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
홍신자 지음 / 명진출판사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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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은 들끓는 팥죽같은데 겉표지의 그녀 얼굴은 그저 평온하다.

난 맨날 무얼하며 살아야 할까,  오늘도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까 고민스러운데, 그녀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 더 나아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를 말한다.

삶을 생각하면 무서워진다. 이렇게 살아도 되는걸까? 사람이 세상에 한번 태어났으면 뭔가를 이루어야 하는데, 이렇게 별로 하고 싶지 않을 일을 하면서 입에 끝없이 불만만 달고, 무엇하나 바꾸려는 노력도 없이 그저 두려워하며, 하루하루를 때우는 기분으로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내 나이 어느덧 서른하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어디 그런가? 사람들은 나를 알기전에 내 나이를 먼저 알려고 하고, 모든 서류에는 내 나이가 서른하나로 박혀있다. 내가 아무리 어려보이거나 이십대의 체력과 열정을 가졌다 하더라도, 난 서른하나다.

사람들은 이제 내게 뭔가를 새로 시작하기에는 늦었다고, 현실에 자족하며 살라고 말한다. 솔직히 뭔가를 새로 한다는게 두려운 나는 그 말에 기대고 싶어진다. 어디가면 더러운 꼴 안보겠어? 그냥 현상유지라도 하고 살자. 그래, 더러워도 참자. 내가 해 봤자 뭘 하겠어.

그렇게 자족하고 현상유지는 한다 하더라도, 난 절대 행복해지지는 않는다. 내게는 그저 끌려가는 삶만 있을 뿐,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가 없기 때문이다.

홍신자는 이런 내게 많은 깨달음을 주었다. 외부의 잣대로 스스로를 얽매는 굴레, 미래때문에 현재를 포기하는 어리석음, 나를 사랑하는 것은 곧 나의 몸을 사랑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 지금까지 전혀 몰랐던 사실들은 아니지만, 그녀의 부드럽고 평온한 말들에 고개를 주억거리며 설득당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게 되며, 어느덧 맘 따뜻한 위로를 받고 있었다. 내 주변의 어떤 조건도 변한 것은 없지만-난 여전히 서른하나다- 무엇이든 맘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나를 사랑하는 맘이 생긴것이다. 이제 남은 일은 나의 행복을 위해 내 스스로가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다.

행복의 조건은 외부에 있지 않다는 것, 행복은 나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현실과 유리된 사상속에서가 아니라 나의 일상속에서 진정으로 깨닫게 해준다는 점이 수많은 행복찾기 서적들속에서 이 책을 빛나게 해준다.

이제 매일 아침 나는 나 자신에게 속삭인다. 나는 할 수 있다고.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삶을 진정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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