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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강아지가 따라와요 -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63 ㅣ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97
고바야시 요시 지음, 방연실 옮김 / 마루벌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길을 걸어가는 한 남자 아이의 뒤를 낯선 강아지가 졸졸 따라오는 모습과 반대로 아이가 그 강아지 뒤를 졸졸 따라가게 되면서 친구가 된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사실 그림을 보면 덩치가 제법 커서 강아지라고 하기보다는 개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듯.) 각 장면 당 짧은 문장이 한 줄 정도 나오는지라 글 분량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지만 "따라오지 말라니까." , "어, 여기가 어디지?", "모르는 강아지를 따라가요. 졸졸." 등과 같이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문장이 그 말을 하는 아이의 상황를 잘 드러내고 있다.
아이는 모르는 강아지가 졸졸 따라오자 따라오지 말라며 도망도 가고, 숨어도 보지만 강아지는 계속 따라온다. 아이는 너무 열심히 도망치느라 낯선 곳으로 가는 줄도 모르다가 길을 잃게 되는데 그러자 이번에는 강아지가 자기를 따라오라는 듯이 뒤로 아이를 쳐다보며 어디론가 간다. 강아지를 따라 아까와는 반대로 길을 거슬러 올라가 자신이 알고 있는 곳으로 되돌아오게 되자 그제서야 활짝 웃는 아이. 사내 아이와 강아지, 이 둘은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가 되어 있다.^^
이 책을 볼 때면 아주 오래 전에 집에서 길렀던 강아지 몽몽이가 생각난다. 어둑어둑해질 때까지 형제들과 놀이터에서 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바로 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모르는 강아지가 우리를 졸졸졸 따라 오는 것이었다. 냉큼 데려가서 키우고 싶을 정도로 너무 귀여웠지만 그래도 어미가 있는 집으로 찾아가라고 손을 내젓기도 하고, 붙잡아서 몸을 반대로 돌려주기도 했지만 사실 그 녀석이 우리를 따라오는 것이 너무 좋아서 계속 따라 와주길 바라는 마음이 컸었다. 강아지도 그런 우리 마음을 눈치 챘던 것일까? 결국 자기 집을 찾아가지 않고 우리 집까지 따라온 그 강아지를 주인을 찾아주기도 어렵고 해서 집에서 기르기로 결정하고는 얼마나 기뻐했던지...
저자도 어릴 적 늘 함께 지내던 강아지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 한 번쯤 동물과 관련된 경험-물론 무서운 경험 말고!-이 있는 것도 이 다음에 좋은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아이가 가는 길에 있는 "맛있는 맥주"라는 광고판이 좀 거슬렸다. 유아들도 보는 그림책이니만큼 술 보다는 음료수 종류의 광고판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