뷔히너 전집 열린책들 세계문학 247
게오르그 뷔히너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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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사람들은 너무 지루해서 공부하고, 너무 시루해서 기도한다. 또 너무 지루해서 사랑하고,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결국에는 너무 지루해서 죽는다. 그런데 웃기는 건 자기들이 왜 이런 일들을 하는지 이유도 모르면서 무슨 대단한 의미가 있다는 듯이 굴고, 그로써 신을 안다고 생각한다는 거야.

자신이 인생의 대단한 진리라도 깨우친 철학자 마냥 얘기하는 철없는 왕자 레옹스. 부귀영화를 다 가진 금수저께서 사느라 고단하고 바쁜 민생의 치열함을 어찌 아시겠습니까? 다른 이의 삶을 부러워 하지만 어느 삶과 바뀌더라도 만족을 모른다면 지루하실겝니다.

나도 가끔, 아주 가끔은 지루함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건 지루함이라기 보다는 잠시 찾아온 늘어진 여유랄까? 그런 여유가 언제였더라... 육아와 살림, 알바로 바쁜와중에 사치처럼 누려보는 짬짬이 독서. 지루할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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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 열린책들 세계문학 246
케이트 쇼팽 지음, 한애경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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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 si tu savais (아! 그대가 알고 있다면)!

음악, 그 중에서도 가사를 품은 노래는 노랫말 자체가 주는 공감도 있지만 그 노래를 듣던 당시를 추억하게 만드는 강한 힘이 있다. 그 추억이 미소를 부르는 아름다운 기억일 수도 있고,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아픈 상처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며 유행처럼 번져나간 7080노래, 응답하라 시리즈에 나왔던 옛가요들의 역주행도 이런 사실을 뒷받침 해준다.

한적한 해변에서 편안함을 느끼며 로베르에 대한 사랑을 느끼던 그때 로베르가 읖조리던 노래를 우연히 듣게 될 때마다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을 느끼던 에드나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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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 열린책들 세계문학 246
케이트 쇼팽 지음, 한애경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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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마침내 홀로 있게 되자 눈부신 평화가 찾아왔다. 아이들도 떠나고 없었다.

가사일과 육아로부터의 해방. 에드나의 평화가 이순간 진심 부럽다.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에 가면 겉으로는 서운한 척 해도 속으로는 기뻐하는 일이 비단 남편들의 일만은 아닌 것이다. 여름 방학이 시작되니 하루 종일 밥 해먹일 생각에 이 더운 날씨에 주방 가스불 앞에 서있는 시간이 길어질 생각을 하니 아찔하다. 물론 잘 먹는 모습을 보면 기쁘고 보람되지만 더운 건 더운거고 힘든건 분명 힘드니까 말이다.
조용히 책 읽는 시간만이 혼자를 즐기는 시간이었는데 이마저 아이들 방학때는 줄어들고 만다. 생각해보면 나도 학창시절에는 방학을 목 빠지게 기다렸으니 그맘 모르지는 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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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자식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4
이반 세르게예비치 투르게네프 지음, 연진희 옮김 / 민음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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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4. 오진초바에게, 안나 세르게예브나에게 급사를 보내 주세요. 이 근방에 그런 지주가 있어요...

지주에 대한 반감을 숨기지 않았던 바자로프가, 사랑  따위 낭만적인 감정이라며 비웃던 바자로프가 사랑한 지주 안나 세르게예브나. 결국 그 자신이 조롱하던 것들에 그 누구보다 깊숙히 발을 담궜다.
피할 수 없는 죽음 앞에서 떠오른 것은 사랑하는 여인과의 마지막이 될 만남. 어떤 원칙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던 바자로프도 죽음만은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랑은 무의미하다며 냉소하던 그에게 한걸음에 달려와준 오진초바. 스스로에게 좀 더 솔직한 두 사람이었다면 이토록 허무한 죽음은 피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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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피아빛 초상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06
이사벨 아옌데 지음, 조영실 옮김 / 민음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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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사건의 책임자니까 남아서 집을 지키겠어요."
"이 집과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합쳐도 당신 목숨이 더 귀중해요. 제발 같이 가요."

혁명으로 인한 힘겨루기 속에 많은 이들이 잡혀가고 많은 이들이 고문당하고 죽었다. 우리나라의 근현대사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진지하게 읽고 있다가 갑자기 윌리엄스의 행동이 이리도 멋지게 두드러지다니!
칠레로 건너올 때도 혼자 된 안주인인 파울리나를 지켜주기 위해 결혼을 감행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홀로 남는 것으로 파울리나와 그 가족을 지키려 한다. 이런게 사랑이 아니라면 무엇이 사랑이란 말인가. 윌리엄스가 집사로 살기 전의 삶은 비록 자세히 알 수 없지만 그 어떤 남자들보다 귀족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부디 무사히 살아있어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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