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교육, 다양한 삶

학교를 버려라 - 자발적인 삶과 행복한 배움을 위하여
매트 헌 지음, 기영화.김선주 옮김 / 나무심는사람(이레) / 2004년 2월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지 않은가.

내가 학교에 다니지 않았다면....

당연히 학교에 다녀야 하고,

당연히 학교에서 시키는대로 해야 하고,

당연히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반납해야 했던 소중한 시절.

그런데, 그렇게 살아왔지만,

그렇게 어렵게 공부한 내용들은 거의 머릿속에 남아있지 않고,

지금의 내 모습에 조금도 만족하지 못하며,

진정한 나의 꿈은 무엇이었는지 뒤늦은 고민을 하며,

허탈감에 싸여 뒤돌아보게 되는 서른 너머

내가 잘못 살았구나 후회하는 지금,

만약 학교에 다니지 않았더라면 하는 때늦은 가정을 해보게 된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나뿐만이 아닌 듯 이제 당연시 해왔던 학교교육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힘을 얻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학교교육은 순기능보다는 역기능이 더 많이 표출되고 있고 공교육의 정체성 자체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학교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너무 문제가 크다고 모두 공감은 하고 있지만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 그 대안을 찾는 일은 쉽지가 않다.

그렇다면 우리 나라 밖에서는 과연 대안적인 교육의 모습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비록 우리의 사례는 아니지만, 이 책은 학교교육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다양한 대안교육의 모습을 대안교육을 운영하는 이들로부터 대안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까지 다양한 시각으로 조명한다. 

"학교를 버려라"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에 이끌려 집어들었던 책이지만, 이 책을 읽고 학교교육에 대한 나의 생각들, 내가 당연시 해왔던 권위적인 사고들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하게 되었다. 특히 자발적인 배움의 무한한 가능성과 자발적 배움에서 비롯되는 행복한 삶에 대해 깨달은 바가 컸다.  일률적인 학교교육체계하에서 늘 목마름을 느꼈던 교사들이나 그 체계에 알게 모르게 익숙해진 교사들,  맹목적으로 아이들의 교육에 모든 것을 희생하는 학부모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번역이 매끄럽지 않아 소위 말하는 번역투의 문장들이 인상 찌푸리게 하고, 여러 저자들의 글을 엮은 책이라 대안교육에 대해 깊이 파고들지 못한 단점이 있으나, 학교교육에 대한 우리의 사고방식을 전환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세상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다양한 수많은 길들이 있다. 학교교육을 12년 받고, 대학을 졸업하고, 돈을 벌기 위해 평생 일에 매어 사는 길 이외에도 훨씬 멋진 길들이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 또한 배움은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즐거운 과정이다. 배움은 더 이상 지긋지긋한 공부가 되어서는 안된다. 모든 이들이 자신의 속도에 맞춰 좌절하지 않고, 즐겁게 배우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위해서 이제 우리가 행동해야 할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