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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자꾸 모양이 달라지네 ㅣ I LOVE 그림책
팻 허친스 그림 / 보물창고 / 2006년 10월
평점 :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인 블록 놀이를 소재로 한 글자 없는 그림책. 그림책마다 특색 있는 그림 스타일을 선보이는 팻 허친스의 작품으로 이번 그림책도 깔끔한 흰 여백이 선명한 색감의 블록들을 돋보이게 하여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원제는 "CHANGES, CHANGES"로 여자, 남자 모양의 두 블록 인형이 여러 가지 모양의 블록을 쌓아 집을 만들기도 하고, 불이 나자 블록을 옮겨 소방차를 만들어 불을 끄기도 한다. 뿌린 물로 바다가 생겨나자 블록으로 배를 만들어 항해를 하기도 하고, 땅에 도착해서는 다시 블록을 이리저리 옮겨 트럭으로 만들기도 하고, 레일 위를 달리는 멋진 기차로 변신하기도 한다. 두 인형이 힘을 합쳐 블록을 옮겨가며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 내는 모습이 꼭 우리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블록 놀이는 규격이나 자리, 형태가 정해져 있지 않은 놀이라 생각하고 만드는 이에 따라 갖가지 사물의 형상을 드러내고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네모 블록 하나 세우고 그 위에 세모 블록 하나 얹으면 집 하나가 완성되기도 하고 길이가 다른 블록 두세 개를 쌓아 올리고 원기둥 블록 하나 세우면 칙칙폭폭~ 달려가는 기차가 되기도 한다. 아이 손에 의해 성이 나타나기도 하고, 자그마한 마을이 세워지기도 하고, 어떤 날은 바다가 되기도 한다. 다른 날에는 그 블록들로 또 다른 것들을 만들며 노는 아이들. 아이들은 그렇게 날마다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고, 즐기며 성장해 가는가 보다.
블록을 갖고 노는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보면 단순한 모양들의 블록으로 어쩌면 저렇게 재미나게 노는가 싶어 신기해지곤 한다. 우리집 아이들은 요즘도 가끔 블록 놀이를 하는데 둘이서 이것 저것 만들면서 "언니, 이건 내 집이야~", "그럼 여기는 시장이라고 하자." 하며 종알종알 참 재미나게도 논다. 초등학생이라 이 그림책이 싱겁게(?) 여겨질 만하다 싶었는데 얼른 집어서 열심히도 본다. 책에 대한 의향을 물어보니 재미있다는 말과 함께 "글자가 없어도 그림 보면서 이야기 만들어 낼 수 있잖아요."라는 답을 돌려 준다. 만들 때마다 달라지는 블록 놀이처럼 지어낼 때마다 달라지는 이야기... 글자 없는 그림책의 묘미가 바로 그런 점 아니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