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마루벌의 새로운 동화 7
피터 시스 지음, 엄혜숙 옮김 / 마루벌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작품은 자신의 아버지가 길을 떠나 티베트에 당도하여 겪었던 일들과 아버지가 중국 쪽으로 떠난 시기의 피터 사스 자신의 기억을 모티브로 하여 만든  작품이다. 아버지가 서재의 책상 위에 놓아 둔 빨간 상자 속에 든 것은 글과 그림과 지도로 가득 채워진 기억의 무덤- 아버지의 일기장이다. 영화 감독이었던 아버지는 소련이 체코슬로바키아를 점령하고 있던 시기에 영화 제작 부대에 차출되어 중국의 서쪽 지방으로 향한다. 그 곳에서 아버지는 수천 명의 노동자들이 동원되어 도로를 만들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되고, 이후 우연한 사고로 영화 제작팀과 헤어져 길을 잃게 된다.  아버지가 중국으로 간 시기는 1950년대 티베트가 중국과 서양 문명의 침략 위기에 놓인 때로, 아버지는 도로 건설 이후 티베트에 닥칠 변화를 걱정하며 달라이 라마에게 이 사실을 알리려 애쓴다. 

 독자는 아버지가 자신의 경험을 기록한 일기를 통해 티베트 인들의 민족성과 창조 설화, 즐기는 운동 경기, 가옥의 특색,  스투파의 구조, 그리고 티베트 인들의 문화와 신앙 등을 엿볼 수 있다. 그 다음으로 아버지가 어린 피터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아이 자신이 관찰자 시점으로 들려주는 부분은 아버지의 경험에 아이의 상상력이 결합되어 좀 더 환상적인 느낌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피터가 아버지의 서재에서 일기를 읽어나가고 있는 현재의 시점이 교차되고 있는데 이러한 구성이 몇 차례 반복되고 있다. 그림 또한 몇 가지 형식의 그림이 반복되고 있는데, 네모 안에 그려진 원형의 티베트 관련 문양, 빼곡히 적은 종이들을 나열한 바탕 위에 오버랩된 독특한 그림, 몽환적인 이미지와 특정한 주제를 반영하는 색조로 물든 아버지의 서재,  티베트의 풍경을 담은 그림 등이 글의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다.

아이가 책을 보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은 것은 책 내용 중 사람 얼굴을 닮은 물고기에 대한 이야기(새파란 호수)와 달라이 라마의 집(포탈라)이 나오는 부분으로 포탈라에는 앞서 서재를 물들였던 네 개의 색으로 대표되는 각각의 방이 존재한다. 피터 사스는 자신이 가본 적이 없는, 그러나 아버지를 통해 알게 된 티베트를 그림책 속에 담으며 그 곳에 머물렀던 아버지의 기억과 흔적을 되새겨 보았으리라....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지도 모른다"라는 말이 가슴에 남는 그림책이다.

-참고로 출판사는 이 책의 대상 연령을 초등학교 3학년 이상으로 잡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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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s 2006-01-24 0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책값이 꽤 비싼 편이네요.

반딧불,, 2006-01-24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마스님 그림책들은 거의 비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