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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언니네는 서울로 올라가고 우리는 산정호수 근처 관광지를 들르기로 했다.
산정호수에서 1시간 정도 가면 고석정이란 곳이 있다. 고석바위앞에 세워진 누각을 말하는데 강이 돌아나가는 풍광이 대단히 아름답다. 이 정자 건너편에 임꺽정이 석성을 쌓고 숨어살았다 하여 유명해진 곳이다.
참 우리 조상들 자연을 즐기는 건 끝내준다 싶게 전망이 아름다운 곳에 정자가 서 있다. 다만 지금의 정자는 새로 건립한 것이라 시멘트 정자란게 영 맘에 걸렸다. 또 고석정 근처가 하필이면 철의삼각전적지라 고석정 입구에 흉물스러운 철의삼각전적관이 방치되어 있다. 혹시나 싶어 들어가 봤는데 방치되어 있다는 말 밖에 쓸 수 없을 정도로 낡은 자료들이 아무렇게나 널려 있었다. 고석정의 아름다운 경치로 한껏 고무되었던 맘이 형편없이 무너진다.
고석정에서 조금 더 가면 직탕폭포라는 곳이 있다. 첫번째 사진이 직탕폭포 모습이다. 흠....관광지 설명에는 한국의 나이아가라라는 표현을 썼는데 가서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한국의 나이아가라라는 말은 너무 과장된 말이고, 나이아가라만 들먹거리지 않았다면 그냥 볼만한 풍경이다. 왜 굳이 남의 나라 폭포이름을 갖다붙여 과장하려 하는걸까.
직탕폭포를 뒤로 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허브 아일랜드에 들렀다. 남편이 허브에 관심이 많고 집에서 여러 종류의 허브를 길러 차도 마시고, 약으로도 쓰는지라 허브농원에는 자주 찾아가게 된다. 강원도에 있는 허브나라, 일영의 허브랜드에 이어 세번째다. 점심때 도착하여 배가 고파서 먼저 식당에 들러 허브 비빔밥과 허브 돈까스를 먹었다. 사진은 허브비빔밥인데, 다양한 야채와 허브와 로즈마리를 넣어 지은 밥을 역시 허브를 넣어 만든 고추장에 비벼먹었다. 된장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독특한 향이 났고, 물도 물론 허브차였다. 보기에 아름답고 맛도 괜찮았지만 먹다보면 허브향이 약간 과해서 조금 비위가 상하기도 했다.
점심을 먹고 나서 본격적으로 농장을 둘러보았다. 허브관련 상품을 파는 곳은 어디나 마찬가지여서 대부분수입한 물건들로 채워져있었다. 티백에 든 차 몇 상자 사고 나왔다. 사실 기대했던 것은 온실과 허브화분이었는데 온실도 파는 허브도 모두 실망이었다. 물론 잘 알려져있고 잘 팔리는 몇몇 종에만 사람들이 관심이 있다는건 알지만, 그래도 허브농장이라면 다양한 허브를 갖추고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사려고 했던 허브가 없어서 허브 화분을 사지 못했다. 목적달성을 하지 못해 영 아쉽다. 그래도 허브공원에서 바람쐬고 쉬다가 허브빵가게에서 허브빵을 사가지고 허브농장을 떠났다.
집에 돌아오니 여섯시다. 휴, 하루를 아주 알차게 보낸 기분이다. 꼽아보니 오늘 하루동안 넘나든 시가 무려 일곱개나 된다. 여행뒤의 휴식이 달콤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