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 하지만 프랜에게 회화는 모든 '문화'처럼 자신을 사교계에서 장식해줄 때만 흥미로웠다.
그러니까 회화를 비롯한 문화들이 프랜에게는 일종의 지적 장신구라는 말이군.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옛말이 허영심 가득한 프랜을 보면서 떠올랐다. 남편이 벌어다 준 돈으로 고생 모르고 살아왔으면서 어쩌면 남편에 대한 배려나 고마움이 이렇게나 없을까.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볼지, 타인의 시선만을 지나치게 의식하면서 영국에 대한 맹목적인 숭배에 가까운 로망까지.
사회적으로는 성공한 사업가인 샘 도즈워스, 아내에게 존중받고 인정받기는 커녕 매번 핀잔에 무시받기 일쑤다. 자존감 마저 무너지지 않으려나?