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문. 3 / 서로 다른 사랑의 의미

좁은 문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43
앙드레 지드 지음, 김화영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10월

 

140. "인간의 영혼이 행복보다 더 바랄 수 있는 것이 뭐지?" 내가 격렬하게 외쳤다. 그녀는 중얼거렸다.
"성스러움......"

행복의 완성을 위해 알리사와의 결혼을 원하는 제롬과 달리 알리사는 제롬과 거리를 둔다. 물리적인 거리보다 더 먼 마음의 거리를...
줄리에트도 결혼 후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데 왜 알리사는 제롬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걸까.
성스러워지는 것... 행복해지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성스러워지기 위해 살아간다? 종교안에서의 사랑의 완성을 바라고 있기라도 한 것일까?
완벽하게 밀어내지도 않으면서 사랑한다고 말하고 여전히 거리를 두는 알리사의 태도에 제롬의 마음은 비수에 베인듯 아프기만 할 것이다.

 

여인의 초상 (상).1 / 이자벨의 등장

여인의 초상 - 상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30
헨리 제임스 지음, 정상준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1월

랠프의 어머니 터치트 부인이 데려온 조카딸 이사벨의 등장은 랠프와 랠프의 아버지에게 활기가 되어준다. 밝은 기운을 가진 그녀의 매력에 거부감을 가질 사람이 있을까?
당당하지만 되바라지지 않고 자유를 좋아하지만 선을 지킬 줄 아는 이사벨에게 모두 호감을 보인다. 자기 주장이 강한 터치트 부인마저도 한 눈에 마음에 든 이사벨에게 앞으로 펼쳐질 미래는 어떤 길이 되어줄까.
밝고 싹싹한 그녀에게 앞으로 꽃길만 있으면 좋으련만.
조카딸과 사랑에 빠지면 안된다는 터치트 경의 농담 속 진담을 워버턴 경은 진지하게 받아들일런지. 하지만 사람의 마음만큼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도 없지.
 

 

좁은 문. 2 / 동상이몽

좁은 문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43
앙드레 지드 지음, 김화영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10월

제롬과 알리사, 쥘리에트와 아벨. 각자가 마음속으로 그어보는 사랑의 작대기는 예상과 달랐다.
서로 사랑하는 것이 분명함에도 내가 사랑하는 남자를 동생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현실에서는 파국으로 이르는 막장일테지만 언니 알리사는 동생에게 그 사랑을 양보하려 한다. 왜 당사자인 제롬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는가... 쥘리에트와 미래를 그려보던 아벨은 닭 쫒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되고 말았다. 두 쌍의 행복한 결혼을 추진하고 싶었던 두 남자의 바램은 쥘리에트의 짝사랑으로 엉켜버리고 말았다. 사람을 향한 사랑이란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 앞으로 이들의 사랑과 운명은 어떻게 나아가게 될까.
 

 

좁은 문. 1 / 인생은 좁은 문을 지나는 과정과도 같아...

좁은 문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43
앙드레 지드 지음, 김화영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10월

 

28.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자가 적음이라.

아마도 <좁은 문>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구절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앞으로 펼쳐질 주인공들의 인생이 얼마나 험난할 지 추측하게 만드는 구절이다. 우리의 인생사도 넓은 길보다 좁은문을 통과하기 위한 여러 고비와 고난이 있다. 원하는 대학의 입시와 직장 등 많은 사람이 원하는 곳은 그만큼 들어서기 어려운 좁은문이다. 쉽고 편해보이는 유혹 뒤에는 후회가 기다리고 밌는 경우가 태반이다.
지금 견디고 있는 이 길 끝에 저 좁은 문을 지나고 나면 과연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평범한 인생. 4

평범한 인생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75
카렐 차페크 지음, 송순섭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2월

 

223. 그건 내가 아니라 우리였다. 대체 어떤 삶을 살았고, 얼마나 총체적인 삶을 살았던 것인가!

자신의 죽음을 시한부로 선고받은 자의 심경은 어떠할까. 갑작스레 생을 떠나게 되는 이들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자신이 살아온 지난 날들을 되돌아 보게 되지 않을까.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시간들을 추억하다보면 하지못했던 일들에 대한 미련, 저질러 버린 일들에 대한 후회가 대부분이지 않을까.
하지만 철도 공무원이었던 일기의 주인공은 자신의 삶을 살아온 또 다른 자아들을 하나씩 분리해 낸다. 여덟개의 인격이라... 영화 아이덴티티가 떠오른다. 상황에 따라 주체가 되는 인격들은 평생을 함께 가기도 했고 불꽃같은 존재감을 드러내고는 사라지기도 했다.
나의 인격은 몇 개가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