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과 분노 열린책들 세계문학 280
윌리엄 포크너 지음, 윤교찬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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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 이걸 태우려고 들어온 거야. 하지만 10센트 내고 산다면 팔고.

공연에 가고 싶어 하루종일 잃어버린 25센트를 찾아다니는 러스티를 조롱하는 제이슨의 태도는 심술과 분노와 피해의식이 한데 똘똘뭉친 모습이다.
허버트와 캐디의 결혼이 깨져버려 은행 취직이 물거품이 되고 형과 아버지의 죽음으로 가장이 되어버린 지금, 원치않았던 조카의 양육과 정신지체인 동생 벤지의 보호자가 된 현실은 그 어느 하나도 제이슨 스스로가 원했던 적이 없다. 누나의 파경으로 직장을 잃고 형의 학비로 아버지가 농장을 팔았다는 사실이 제이슨을 피해의식으로 꼬인 사람으로 만든 듯 하다.
콤슨 가에 제정신인 사람은 하녀 딜지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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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함과 분노 열린책들 세계문학 280
윌리엄 포크너 지음, 윤교찬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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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퀜틴, 인간의 모든 희망과 욕망을 묻어 버리는 무덤을 네게 준다. 나도 가슴이 아프긴 하다만, 너도 이것을 쓰면서 인간의 모든 경험이란 결국 부조리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거다.

시간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시각은 부정적이다. 그러나 단지 시간 뿐일까? 술에 젖어 사는 아버지 제이슨 콤슨은 시간을 망각하라며 아들 퀜틴에게 시계를 주었다. 아버지 콤슨도 아들 퀜틴도 시간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라는 불길하기까지 한 예감이 든다. 과거에 묶여있는 자에게는 발전도 행복도 없을텐데.
벤지의 시각에서 캐디를 얘기하는 앞 부분에 이어 뒤에서는 퀜틴의 입장에서 캐디를 떠올리고 있다. 과거와 현재가 혼재하며 퀜틴의 머릿속도 혼란스러움 그 자체. 퀜틴의 혼란은 캐디를 향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인가 아니면 타락으로부터 캐디를 지켜내고 보호하지 못한 자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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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함과 분노 열린책들 세계문학 280
윌리엄 포크너 지음, 윤교찬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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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지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첫 장은 독자에게 친절한 편은 아니다. 역자의 해설과 글씨체 변화로 시간의 전환을 알려주고는 있지만 다머디 할머니의 장례식에서 갑자기 캐디의 결혼식으로 시공간의 점프가 일어나는 등 현재와 과거의 여러 사건들이 동일 시간대에 일어나는 일처럼 서술되고 있다. 현재를 기준으로 33번째 생일을 맞는 벤지가 정신연령은 3살 수준의 지적 장애를 앓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나면 이해가 된다.
문득 언젠가 읽었던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들이 의식의 흐름을 따라 서술되어 처음 적응이 어려웠었다는 기억이 난다. 그에 비하면 벤지의 눈높이에서 1장의 서술 흐름을 따라가다 보니 오히려 아이의 순수함마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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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클 사일러스
조셉 셰리던 르 파누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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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9. "누군가 어젯밤 여길 떠난 것 같아요, 아가씨."

올때도 새벽에 남몰래 숨어들 듯 방문한 미지의 인물은 떠날 때도 다른 이들의 눈을 피해 새벽에 떠났다.
방문 자체가 철저히 비밀에 쌓인 방문자의 정체는 무엇일까? 삼촌 사일러스도 모르는 방문자? 아니면 사일러스가 밝히고 싶지 않은 방문자?
밀리에게 라무르라고 불리는 늙은 하녀 와이엇은 이 모든 비밀을 알고있는 듯한데...
아직 결정적으로 드러난 위험은 없지만 하루하루 불안한 삼촌의 보호 아닌 보호 속에 모드는 무사할 수 있을까? 사촌 밀리와의 우정마저 없었다면 얼마나 견디기 어려웠을까?
모드가 걱정되어 찾아온 닥터 브라이얼리의 무뚝뚝한 진심에 그나마 안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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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클 사일러스
조셉 셰리던 르 파누 지음, 장용준 옮김 / 고딕서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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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4. 그건 편견이 아니었을까? 나는 부분적으로 그렇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분을 좋게 보려는 나의 고집 센 성향도 마찬가지로 편견이었다.

편견을 가지지 말라고 흔히들 말한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편견이라고 한다면 상대방의 입장에선 이쪽의 입장이 편견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남을 비난하는 손가락질에 손가락 두개는 상대방을 향하지만 나머지 세 손가락은 손가락질 하는 자신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다.
타인의 생각을 나와는 다르다는 이유로 편견이라 치부하고 틀 속에 가둔다면 상대방의 틀 속에 나 또한 갇히게 되는 것이다.
남의 말에 너무 줏대없이 흔들려서도 안되지만 귀를 열어두는 경청의 자세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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