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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이 뭐예요? ㅣ 인권 그림책 3
기타 아키토 지음, 김선숙 옮김, 기하라 치하루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6년 8월
평점 :
절판
인권의 개념과 사례를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고 있는 인권 그림책 시리즈 중 세 번째 권. 1, 2권이 인권의 출발점이 되는 '나'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것을 시작으로 편견, 차별, 정상의 개념과 관련된 내용을 다루었다면, 3권은 우리 아이들이 실생활에서 어떤 문제들로 인해 인권을 침해 받는지를 구체적인 예가 담긴 이야기로 하나 하나 짚어보고 있다. 한 쪽 면에는 초등학교 4-6학년 연령의 아이들이 자신의 고민, 생각, 어려운 점을 풀어 놓고 있으며, 다른 쪽 면에는 다울이(햄스터)이란 캐릭터가 인권과 관련하여 문제점을 짚어보고, <유엔 아동 권리 협약> 조항을 인용하여 어린이들에게 어떤 권리가 있는지 들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내용을 살펴보면, 공부하느라 놀 시간이 없는 아이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인권 침해에 해당되는 왕따 문제, 가정 폭력 이야기를 통해서는 생명과 신체의 안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선생님의 편애 문제와 축구를 하려던 여자 아이의 이야기를 통해서는 평등권과 성에 따른 고정관념이나 차별, 여성의 인권 등에 대해 들려주고 있다. 그 외에 장애인의 인권, 양심 및 종교의 자유, 집회 및 결사의 자유, 표현과 정보의 자유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다. 또한 사생활 보장의 권리, 환경에 대한 권리와 평화롭게 살 권리 등 우리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문제와 관련된 인권에 대해 조목조목 알려주는 책이다.
자신들이 실생활에서 겪고 있거나 겪을 수 있는 문제들을 대신 말해주고 있어서인지 두 아이 다 시리즈 중 이 책을 가장 관심 있게 보았다. 아이들의 생각이 넓어지게 해주는 이야기들도 있어서 나 역시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부모 입장에서 가슴이 뜨끔해지는 부분들도 있었다. 아이들의 인권이 중요한 것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나를 비롯한 많은 부모들은 자식의 성공적인 미래에 큰 비중을 두다 보니 우리 아이들이 보장받아야 할 인권 부분에 대해서 소홀해지거나 무사하는 경우가 많다. 미래를 위해서는 무조건 부모님 말씀을 잘 듣고-옳으나 그르나- 다른 것에는 관심 갖지 말고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 말을 듣고 자란 우리 아이들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도 말할 기회도, 의지도 갖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솔직히 아이나 어른이나 자신의 권리를 온전히 보장받기는 어려운 세상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존엄한 한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인식하고, 알고 있다면 권리의 주체가 되어 자기에게 부여된 권리를 보호받기 위해 좀 더 소리 높여 말할 수 있지 않겠는가. 어른들은 이런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상충되는 부분들을 풀어나가는 방안도 모색해 보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