지닌 다양환 환자들의 야기를 접할 수 있는 이 작품은 병에 대한 연구서이자 임상보고서이며, 저자 자신이 접한 환자들을 관찰하고 치료하면서 그들에게 느낀 경이로움과 심경을 담은 이야기책이다. 단지 병의 본질만을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병으로 인해 고통을 겪는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주체성을 지키려고 애쓰는 한 인간을 마음에 둔 의사가 임상체험을 기록으로 남긴 인간미 넘치는 글인 것이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단순히 뇌나 신경에 문제가 있는 환자를 접하는 것이 아니라 저자의 말처럼 "상상을 뛰어넘는 나라를 여행한 사람들"의 세계에 조금이나마 가까이 가보는 경험을 하게 된다.  

 나는 모 영화채널에서 방영하는 <닥터 하우스>라는 의학 드라마를 즐겨보는데 이 책에 그 드라마에 나왔던 환자와 같은 유형의 환자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는지라 깜짝 놀랐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자폐증 환자(더스틴 호프만 분)로 쏟아진 성냥의 개수를 순간적으로 알아맞히는 등 보통 사람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특별한 능력을 선보이는 <레인맨>의 한 장면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이 외에도 몇 개의 영화가 생각이 났는데 저자가 질병 자체보다는 환자를 고통 받고 병와 맞서 싸우는 인간 그 자체로 주체로 보고 신경 장애 환자들을 치료하고 관찰하면서 남긴 임상기록이 의학 관련 영화와 드라마의 소재로 자주 이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상실', '과잉', '이행', '단순함의 세계' 등의 4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각 부의 소단원에서 특이한 병력을 보이는 환자들의 증상과 발병 요인, 치료과정, 뒷이야기 등을 들려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저자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에게 판단과 느낌을 배제하면 어떤 능력을 상실하게 되는지, 뇌기능 장애로 인식을 상실하거나 과잉이 될 경우 나타나는 특징이나 그로 인해 야기되는 아이러니한 증상 등을 알려준다. 그리고 기억이나 인식이 무엇인지, 우리의 삶을 구성하고 있는 기억이 어떤 식으로 뇌에 기록되어 있을지, 과연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무엇인지, 인간으로서의 주체는 어떤 것인지 고민하고 생각해보게 한다. 

  우리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결함을 가진 사람들을 볼 때 그들의 결함에 주의를 기울이느라 그들에게 남아 있는, 또는 우리가 가지지 못한 능력은 알지 못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저자가 환자를 인간이 인간을 바라보는 시점으로 보고 다가서려고 노력한 점이 돋보이는 것 같다. 년 수에 상관없이 정확하게 요일을 맞추는 쌍둥이 자폐아를 연구한 학자들은 판에 박힌 접근방식이나 상투적인 질문, 자신들이 의도한 결말에 맞추려 했을 뿐이지만 저자는 그들의 내면에 좀 더 접근하려 노력하고 관찰한다. 그런 노력이 있었기에 소수 놀이를 즐기는 형제들의 취미를 알게 되고 이들에게 이십 자리 소수까지 짚어내는 특별한 능력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리라.

 가끔 특정 분야-피아노 연주, 설계, 계산-에서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자폐아의 이야기를 접할 때가 있는데 그들의 능력에 놀라고 호기심을 가지면서도 '자폐'라는 병이 지닌 그 사람의 인생이 어떨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는 않은 것 같다. 이 책은 우리에게 놀라움을 선사할만한 특별한 환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단순히 흥미거리로 읽어 넘길 책이 아니라 그런 환자들도 영혼을 지닌 고귀한 인간임을 깨닫게 해준다. 저자가 환자에게 기울인 애정과 관심에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20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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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발일까? - 세계의 신발 그림책은 내 친구 21
정해영 글.그림 / 논장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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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각국의 전통 신발을 소개해 놓은 지식 그림책으로, 글과 그림 속에 신발과 더불어 전통 의상과 그 나라의 문화가 녹아 있는 작품이다. 요즘은 운동화나 구두 등의 현대적인 신발이 보편화 되어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고 있어 전통 신발을 신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 같다. 쉽게 찾아보기 어려워진 각국의 전통신발을 책을 통해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으니 참 좋다. 알록달록한 문양과 색감, 각양각색의 모양새 신발들을 보느라 눈이 즐겁고, 톡톡 튀는 다양한 의성어들 덕분에 귀가 즐겁다.
  

 신발의 재질이나 모양 등은 기후나 풍토 같은 자연 환경, 생활 방식이나 문화 등과 관련이 크다. 땅이 질퍽한 곳에서 적합한 나무 신발(클로그, 나막신 등) 눈과 얼음에서 발을 보호해주는 가죽 신발(머클럭, 고탈) 같이 기능적인 측면이 돋보이는 신발도 있고, 주티나 꽃신 같이 외형적인 미를 강조한 신발도 있다. 우리가 신는 신발은 바닥을 디디는 발을 보호하기도 하고, 옷과 어우러지는 장신구 역할도 한다. 이 책은 세계 여러 나라의  다양한 신발들과 보충 설명으로 그런 점들을 잘 부각시켜 놓았다.
 
 


 신발에 촛점을 맞춘 장면의 글은 의성어와 동시 시구 같은 짧고 간결한 문장과  ‘누구 발일까?’라는 질문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질퍽질퍽한 진흙길을 걸을 때 나는 소리는 철벅 철벅, 눈을 밟을 때 나는 소리는 뽀드득뽀드득... 이처럼 느낌과 소리를 절묘하게 표현해 내는 우리말의 풍성한 어감이 감성을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신발이 땅에 닿을 때 나는 소리나 신발의 모양을 표현한 다양한 의성어와 의태어에 그 신발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의성어나 의태어의 글자체의 색이나 기울기를 다르게 연출한 점도 특색이 있고, 글자 아래쪽에 땅의 특성을 포함한 땅 그림을 얄팍하게 배치하여, 밑줄을 그은 것 같은 효과를 발휘하면서 한 번 더 눈길을 끌게 만든 점 또한 글자를 돋보이게 만들어주고 있다.




 다음 장을 넘기면 그 신발을 신은 아이의 모습을 다 보여주는데 신발과 더불어 입고 있는 전통의상까지 보여주고 있다. '클로그'라는 신발을 신은 아이의 모습을 담은 그림에서는 배경에 보이는 풍차와 튤립을 통해 네덜란드임을 짐작케 한다. 바다표범 가죽으로 만든 '오키'를 신고 두꺼운 옷을 입은 아이는 개들이 끄는 썰매를 타고 이글루로 향하고 있다. 나무 굽이 또각또각~ 소리를 내는 '게다'를 신은 여자 아이는 댓살이 보이는 우산을 들고 분홍빛 벛꽃잎이 내려앉은 다리 위를 걸어간다. 다양한 꽃무늬로 장식된 기모노 치맛단이 참 어여쁘고 화사하다.  



  전통 신발을 신은 여러 아이들의 모습을 양 책장에 걸쳐 담은 그림이 중반과 후반에 나오는데, 개별적으로 초점을 맞추지 않은 신발도 있다. 의성어, 의태어와 신발 이름을 짝지어 놓아서 여러 차례 보다 보면 저절로 짝 맞춰 외어질 것 같다. 처음에 신발에 관한 책인데 왜 제목을 '누구 발일까?'라고 지었을까 의아했는데 마지막에 소개된, 아무 것도 신지 않은 아이의 발을 보고서야 그 까닭을 알게 되었다. 마사이족은 5킬로미터도 넘는 거리를 맨발로 걸어 다닐 수 있다니, 참 대단하지 않은가. 신발 신는 것에 익숙해져버린 우리들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



  본문 마지막 장에는 발자국 소리와 신발 그림을 보고 누구의 신발인지 맞춰 보는 코너도 마련해 놓았다. 그림 속의 신발들이 금방이라도 저 혼자서도 타닥타닥~움직이거나 춤출 것 같은 생동감이 느껴진다. 그 뒤에 실린 "세계의 신발"에서 앞서 나온 신발들의 특징과 재질, 형태 등을 간략하게 정리하여 설명을 보충해 놓았다. 신발 코가 위로 솟은 '고탈(몽골 신발)'의 신발 코는 말의 등자에서 발이 빠지지 않게 해주는 역할도 하지만 성스러운 땅을 짓이기지 말라는 종교인 라마교의 가르침이 담겨 있다고 한다. 

 종이, 털실, 가죽, 천 등의 다양한 소재를 이용하여 콜라주 기법으로 표현한 그림들을 보니 작가가 그림 하나에 정성을 참 많이 기울였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종이의 재질과 색감을 이용하여 동물의 모습과 특징을 재현해 내는 일에 탁월한 재능을 발휘하는 스티브 젠킨스의 그림책들을 볼 때면 우리나라에도 이처럼 재능 있는 작가가 나와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신발과 땅의 여러 가지 느낌을 잘 살리고 지식도 녹아 있는 이 그림책을 보니 앞으로의 작품도 기대해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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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0-03-12 1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기획부터 무척 마음에 드는 책이에요. 각국의 전통과 풍습, 문화를 알게 하는 이런 책들이 좋아요. 다양한 소재를 사용한 콜라주 기법도 이 책에 딱이군요! 보관함에 담아갑니다~
참, 당선 축하해요. 이 바쁜 와중에 멋진 리뷰도 써주시공...^^

올리브 2010-03-12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선을 축하드려요 ^^
이 책 정말 좋더라구요.
여기 있다보니 이런 책들은 영어로 얼른 번역이 되어서 세계 각국 아이들에게 우리작가들의 멋진 솜씨를 알려주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어요.

짧은 그림책에 참 많은 내용이 함축된 책 같아요. 다양한 흉내말도 환상적이고요.
연우 양도 엄청 좋아하는 책이 될 것 같고요.

다음에 나올 책들도 기대된답니다. 또 한 분의 멋진 작가를 알게 된 것도 기쁘고요.
 
누에가 자라고 자라서 - 곤충아줌마가 들려주는 누에 이야기
정미라 지음, 박지훈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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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블로그 이웃 분이 아이가 원해서 누에를 키우고 있다며, 사진과 함께 올린 글을 보면서 어떻게 키울 엄두를 냈을까 싶어 대단하게 여겨졌었다. 실은 작은 아이가 키워보자고 한 생물 중에 하나가 누에인데, 꿈틀 꿈틀~ 거리며 기어 다니는 족속을 매우 싫어하는-손으로 만져야 되는 것도 아닌데- 엄마의 입장에서는 절대적으로 키우기 싫은 곤충이다.

 이 그림책은 주인공이 친구에게 얻은 누에를 키우면서 경험하는 일들을 담고 있는데, 이야기 속에 누에의 생활환- 알에서 깨어나 나방이 되고 알을 낳기까지의 과정-이 담겨 있다. 곤충아줌마라 불리는 작가가 실제로 누에를 키우면서 관찰한 경험을 이야기로 탄생시킨 이 작품이 첫 번째 그림책이라고 한다. <똥떡>, <고무신 기차>등의 그림을 그린 박지훈씨가 그림을 맡았는데, 전반적으로 정적이 느낌을 주는 화풍이라 더 생동감 있게 그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곤충박사로 불리는 아들(재진군)과 더불어 작가 분도 곤충을 무척 좋아해서 '곤충 아줌마'로 불린다는데 본문에도 그런 부분이 나온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소개글을 보니 곤충 아줌마 네는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매미, 호랑나비 등 별별 곤충들을 길러 본 모양이다. 누에는 쉴 새 없이 야금야금 먹고, 싸고, 한 잠 푹 자고, 또 먹고 싸고 자고~ 하는 일을 반복하는 동안에 자고 나면 (허물을 벗고) 큰 것을 눈으로 느낄 수 있는 속도로 쑥쑥~ 자라는 모양이다. 재진이 동생이 누에를 "먹보에 편식쟁이, 똥싸개"라고 지칭하였는데 딱 들어맞는 표현이다. ^^





 누에가 먹는 먹이는 오로지 한 가지, 뽕잎이다. 아무 잎이나 주어도 되는 것이 아니라 뽕잎만 주어야 하는데, 뽕나무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가 아닌지라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싶다. - 본문 글을 보니 재진이네 가족이 '국사봉'이라는 산에 가서 뽕잎을 딴다는 설정이던데, 그 곳이 거제에 있는 산이 아니고 국사봉터널 근처를 지칭하는 것이라면 집에서 크게 멀지 않은 곳이다. - 먹다 보면 손이며 입이 꺼매지는 오디(뽕나무 열매)를 우리 아이들도 할아버지 댁에 갔을 때 먹어본 적이 있을 텐데 무슨 맛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단다. 


 


 누에를 키우는 과정에서 가장 신기한 단계가 바로 누에들이 제 몸에서 하얀 실을 뽑아 고치를 만들 때가 아닌가 싶다. 꼬리에서 실을 뽑아내는 거미와 달리 누에는 입에서 하얀 실을 뽑아내어 집(고치)을 짓는다. 그 하얀 고치 속에 들어앉은 것은 번데기이다. 번데기... 과자가 흔치 않던 시절에 뜨끈하게 데워지고 있는 솥을 걸고 다니는 리어카에서 신문지나 폐지로 만든 종이 고깔에 담아 팔던, 하나씩 입에 넣던 그 것. 요즘 아이들은 징그러운 모양새 때문에 안 먹을 것 같다. 



 후반부에서는 고치를 뚫고 나온 나방이 짝짓기를 하여 알을 낳는 과정을 들려주고 있다. 그리고 본문 뒤에 '곤충 아줌마가 들려주는 누에 이야기'에서는 누에가 어떤 곤충, 양잠의 역사가 얼마나 되는지 알려 주는 정보페이지가 추가되어 있다. 누에의 일생을 그림을 곁들어 설명해 놓기도 하였고, 누에가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지도 알려준다. 마지막 쪽에 누에 박물관 및 체험관 정보도 담아 놓았다. (앞 속지의) 작가 및 그린이 약력을 적은 글 아래쪽에 적힌 사이트에 들어가면 누에를 기르며 관찰한 내용을 기록할 수 있는 관찰일기 양식을 다운받을 수 있다.

-  즐거운 관찰 활동을 도와주는 관찰일기 양식 다운로드: www.inbumo.com

 

 누에는 40여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알에서 유충, 그리고 성충으로의 변화를 모두 보여준다고 한다. 작디작은 알에 하나의 생명이 태어나 조금씩 자라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 하는 과정을 관찰하다 보면 알 하나하나마다 깃든 생명의 소중함과 더불어 생명의 경이로움을 절로 깨달을 것 같다. 이 책을 본 아이의 반응은 당연히 "키우고 싶어요!!"였는데, 다른 아이들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누에가 환경이 더러우면 잘 자라지 못하는 곤충이라고 했는데, 책의 그림을 보면 누에들이 뽕잎을 먹고 나서 배출한 초록똥으로 주변이 지저분해 보인다. 누에가 배출한 오물들을 치워야 하는지- 새 잎을 줄 때 한 번씩 청소를 해주는지- 그냥 두는지에 대한 부분은 언급이 없어서 궁금증이 인다.  (별점은 4.5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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