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이불 비룡소의 그림동화 59
앤 조나스 지음, 나희덕 옮김 / 비룡소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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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도, 내용도 참 예뻐서 아이가 있는 지인께 선물한 그림책이다. 처음 이 책을 펼쳐 들고 그려진 조각 이불을 보니 너무 예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이 조각 이불은 아이가 태어나서 처음 썼던 커튼과 침대 이불, 아기 때 입던 잠옷, 세 살 되던 생일날 입었던 윗옷, 가장 좋아하던 바지, 샐리(인형)를 만들 때 썼던 헝겁 등의 조각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마치 작은 마을같은 이불을 덮고 자자니 잠이 올 것 같지 않다는 아이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된다. 그런 이불 덮고 있자면 한 조각 한 조각에 시선이 머무를 때마다, 손길이 스칠 때마다 이런 저런 추억을 떠올리느라 밤을 새지 않을까.. 아이의 소중한 기억들이 담겨져 있는 조각 이불을 만들어 준 엄마가 있다면 정말 아이가 자라는 한순간 한 순간을 놓치지 않았던 사람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뭐랄까, 이불이 마치 하나의 '육아 일기'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속표지 그림 속에 등장하는 재봉틀을 보니 기억이 새롭다. 요즘은 자동식 재봉틀이 대부분이지만 내가 아는 재봉틀은 발판(패달)을 열심히 밟아야 바늘이 움직이는 것이다. 친정 엄마가 예전에 옷 만드는 일을 하신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사용하던 것이라고 한다. 내가 큰 후로 딱히 사용하시는 걸 본 적이 없지만 손때 묻고 세월의 정이 담긴 그 재봉틀을 사용하지도 않으시면서 버리지 못하시고 놔두고 계시는 것이다. 그 재봉틀에 자신의 젊은 시절의 기억들을 고이 담아두어 보실 때마다 그 시간들이 떠오르시기 때문일까?  시어머니도 비슷한 구식 재봉틀을 가지고 계신데, 실제로 그것을 사용해서 치마 허리도 늘리시고, 바지단도 고치신다.

  이 책을 보니 우리 아이에게도 이처럼 소중한 기억들이 담긴 조각 이불을 하나 마련해 주고 싶어졌다. 아이의 어린 시절이 담긴 한 조각 조각 하나 하나를 이어 붙이면서 그 때를 하나 하나 회상해 보리라.  소중한 추억을 꿰맨 조각이불을  만든 엄마도, 그걸 덮고 자는 아이도 참 소중하게 여기지 않겠는가... 퀼트를 배워보고 싶었는데 아직 배울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이래 저래 이 그림책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가끔은 서툰 손바느질로나마 아이들이 가지고 놀 인형같은 것을 만들어 주곤 하는데 우리 아이들이 이 인형을 좋아하고 오래오래 간직했으면 좋겠다. 커서도 그 인형을 보고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날 기억해 주길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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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5-03-18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각 이불처럼 아기자기한 기억이~ 묻어나는 느낌의 글이네요~ 저도 이 책 있는데...엄마들이라면... 아이에게 선보이고 싶을 만한 책일듯!

울보 2005-03-18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책을 읽고 같은 생각을 했는데..
정말 좋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