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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스 빈, 걱정하지마! ㅣ 클라리스 빈의 학교생활 3
로렌 차일드 지음, 김난령 옮김 / 국민서관 / 2007년 11월
평점 :
나는 걱정이 참 많다. 어제는 저 걱정~, 오늘은 이 걱정~. 뭔 걱정이 그리 많은지 한숨을 달고 사는 것 같은데, 그래서 나 자신에게 붙인 별명 중에 하나가 '걱정쟁이'이다. 어떨 때 보면 내가 일부러 걱정거리를 만들어서 걱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즉 걱정하기 위해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 때가 있다. 늘 걱정거리에 휩싸여 있는 나와 달리 신나게 노는 아이들 모습을 보게 되면 '너희들이 무슨 걱정거리가 있겠냐~'라는 말을 하게 된다. 생각해 보면 아이들이라고 왜 걱정거리가 없겠는가. 어쩌면 우리 아이들도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최악의 걱정거리'를 안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번 책에서는 걱정거리에 둘러싸인 클라리스 빈을 만날 수 있다. 클라리스는 "최악의 걱정거리 기록장"에 걱정거리들을 적는다. 클라리스의 걱정거리 1번은 '무한대'이다. 변화가 생기는 것도 걱정. 따분해서 사망 직전까지 가는 것도 걱정. 평소처럼 행동하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걱정.... 클라리스의 주변에 걱정거리들인 점점 늘어만 간다. 꽈배기처럼 꼬인 인생에 자꾸 시련이 닥쳐오니 잠도 제대로 못 자게 된 클라리스는 세상이 더욱 암울하게 느껴진다.
중반까지는 약간 지루한(혹은 지겨운) 기분으로 읽었다. 내용이 재미없어서라기보다 우울한 이야기, 고민거리를 계속 듣다 보면 내 기분까지 울적해져서 그만 듣고 싶어지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랄까... 중후반으로 들어서고서야 작가가 클라리스 뿐만 아니라 독자도 앞서 펼쳐졌던 오해의 상황 속으로 끌어들였음을 깨닫고 앞부분을 들추어 보게 될 것이다.
- 클리리스 빈은 책 속의 등장인물인 '루비 레드포트'라는 소녀 탐정의 열렬한 팬이다. 이번에 클라리스가 보고 있는 책은 '루비 레드포트의 최악의 상황에서 살아남는 법'이다. 명탐정 루비가 문제에 생겼을 때-현실에서 그런 일을 겪을 일은 거의 없겠지만~- 어떤 해결책을 해주는지도 이 책의 재미를 높여주는 요소가 아닐까 싶다.
이 책에도 나오지만 걱정거리를 공책에 적어 보면 아무리 심각해 보이는 고민도 그다지 심각해 보이지 않게 되고, 그 일이 해결될 때마다 표시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걱정만 하고 있느라 기운 빼지 말고 현재 내가 안고 있는 심각한 고민거리들을 한 번 적어보자. 그리고 그 고민이 과연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인지, 해결 방법은 없는지 생각해 본다면 걱정의 무게도 줄어들고, 가짓수도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당장 걱정쟁이인 나부터 실천해 보아야 할 듯~. 아,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최악의 걱정거리를 해결하는 방법은 이 책 마지막 장에 실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