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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 칼릴 지브란 우화집 ㅣ 동화 보물창고 11
칼릴 지브란 지음, 신형건 옮김, 조경주 그림 / 보물창고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옮긴이의 말에 보면 칼릴 지브란이라는 작가를 아느냐고 물을 때 "예전에 책을 무척 좋아한 어른들이라면 금새 고개를 끄덕일 것입니다."라는 글이 있는데 그 문장에 고개를 끄덕인 걸 보면 나도 책을 무척 좋아하는 축에 드는 것 같다. ^^* 칼릴 지브란... 그의 책을 읽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던 시절 있었다. 나 또한 그 시절에 <예언자>를 읽었으리라.. (다른 책들도 봤을지 모르나 세월이 많이 흘러 기억나지 않음.^^;;) 유명한 작가들 중에 어린이를 위한 책을 쓴 분들이 종종 있는데 칼릴 지브란이 어린이를 위해 따로 쓴 책은 없다고 한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방랑자>와 <광언>에 실린 우화중에서 옮긴이인 신형건씨가 어린이들도 읽어보면 좋은 것을 골라 엮은 책이다.
내가 아는 말 중에 "아끼면 똥 된다"는 표현이 있는데, 이는 무엇이든 적재적소에 쓸 줄 알아야 그 가치가 있지, 아낀답시고 무작정 쟁여 놓아보았자 결국 아무 쓸모가 없게 되어버린다는 의미를 담은 말이다. 이 책에 나오는 <아주 오래 된 포도주>도 이에 해당되는 글이지 싶다. 아주 오래 된 포도주 항아리를 가진 부자는 하잘 것 없다는 이유로, 술의 가치를 모른다는 이유로 술 항아리를 열지 않았으며, 왕자에게도 내놓기 아까운, 너무도 귀한 술이니만치 일반 사람들은 눈에 찰리가 없다. 그러나 정작 그 포도주를 마신 것은 그의 장례식에 참석한 이웃 농부들이다. 부자가 그리도 귀하게 여겼던 포도주지만 농민들에게는 그 또한 평범한 포도주일 뿐이었던 것이다.
첫번째 글인 "옷"은 아름다움과 추함이 옷을 바꿔 입자 어떤 이는 잘못 알아보지만 이전에 아름다움의 얼굴을 눈여겨 본 이는 걸치고 있는 옷과 상관 없이 아름다움을 알아보며, 추함이 아름다움의 옷을 입었다 하여 속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겉치레에 현혹되지 않고 대상의 본질을 파악하고 깨달을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이리라.. 어린이를 위한 우화집이라고는 하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내용들이다. 옮긴이의 말처럼 그의 우화가 전달하고자 하는 교훈이 쉽게 다가오지 않기에 읽고 또 읽어보아야-나 또한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다. 그리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아야 한다. 문득 '그의 우화도 이솝의 우화처럼 시대를 초월하여 공감을 얻고, 오래도록 전해질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 우화와 함께 실린 그림들을 보면 푸른색 계열을 쓴 것들이 눈에 많이 띄던데 추상적인 듯하면서도 몽환적인 느낌을 준다. 책을 보던 아이가 <유진과 유진>의 책표지에 나오는 그림과 유사한 그림이 나온다고 아는 척을 하길래 찾아 봤는데 그 책의 표지도 이 책의 삽화를 담당한 조경주씨가 그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