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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낙하 ㅣ 미래그림책 52
데이비드 위스너 지음, 이지유 해설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자유 낙하>는 글자 없는 그림책으로, 한 사내아이가 꾸는 꿈을 한 편의 영화처럼 그림으로 펼쳐놓고 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절묘하게 연결되어 있는 장면들과 많은 장치들이 보는 즐거움을 한껏 선사하고 있는 작품이다. 각 장면에서 소년을 꿈의 세계로 이끈 지도를 찾아보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을 듯! 현실과 꿈의 세계에 따라 책장의 여백을 달리 둔 점도 특색 있다. 첫 장면에는 그림의 네 면에 여백이 있지만 꿈이 시작되면서 양 쪽 책장에 여백이 사라지고 그림으로 채워져 있다. 이는 꿈이 이어지는 것을 표현한 장치로 소년이 잠에서 깨는 장면에 다시 그림에 사각의 여백이 나타난다.
첫 장면에서 책을 보다 잠든 소년을 볼 수 있는데 소년이 안고 잠든 지도책에서 지도 한 장이 날아가면서 꿈의 세계가 펼쳐진다. 소년이 덮고 있던 체크 무늬 이불은 논밭이 있는 들판이 되었다가 체스판으로 이어진다. 이 때 등장하는 세 인물(?)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체스의 룩이 성의 일부가 되고, 성벽이 용의 꼬리와 몸뚱이로 이어지면서 다음 장으로 넘겨가면 낯익은 용의 얼굴을 볼 수 있다. 나무들인가 싶으면 어느 사이에 세워져 있는 책이 되고, 열린 책 장 사이로 빠져 나오면서 소년은 소인국의 걸리버가 되기도 한다.
돼지를 타고 절벽 길을 가기도 하고, 나뭇잎(혹은 새)을 타고 바다 위를 날기도 하는 등 꿈 속에서의 모험은 환상적이고 짜릿함 그 자체이다. 그리고 모든 장면이 연결되면서 이어지는 덕분에 글자가 없어도 책을 보는 묘미가 탁월하다. 아침이 되어 소년이 잠을 깬 장면에서 소년의 주위에 있던 물건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꿈 속에 등장했던 것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바로 이러한 절묘한 구성이 이 책을 보는 독자로 하여금 탄성을 지르게 만든다. '과연 데이비드 위스너!'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그림책~~.
<구름 공항/2000년 칼데콧 아너 상>이라는 그림책으로 잘 알려진 데이비드 위스너에게 칼테콧 아너 상의 영예를 처음으로 안겨준 작품이 바로 <자유 낙하(1989)>이다. 작품 년도 순으로 보자면 우리나라에서는 다른 작품들에 비해 뒤늦게 출간된 셈이다. 그 후 <이상한 화요일(1992)>, <아기 돼지 세 마리(2002)로 두 번이나 더 칼테곳 상을 수상하고, 올해에도<Flotsam>이라는 작품으로 칼데콧 상을 받았다고 하니 가히 칼데콧에서 총애하는 작가라 할만 하다.
* 아이가 책 제목이 내용의 느낌과 그다지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언급을 함. 원제인 "FREE FALL"을 충실하게 번역하긴 했는데 내용을 좀 더 잘 드러낼 수 있는 제목을 다는 게 어땠을까 싶다. - 어느 분이 알려주신 바에 의하면 <그림책 사냥을 떠나자/이지유>에서는 이 책을 "꿈 속으로 훨훨"이라는 제목으로 풀어서 소개해 놓았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