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기상. 비가 내리는 날씨.
6시 까지 밥먹고, 씻고, 옷입고, 마지막 짐싸고 준비 완료.
6시 20분 공항버스 탑승.
7시 20분 인천공항 도착
8시 10분 체크인. 싱가폴 항공사의 전산체계 문제로 체크인이 지연되어 한 시간 넘게 걸림.
8시 20분 잊어버리고 가지고 오지 않은 비상약 구입하고 LG화재에서 여행자 보험 가입. 남편은 만원 넘는 것으로 원했으나 가장 싼 7천원짜리로 가입함. 제발 쓸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8시 30분 탑승게이트를 지나 출국 수속 밟고 재빨리 면세점 훑어봄.
9시 보딩 시작. 내 차례가 되자 스튜어디스 언니가 내 좌석이 비즈니스 클래스로 격상되었다고 함. 비즈니스 클래스고 뭐고 그저 남편이랑 붙어있고자 하는 의식 때문에 본능적으로 비즈니스 클래스 거절. 따로 마련된 비즈니스 클래스용 입구를 바라보며 후회하기 시작하여 넓은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을 확인하고는 절망함. 이후로 비행내내 남편을 원망. 왜 말리지 않았는가.
9시 20분 인천공항 출발. 6시간 20분 비행예정. 비행동안 뜨거운 물수건 2번, 음료수 3번, 불고기와 야채볶음으로 구성된 식사 한번, 터키/튜나 샌드위치 한번 제공됨. 각 좌석마다 비디오 화면이 있어 영화도 볼 수 있고 음악도 들을 수 있으나 영어로 들어야 하는 영화보기가 괴롭고 피곤하여, 별로 사용하지 않음.
2시 10분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 도착.
2시 30분 싱가폴 항공 스탑오버 창구를 통하여 호텔까지의 픽업 서비스 제공받음. 이제부터 영어 스트레스가 시작됨. 싱가폴 사람들의 독특한 영어 발음때문에 알아듣기 매우 어려움. 어찌하여 그게 영어란 말인가. 영어단어를 사용하는 중국어라면 모를까.
호텔까지 가는 버스 안에서 신나게 구경한 것은 길거리의 자동차. 우리나라와 달리 각국의 다양한 자동차들을 볼 수 있었고, 간혹가다 보이는 한국차가 매우 반가웠음. 우리나라 차 중에는 라비타가 가장 눈에 많이 띄임.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다양한 차를 볼 수 있음 좋을텐데. 싱가폴 첫 인상은 글쎄... 기대만큼 이국적이지 않음. 그냥 우리나라 제주도에 와 있는 기분이랄까. 길거리의 야자수와 우리나라와 자동차 운전이 반대방향인것만 제외하면 그다지 다르게 느껴지지 않음.
4시 호텔 체크인. 호텔 직원도 그 독특한 영어발음에서 예외가 아니다. 가방 가져다 준 벨보이에게 잔돈이 없어 팁을 못줌. 몹시 실망한 눈치. 미안해요.
4시 30분. 싱가폴 항공사에서 공짜로 제공되는 둘째날 아침 시티투어를 알아보려고 호텔에 상주하고 있는 관광회사 직원 찾아갔다가 두 개의 패키지를 더 계약함. 예상보다 오랜 비행으로 지친 남편이 모든게 귀찮은 표정을 하는데다 뚱뚱한 직원의 강한 권고와 협박에 넘어감.
5시. 호텔옆 노점 푸드코트에서 저녁. 싱가폴에는 하나의 개별 점포로 이루어진 식당보다는 건물내 입주해 있거나 넓은 마당에 모여있는 푸드코트가 대부분. 특히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시장풍의 푸드코트는 음식값이 아주 싼편. 다만 독특한 향신료 때문에 음식 먹기가 쉽지는 않음. 저녁으로 까만색 소스로 맛을 낸 해물국수와 고기와 야채를 곁들인 밥을 먹음. 전부해서 싱가폴 달러 5.5 사용. 우리돈으로 치자면 3800원 정도이니 값은 정말 싸다.
6시. 싱가폴 관광의 must-see 중의 하나인 나이트 사파리를 보기 위해 패키지 버스에 탑승. 여러 호텔을 들러 관광객을 꽉 채우고 나이트 사파리로 떠남. 싱가폴에는 정말 다양한 국가에서 온 수많은 관광객들이 있음. 어느 여행지에 가도 그렇게 다양한 인종을 구경하기는 힘들 것이다. 사람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함.
7시. 나이트 사파리 도착. 용인에버랜드 사파리와 분위기는 비슷하지만 훨씬 규모가 크고, 시설이 잘되어 있음. 우리나라로 치자면 코끼리 열차같은 오픈 트램을 타고 열대우림 숲속을 돌면서 개방된 일정공간에 살고 있는 동물들을 구경. 막힌 동물 우리보다는 일단 자유로워 보이고 자연숲에 있는 거라 그런대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었음. 또 밤에 이동하는 거라 야행성 동물들의 활동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장점. 시원한 바람 맞으며 습기찬 깜깜한 우림속을 이동하는 것도 재미있었음. 트램을 내리고 나서는 도보로 다닐 수 있는 코스를 따라 숲속을 걸으며 가까이서 동물들을 관찰. 산책을 끝내고 야외 카페에서 레몬과 소다수를 섞은 사파리 환타지라는 음료수를 마시고 가게에서 주호와 남편 티셔츠 구입.
10시 30분 호텔 도착. 가이드는 싱가폴의 밤은 아직 젋다(young)고 말하며 밤을 즐기라고 말했지만 지칠대로 지친 남편과 나는 뜨거운 물에 샤워하고 침대에 뻗어버림. 이리하여 싱가폴에서의 첫날이 저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