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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찌 축구단, 축구왕 되다 ㅣ 작은거인 7
크리스티안 틸만 지음, 도복선 옮김, 한스-유르겐 펠트하우스 그림 / 국민서관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월드컵 열기가 온 나라를 달아오르게 만들고 있는 2006년 6월. 운동에는 큰 관심이 없던 나도 우리나라 경기가 있던 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TV를 보면서 골을 넣기 위해 온 힘을 다해 구장을 뛰어다니는 선수들과 골의 향방을 눈으로 쫓으며 열심히 응원했다. 경기장에서 혼신을 다해 뛰는 선수들과 작전을 짜고 선수들을 지도하며 구장 바깥에 서서 선수들을 독려해주는 코치(또는 감독), 그리고 선수들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승리를 염원하는 모습은 감동적이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며칠 전에 축구를 주제로 한 동화책 한 권을 읽었다. 주인공인 토니가 소속된 축구팀을 이끄는 섀퍼 코치는 노골적으로 몇몇 선수들을 편애하며 선수에 따라 '얼간이'와 '복덩이'로 지칭한다. 팀을 이끄는 감독이나 코치는 선수들의 개별적인 특성이나 기질을 찾아내고 팀원간의 화합을 유도하는 등 공정함을 가지고 선수들을 지도해 나가야 할 의무를 지닌 사람이다. 그런데 이 코치는 선수가 어느 위치가 더 잘 맞는지 살피지도 않고, 경기 중인 선수를 독려하기보다는 실책을 범한 선수에게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욕을 해댄다. 선수도 한 사람의 인격체인데 그런 식으로 무시를 당하고 지시하는 데로 무조건 따라야만 한다면 지도하는 사람을 신임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가 없다.
결국 얌전하던 클레멘스가 반발하며 코치에게 대들다 팀에서 쫓겨나는 사태가 발생하고, 친구를 변호하려다 화가 난 토니도 팀에서 나와 버린다. 토니는 부모님과 친구들, 골목에서 축구를 하던 아이들을 설득하여 새로운 축구팀 '슈퍼 키커스'를 만드는데 그 과정에서 친구였던 빈츠와 사이가 점점 틀어지게 된다. 한편 새 축구팀은 지도해 주는 코치가 없다보니 선수들 간의 단합이 되질 않아 첫 번째 경기를 엉망진창으로 치르고 만다. 축구에 대한 열정은 있으나 열정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는 없는 노릇... 결국 코치를 구하기 위해 체육대학에 쪽지를 붙이고 며칠 뒤 연락이 오는데, 오~ 놀랍게도 여자 코치 선생님이다! (남자만 코치가 되어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다는 편견을 버려~~)
이 작품은 권위적인 코치에게 억눌려 지내기보다는 선수들을 모으고 책을 보고 훈련 방법을 공부하는 등 스스로-부모의 도움도 받긴 하지만-의 힘과 노력으로 새 축구단을 만들고, 꿈과 열정을 가지고 팀을 위해 노력하게 되는 등 아이들이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편견이나 고정관념에서 탈피하도록 여자 코치를 등장시킨 점도 특색 있게 다가왔다. 아이들이 꼴찌 축구단에서 축구왕이 되는 토미와 '슈퍼 키커스' 팀을 통해 자신의 꿈을 이루어 나갈 힘과 열정, 용기 등을 얻기를 바란다.
- 초등 4학년인 큰 딸아이가 이 책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던데, 축구 경기 설명 장면에 경기 용어-수비수, 공격수, 미드필드, 패스, 프리킥 등-가 종종 등장하는지라 아이가 어려워하지 싶어서 굳이 강권하지 않고 조금 뒤로 미루어 두었었다. 이번에 "대한민국"을 열심히 외쳐대면서 우리나라와 토고간의 경기를 응원하는 동안 축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듯하니 조만간 한 번 더 권해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