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으로 떠난 여행 그림책 보물창고 7
크빈트 부흐홀츠 지음,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정말 멋진 그림이야!", "참 잘 만들었네~"', "정말 잘 쓴 글이구나." 
한마디 말이지만 누군가로부터 칭찬을 듣고 자신을 인정해 주는 이가 있어 얻게 되는 기쁨은  삶의 커다란 원동력이자 앞으로 끌어 주는 힘이다. 구닥다리 안경을 쓴데다 뚱뚱한 탓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는 '나'를 "예술가 선생"이라고 불러 주는 막스 아저씨의 칭찬 한 마디가 바로 그런 경우이지 않을까 싶다.  가사는 없으나 노래 부르는 것을 즐기고, 바이올린 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주고, 종종 환상적인 이야기나 허무맹랑해 보이는 이야기를 들려주곤 하는 막스 아저씨... 

  아이가 막스 아저씨의 화실에 가서 하는 일들을 읽으면서 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런 이웃을 곁에 두고 산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 하는 생각과 부러움... 아무 말 없이 찾아가 굳이 어떤 말을 건네지 않고도 오후 내내 지내다 와도 좋은 곳. 그 곳에서 숙제도 하고, 그림을 그리며 상상을 펼치고, 책꽂이에 꽂혀 있는 많은 책들 중에서 내가 보고 싶은  재미난 책을 골라 한없이 취하고, 흠뻑 빠져들고... 아,  한 명이라도 좋으니 정말 이런 친구를 이웃으로 두고 싶다. (요리를 못하는 내 경우에는 맛있는 음식도 나눠 주는 친구나 이웃이면 금상첨화겠다. ^^*)

막스 아저씨는 화가이다. 순간을 수집하는 화가.... 아저씨는 떠나기 전까지 아이에게 그림을 보여주지 않지만 가끔씩 그림에 다가서는 법을 일러주는 말들을 들려주곤 한다.  그림에 다가갈 수 있게 해주는 길이라... 이 책에 실린 그림에 다가가는 길은 어떤걸까? 그림 옆에 적힌 글들은 딱히 줄거리를 지니고 있지 않는 것이 마치 불현듯 떠올라 얼른 써두는 것 어떤 생각이나 글처럼 단편적이다. 막스 아저씨의 그림 또한 그 한 순간의 생각이나 자신이 본 것, 상상, 기억 등을 담아둔 것이리라...  눈코끼리든 사자든, 그리고 하늘을 나는 마차든 어느 순간 막스 아저씨의 마음이나 기억 속에 존재했던 것이기에 그 순간을 그림으로 담아낸 것이다. 한 장 한 장 넘겨 가며 보게 되는 그림들이 참 근사하다.

멋진 그림이 어우러진 이 책을 보면서  그의 그림 속에 머물러 있는 순간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그리하여 나도 그림 속으로 여행을 떠나 다른 세계를 여행하고, 새로운 것을 체험하고, 지금의 나와 다른 모습의 누군가가 되어 본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을 읽으며 기억, 추억, 상상, 음악, 감정 등의 무수히 많은 것들을 표현해 내는 글처럼 그림 속에도 이 모든 것들이 담길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처음에 볼 때만 해도 초반에 글이 많아서 내용이 무척 길거라 지레 겁을 먹었는데 중간부분은 거의 그림과 서너줄의 문장으로만 되어 있고 후반부의 글 또한 초반보다 적은 분량이다.  주인공의 회상으로 시작되는 초반부 몇 개의 그림은 흑백톤으로, 막스 아저씨의 그림이 나오는 부분부터는 컬러 그림으로 이루어져 대조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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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5-11-15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 좋아하는 화가랍니다 ^^
부흐홀츠 만세!

레프리컨 2005-11-15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관함에만 담아 놓고 있는 책이데, 빨리 사서 보고 싶게 만드시는군요~^^

인터라겐 2005-11-15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눈에 쏙 들어오는 책이죠... 저두 보관함에 넣어 두었어요.. 빨리 보고 싶지만 요즘은 책을 통 안읽는 바람에 무서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