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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쓰고 인사해요 ㅣ 세계는 내 친구 3
국립한경대학교 디자인학부 지음, 이혜경 그림 / 보림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네모반듯한 판형으로 제작된 일반 책들과 달리 왼쪽 하단을 5x6cm 가량 움푹 파낸 형태의 이 그림책은 책에 '모자' 의 개념을 도입한 독특한 놀이그림책이다. 유아들이 자주 보고, 가지고 놀 수 있도록 단단한 보드북 형태로 제작되었으며 실제로 모자를 써보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하기 위해 빈 공간을 둔 것이다. "세계는 내 친구'라는 소제목처럼 책에 그려진 세계 여러 나라의 전통적인 모자와 그 나라의 인사말을 표기해 놓은 점이 특색있다. 우리나라, 몽골, 베트남, 인도, 러시아, 네덜란드 등 9개국의 전통 모자를 쓰고 그 나라의 언어로 인사말을 건네는 것도 재미있고, 거울로 자신의 모습을 살피거나 사진을 찍는 맛에 자꾸 자꾸 펼쳐보게 하는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왼쪽 책장 상단에 작은 크기로 그 나라의 국기 및 나라와 모자에 대한 간략한 소개글이 세줄 정도 실려 있는데, 이 부분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각 나라에 대한 이야기나 모자 이름, 용도 등에 대해 말해 줄 때 참고로 할 수 있다. 유아들이 책을 펼쳐 들고 빈 공간이 이마에 오도록 들면 모자를 쓴 것 모습이 되는데, 이 책을 활용하는 방법을 알게 되자 아이는 거울 앞에 서서 이 모자, 저 모자를 써보면서 자기 모습을 살피기도 하고, 책에 적힌 인사말을 외워서 나에게 인사를 건네 오기도 했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마지막 장을 펼쳤을 때 모습을 드러내는 화려한 공작 깃털 모자가 아닐까 싶다. 다른 모자들은 그림으로만 그러져 평면적으로 보이는데 비해 공작 깃털 모자는 팝업 형식로 제작되어 책을 펼쳤을 때 입체적인 형태를 보이는지라 더 근사해 보인다. 브라질 삼바 축제 때 젊은 여인들이 이런 화려한 모자를 쓰고 삼바춤을 추지 않던가. "앗, 엄마, 책을 펼치니까 표지 그림도 모자가 되요!"하면서 신기한 듯이 이리저리 책을 살펴보던 아이 역시 공작 깃털 모자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하면서 그걸 머리에 쓰고는 사진을 찍어달라고 졸라대기도 했다.
모자 주변에는 그 나라의 문화적인 특성을 느낄 수 있도록 각 나라의 대표적인 건축물이나 문양, 생활상을 담은 그림들로 채워져 있다. 앞서 언급한 인사말도 각국 언어로 작게 표기되어 있고 그 위에 좀 더 큰 글자로 한글 발음이 표기 되어 있는데, 이 책 덕분에 나도 9개국 인사말을 알게 되어 남편에게 러시아어로 인사를 건네보기도 했다~.(뭔 소리는 반응만 돌아왔지만.. ^^;) 한경대 디자인학부 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반영해서 제작된 책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어린이 도서의 질적인 향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 더욱 이 책의 가치가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