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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에 사는 산타 할아버지 ㅣ 0100 갤러리 19
에르빈 슈트리트마터 글, 클라우스 엔지카트 그림, 임정은 옮김 / 마루벌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화자가 어렸을 적의 어느 크리스마스 무렵의 추억을 들려주는 형식의 이야기로, 색다른 산타와 산타의 존재를 믿는 아이들의 순진한 면모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저자는 독일 사람인 에르빈 슈트리트마터로 이 책을 통해 독일에 전해 오는 루프레히트(산타의 조수)'라는 인물의 특징과 풍습을 엿볼 수 있다. 세밀하게 그린 화풍이 눈에 익어서 살펴 보니 <네 아이들의 세계일주>, <빌헬름 텔>의 삽화를 그린 클라우스 엔지카트가 그림을 그렸다.
동네 청년들이 '루프레히트' 흉내를 낸답시고 마을을 돌아다니며 아이들을 겁주고 망나니 짓을 하자 다음 해부터는 아기 예수님이 마을을 돌게 된다. 그런데 이 아기 예수님의 복장이나 등장 인물들의 대사를 보면 살짝 웃음이 나올 수 밖에 없다. 레이스 달린 옷에, 버찌 장식이 달린 모자와 하얀 신부 구두 차림에 어쩐지 이웃집 누나를 닮은 것 같은 아기 예수님~.
아이들은 크리스마스에 산타 할아버지에게 선물 받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손꼽아 기다린다. 부모들은 그런 아이들의 기대 심리를 담보로 삼아 떼쓰거나 말썽부리면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 안 주신다는 말로 아이들의 행동에 제약을 가하곤 한다. 나 또한 12월이 가까워 오면 그리 하곤 하였으니... (^^)> 어머니는 아기 예수님 작전이 무효로 돌아가자 산타 할아버지가 집 지붕 밑 다락방에 이사 왔다는 말씀을 하신다. 그리하여 아이들은 산타 할아버지의 점심을 가져다 드리는 임무를 맡게 되는데...
달그락거리는 소리, 깨끗해진 접시, 형제가 먹는 점심 설거지까지 도와주시는 너무너무 고마운 산타 할아버지!! 주인공은 산타 할아버지의 마음에 드는 아이가 되기 위해 애쓰는, 순수한 동심으로 곧이곧대로 믿는 아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초등학생 정도 되면 산타의 존재를 믿지 않는(혹은 믿는 척 하는.. ^^;) 아이들이 많다던데, 열 살이 될 때까지도 산타의 존재를 믿으며 "정말 산타가 있냐"고 물어 보곤 하던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이 책을 보았다.
산타의 존재가 궁금했던 '나'는 꼭 산타 할아버지를 보고 말겠다는 생각에 상자 뒤에 숨어서 기다리는데.... 아이는 무엇을 본 것일까?? 주인공은 자신이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봄이 올 때까지 비밀을 숨긴다. 그리고 5월이 되어 마침내 밝히는 진실에 독자들 또한 한껏 기쁜 마음으로 즐거워하게 된다.
화자가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회상하는 형식이라 어른들은 이 책을 보면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게 된다. - 나는 기대가 무너져 무척이나 서글펐던 어느 크리스마스가 늘 떠오른다. 아이와 함께 책을 보며 자신에게 가장 잊혀지지 않는 크리스마스는 언제였던 지를 떠올려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